[여성 몸이야기]사마귀와 자궁암 친한 사이랍니다
지난 17일자 본 칼럼에서는 성관계로 발생하는 질병, 즉 성병(Veneral Disease)과 성인성 질병(Sexually Transmitted Disease)을 소개했는데, 많은 분들이 “성병은 치료만 하면 되고 사마귀는 별 것이 아니라던데…”하며 사마귀 성병이 암이 된다는 무서운 소식에 궁금증을 표했다.
자궁 경부암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발생률은 미국의 3배, 일본의 2.5배 수준이다.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암 사망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6%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으며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현재 자궁경부암 발생원인에 관해서는 성적 접촉성 감염질환 모델이 가장 유력한데 조기 성생활, 많은 성생활 파트너 수, 흡연, 경구 피임약, 남성측 원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와 에이즈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암 검사를 받아야 할 대상은 성생활을 시작한 모든 여성, 외음부에 곤지름(흔히 사마귀)을 앓았던 여성, 성병의 경험이 있었던 여성, 생리 이외의 부정출혈이 있는 여성, 성교후에 질출혈이 있는 여성, 흡연 여성,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면역 억제제 등의 치료를 하는 여성, 과거 자궁암 검사에서 이상이 나온 적이 있는 여성들이 해당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일명 ‘사마귀 바이러스’라고 알려져있는데 생식기, 회음부, 항문 주위에 다발성으로 존재하는 좁쌀 또는 사마귀 모양의 병변을 유발하며 이들 중 일부가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80여종이 발견되었는데, 피부에 흔히 보이는 사마귀를 만드는 바이러스에서부터 외음부에 콘딜로마라는 사마귀를 만드는 바이러스 등 종류가 다양하다. 최근의 연구 결과 자궁경부암 조직의 90% 이상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이들의 종류는 피부에 사마귀를 만드는 것과는 다른 종류로 고위험군 바이러스로 취급하고 있다. 정상적인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보인 여성에게도 5~40%의 감염률을 보이며 여성이 일생 이 바이러스에 한번 이상 감염될 위험성은 79%라고 한다. 또한 성생활을 하는 상당수 여성의 자궁경부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발견되나, 콘딜로마를 만드는 바이러스는 거의 암과 연관성이 없고, 암과 연관성이 많은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감염이 되어도 아무 증상이 없고 또 일시적으로 감염되었다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이 항상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HPV 검사는 세포진검사(암검사)에 이상이 나타나기 전에 자궁경부암의 발병 가능성을 알아낼 수 있는 검사법이다. 앞으로 어떻게 암검사(세포진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HPV 검사와 치료 등 자세한 사항은 여성의학과 전문의사와 상담한 후 필요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에는 고위험군인지 아니면 저위험군인지를 구분하고 자궁경부의 조직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약물요법으로는 70%정도 치료되며 가까운 미래에 백신이 시판되어 예방 차원에서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매스컴에서 예방주사로 자궁암이 예방될 수 있다고 알려진 바로 그 질병이다.
〈김현식·산부인과 전문의·인의협 여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