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달림이님들중에 누군가 이곳에 오시면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할까 합니다.
비록 글은 재미없으시더라도 머리속으로 코스를 그려가면서 읽어보시고 참고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01년 7월 4일 새벽 4시 00분
핸드폰의 알람이 요란스럽게 잠을 깨운다.
조용히 눈을 뜨고 몸을 좌우로 비틀며 밤새 굳어있던 온몸의 근육을 풀어본다.
발목도 돌려보고 깍지낀 팔을 위로 쭉 뻗어 스트래칭도 해 보면서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는다.
어저께 천안을 내려올 때 우리 박총무님의 지시사항을 수행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자리에 누운자세로 윗몸일으키기, 아랫배 운동, 옆구리운동, 허리운동.......
어느새 땀방울이 송긋 송긋 솟으면서 완전히 잠에서 깨어났다.
운동복을 입고 조용히 호텔을 나와 달리기전 스트래칭을 끝내고 도로좌측 인도를 따라 서서히 달리기 시작한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은 아산온천호텔
그러니까 경부고속도로를 달려오다 천안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928번 지방도를 승용차로 약 40분 내지 5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뒤로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스파비스(용인 에버랜드의 워터파크와 비슷함)와 몇몇 호텔이 소재하고 있고 앞에는 온천수퍼 등 주변이 온천을 개발한 관광단지이나 IMF 여파인지 우측으로는 짓다만 건물들이며 우거진 잡풀들이 조금은 을씨면 스런 기분을 자아내기도 하는 곳으로 평일에는 손님이 별로 없고 토요일과 일요일만 이용객들이 붐빌정도로 한가한 곳이기는 하나 토요일에는 객실이 만원을 이루기도 하는 곳으로 호텔 앞뒤로는 나즈막한 산들이 감싸고 있고 그 산모퉁이를 따라 가옥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호텔 바로앞으로 지나가고 있는 지방도를 우측으로 경사도 15도 정도의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어제 저녁 식사후 바람을 쐴 겸 잠시 올라와 본 곳으로 약 3백미터 정도의 오르막이 끝나면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저 멀리 마을 불 빛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이른 새벽인 탓으로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는 도로이나 만약을 위하여 계속하여 도로 좌측 인도를 따라 뛰어 올라가고 있는데 언덕 정상에 다다를 즈음 도로 좌측 음식점인 듯한 건물에서 犬公이 자기집앞이라고 요란스럽게 귀청을 때린다.(이놈의 × Baby...)
고개를 넘으면 도로는 두갈래로 갈라지는 데(어느 길로 가나 만날 수 있음) 우측은 조그만 마을(실은 이곳도 관광단지로 개발하다 중단된 듯한 곳임)로 들어 가는 길이고 좌측 산모퉁이를 따라서는 영인시로 이르는 길로서 인도는 우측에만 있으나 보도블럭이 파해쳐 진 상태로 있어 그냥 차도로 약 5 내지 6분정도(출발로부터 약 9내지 10분, 거리상 약 2킬로 미터) 달려 내려가 보니 우측으로 영인중학교가 보이고 그 길이 끝나는 곳은 우측으로 영인시로 이르는 삼거리를 이룬다.(영인시라 하나 조그만 읍정도임)
삼거리에서 발길을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 오는 길에 속력을 내어 내려오는 트럭들을 만나게 되어 그때마다 좌측 인도로 뛰어 올라 차량을 피하곤 하면서 아까 고개를 넘어올 때 갈라졌던 우측길로 접어 들었다.
혹시나 다음에 우리 달림이들 중에 누군가 이곳에 오게되면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는 주로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잠시를 달려 내려가니 이번엔 마을 우측 건물에서 키우고 있는 조그만 강아지가 요란스레 짖으며 외지인이 침범했다고 마치 물 듯이 쫓아 내려온다.
“요놈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고......”
뒤돌아 혼을 내주고 계속 달리려는 데
윽 !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보아하니 좌측에 축사가 있다.
속도를 더하여 이곳을 빠져 나가니 처음 내려왔던 그 길(영인중학교 옆길)과 다시 만난다.
그리하여 이번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영인시로 들어 갔다.
시라고 해봐야 약 2분정도만 달리면 빠져 나갈 수 있는 조그만 읍정도의 마을이다.
이때가 출발로부터 약 30분 정도 경과한 것 같다.
영인시를 빠져나와 계속 달리니 좌측으로는 논이 있고 논 가운데로 아스팔트로 된 농노가 약 200미터 정도 뻗어 있다.
돌아올 때 저곳에서 인터벌 훈련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진행하니 진행도로 위로 지나가는 도로(아마도 안중, 서해대교 등으로 이르는 길인 것 같음)를 만난다.
시계를 보니 대충 40분정도가 소요된 것 같아 되돌아 오다가 조금전 보았던 농노길로 접어들어 인터벌을 실시하려고 약 100미터를 전 속력으로 달려나가니 이번엔 하루살이들이 자기 영토를 침범했다고 가미가재식으로 눈으로 코로 마구 돌진하는 바람에 완전패배를 시인하고 발길을 돌린다.
그동안 날은 어느새 밝아 있었다.
처음 내려왔던 길을 올라가면서 경사가 급한 곡선도로상에 내려올 때 어둠 때문에 보지 못했던 힌색으로 그려진 사람모양을 보았다.
아마도 이곳에서 교통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
생명을 담보로 이곳을 달릴 수는 없어 차소리가 나는 순간 얼른 좌측 인도로 올라가 피한 후 자동차가 지나가면 다시 차도로 내려와 뛰기를 거듭하면서 호텔로 돌아 오니 약 1시간 7분정도 소요된 것 같다.
오늘의 코스는 달리기 코스로는 불합격이다.
2001년 7월 5∼7일, 9∼10일
오늘은 호텔앞 4거리에서 직진으로 횡단하여(직진 횡단하면 좌측은 온천슈퍼임) 왕복 2차선의 지방도를 따라 뛰어보기로 한다.
이곳은 인도는 없으나 아침에는 차량통행이 뜸하여(사실 낮에는 뛰어보지 않았으므로 알 수 없음) 마라톤코스로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처음 약 3-4백미터의 경사도로를 내려가면 길은 우측으로 산세를 따라 굽어지며 좌측으로는 조그만 강이 흐르고 우측으로는 논이 있고 그 논이 끝나는 곳은 나즈막한 야산 언저리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출발해서부터 약 9분여 정도 뛰어가다보면 우측으로 온양채석장을 만나게 되고, 좌측으로는 조경석을 생산하는 대흥산업과 아스콘을 생산하는 삼호개발(주) 아산공장이 나타난다. 이 두곳이 끝날 즈음 좌측으로「서원산장(900미터)」,「부부가든(오리탕, 토종닭, 영양탕 전문)」이라는 간판이 보이며 이곳으로 샛길이 나 있는데 오던 길을 그냥 직진하던가, 이 샛길로 빠지던가 결국은 큰 대로에서 만나며 여기까지 오는데 약 11-12분정도 소요되나 이는 필자가 조금 천천히 뛰어서 온 시간이므로 주자에 따라 소요시간은 다르리라
이른 새벽부터 영양탕이니, 오리탕이니, 토종닭은 먹을 수 없으니 그냥 지나는 수 밖에......
샛길로 들어서 약 50미터정도가면 좌측으로 부부가든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하나 나타나는데 이름이 『신방교』다.
부부가든과 신방교... 의미심장한 말인 것 같다.
샛길이 끝나는 곳은 왕복 4차선 도로와 접하게 되는 데 도로주변을 따라 원골이라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4차선 도로의 노견을 따라 진행 차량을 마주보며(샛길이 종료되면 좌측으로 뜀) 계속하여 뛰어가면 도로우측 전방으로 흰색 아파트 2동이 보이는 데 KCC(금강고려화학) 사원아파트라고 씌여져 있다.
이 길은 특히 대형트럭들이 질주하는 곳으로 최대한 주의가 요망되는 곳이다.
왜냐하면 길 바닥을 유심히 보면서 뛰어가다보면 이곳 역시 교통사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뛸 거리가 얼마되지 않고 노견이 넓으므로 신경만 쓴다면 괜찮을 듯)
우측의 금강고려화학사원아파트를 지나쳐 조금만 더 진행하면 좌측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 데 그길을 계속가면(오르막) 산 중턱에 금강고려화학이 위치하고 있다.
처음에는 궁금하여 끝까지 올라가니 수위아저씨가 마치 공비가 자기네 공장을 침투한 것처럼 어딜가느냐고 수하를 한다. 새벽부터 기분은 썩 좋지는 않지만 공연히 여기에서 시비를 붙어 시간낭비할 이유가 없질 않는가 ?.
(만약 여러분들 중에 누군가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그냥 되돌아 내려오던가 아니면 속으로 별@#$이 다 있네 하면서 내려와도 전혀 지장이 없다.)
다음날 부터는 그 길을 따라 끝까지 가지않고 조금만 올라가면 우측으로 갈라진 길이 있는 데 그 길이 길건너에 있는 금강고려화학아파트와 서원1리 마을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니 아파트 바로앞에 「서원1교」라는 다리를 만나는 데 여기까지 대략 20여분이 소요된다.
서원1교를 지나면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농노)가 약 2킬로 남짓 이어지고 길옆 좌측에는 기와내라는 강이 흐르고, 우측으로는 밭과 멀리 산 언저리를 따라 서원마을이 자리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인터벌훈련도 좋고, 지속주도 좋고 달리기 코스로는 괜찮은 편이다.
좌측 냇가에는 백노가 내려앉아 노닐기도 하고 풀숲에는 황소개구리가 목청을 돋구어 울기도 한다.(꾸웩~~, 꾸웩~~)
아쉬움이 있다면 이곳도 우리 인간의 이기인지 문명인지는 모르나 물이 그다지 맑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를 가다보면 높은 철탑이 길옆 밭에 세워져 있는 데 우측을 바라보면 산 아래에 「서원사」라는 절이 하나 보인다. 서원1교 다리를 건너면 간판에는 600미터라고 표시되어있고 이 길의 끝지점(사실은 이곳이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임)에는 900미터라고 표시되어 있어 총 길이가 1.5킬로미터이나 뛰는 길은 실제로 약 2.5킬로미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참고로 5일날에는 철탑에서 턴하여 되돌가고 다음 날부터 이 철탑을 지나 마을입구까지 완주하였음)
철탑을 지나면 길옆 우측에 젖소를 키우는 축사와 외딴 집을 만나게 되는 데 외딴집에는 여러마리의 犬들이 우리 속에 갇혀 영양이 부족하거나 정력을 북돋울 임자를 기다리고 있고
바깥에서 이를 경비하는 토종 누렁이가 2마리나 있다.
이 집을 지나쳐 계속가니 좌측으로 서원골다리(우측에 서원1리 구판장 있음)가 나오고 정면 산언저리에는 닭장속에 몇마리 영양탕거리가 자라고 있고 이를 지키는 견공들이 요란스레 경계경보를 발한다.
서원골다리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좌측으로 염치(염치라는 이름은 아마도 옛날 이곳이 소금생산지로서 산처럼 소금이 쌓여있지 않았나 추측됨) 우측으로 인주로 가는 지방도를 만나게 되는 데 이곳은 차량소통량이 제법 되므로 뛰기에는 생명을 담보로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여기까지가 약 32분정도 소요되며 거리는 호텔에서부터 약 6내지 6.5킬로 정도 되지않을까 생각된다.
이 지점을 반환점으로 하여 왔던 길을 되돌아 아까 지나왔던 외딴집을 지나친다.
올 때는 가만히 있던 누렁이가 뒤늦게 길까지 뛰어나와 “멍·멍” 하고 ㅈ l ㅈ ㅕ ㄷ ㅐ ㄴ ㄷ ㅏ. 혹시나 내가 우리속에 있는 ×들을 쓱싹 쩝... 하고 취할까봐 그러는가 보다.
“네 이놈 !
내 너를 취하면 올 여름 건강은 해결될 것이나 저 산아래 계신 석가모니(산아래에 서원사내 불상)를 봐서 그냥 지나갈 터이니 앞으로는 조신하여 천수를 다 하거라.”
하면서 서서 뒤돌아 보니 감히 따라오지는 못하고 꽁무니는 뒤로 뺀체 짖기만 한다.(이후 이 犬公은 일주일 내내 조용하였으며 마지막날 집안에서 환송 인사를 하였음을 밝혀 둠)
“그래, 누가 알겠는가 오늘의 연으로 인하여 억겁후에 너와 내가 이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될는지.............”
이렇게하여 호텔로 돌아오니 1시간 9분정도(전날 술 많이 마시고 늦은 경우에는 1시간 21분정도)가 소요되었으며 호텔지하 온천에 들어 앉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무릉도원이 또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