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여우
글/그림: 연우
* 그림책 개작한 이의 감상 👩🦯
이 원고는 원작과 다르다. 약간 개작을 했기 때문이다. 장애 공감 프로그램 및 독서지도와 독서치료 등을 위함이다.
그림책 <바다로 간 여우>는 제목 그대로 여우가 바다로 가게 된 이야기이다. 작은 섬에 있는 숲에 사는 여우에게 바다는 아무래도 낯선 곳일 수밖에 없다. 하물며 여우는 불의의 원인으로 인해 숲을 떠나야 했다.
그래서 여우는 바다에 나와서도 숲을 그리워한다. 바다에 사는 집이 있는 생물들, 갈 곳이 있는 생물들을 만나며 숲에 대한 그리움, 돌아갈 곳이 있는 이들에 대한 부러움은 더욱 커진다.
더불어 외로움도 깊어진다. 그러다 의지가 되는 친구, 자신의 외로움을 알아주는 친구를 만난다.
종국에 여우는 육지에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그곳은 여우가 바라던 숲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우는 그곳에서 자리를 잡기로 한다.
숲이 아닌, 낯설기에 조금은 두렵기까지 했던 바닷가, 육지라고 해도 그 근처에 보금자리를 만들기로 한 여우.
🔎이 제 여우는 바다가 더는 낯설지 않은 걸까? 바다가 마냥 두려운 곳이 아니게 된 걸까?
🔎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책 <바다로 간 여우>는 그 까닭을 여우와 친구가 된 고래에게서 찾으라 말하고 있다.
작은 섬, 아담한 숲에 여우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숲은 시원해. 부드러운 진흙이 있는 물웅덩이에서 놀 수도 있어.”
여우는 그 숲에서 무척 행복했어요.
“어, 뭐지?”
그런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번쩍 하더니, 우르르 쾅 커다란 소리가 났어요. 그리고 숲이 활활 불타기 시작했지요.
“앗! 뜨거워! 여우 살려요~!”
여우는 허둥지둥 바다를 향해 뛰어갔지요.
“이제 어떻게 하지?”
여우는 불이 휩슬고 간 섬을 돌아봤어요. 나무도 풀숲도 까맣게 타올랐고, 물웅덩이도 바싹 말라버렸지요.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해. 그러려면 바다를 건너야겠지.”
여우는 바다를 보았어요. 숲에 사는 여우에게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는 아주 낯선 곳이었어요.
“... 좀 무섭지만.”
새로운 집을 찾으려면 어쩔 수 없죠. 여우는 까맣게 탄 나무를 모아 뗌목을 만들어 바다로 향했어요. 그런데 해가 쨍쨍 내리쬐는 바다는 무척 더웠어요.
“너무 뜨거워. 나무 그늘이 있는 시원한 숲속으로 돌아가고 싶어.”
바다 아래에서 알록달록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게 보였어요. 여우는 바다에 퐁 얼굴을 담갔지요. 바닷물은 차갑고 짠 맛이 났어요.
“여우야, 바다에는 무슨 일이니?”
그때 물결을 헤치고 거북이가 다가왔어요. 그리고 여우에게 물었지요.
“난 집을 찾고 있어. 넌 집이 어디니?”
“이 등 껍데기가 우리 집이야.”
“단단해 보인다. 너희는 집을 업고 다니는구나.”
“너도 꼭 집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거북이와 인사하고 또 한참을 파도에 밀려 떠다녔어요. 그러다 이번에는 갈매기를 만났지요.
“바다에서 여우를 보다니 별일이구나.”
갈매기가 여우의 뗌목에 앉았어요.
“나는 집을 찾고 있어.”
여우가 말했어요.
“갈매기야. 네가 가는 길에 우리 집도 있을까?”
“글쎄? 그러려면 한참은 더 날아가야 할걸.”
“나는 날 수가 없는걸.”
여우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어요.
“조심해. 폭풍이 올 거야.”
갈매기는 그 말을 남기고 날아갔어요. 저 멀리서 까만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어요. 곧 거세게 비를 뿌려대기 시작했지요. 여우는 통나무를 꼭 붙잡았어요. 하지만 비는 더 세차게 내렸지요.
“안 돼~!”
결국 뗌목은 파도에 철썩 뒤집혔고, 여우는 바다에 빠지고 말았어요.
“괜찮니?”
여우는 번쩍 눈을 떴어요. 그리고 자신이 고래의 등에서 깨어났다는 걸 알았지요.
“어디로 가던 중이었니? 데려다 줄게.”
“난 새로운 집을 찾고 있어. 숲이 불타 없어져 버렸거든.”
여우는 고래와 함께 바다를 나아가기 시작했어요. 어느새 폭풍우는 그치고 하늘은 예쁜 분홍빛 노을로 물들어 있었지요.
“곧 밤이 될 거야. 별을 보면 바다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어.”
달빛 내리는 밤이 되었어요. 밤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지요.
“네가 살던 숲은 어떤 곳이었니?”
“바다랑은 달라. 나무가 울창하고 진흙 물웅덩이가 있었지.”
“바다와 숲은 많이 다르지. 무서웠겠다.”
“같은 것도 있어. 숲에서 본 밤하늘도 이랬거든.”
“거기에선 나무가 많이 보였겠구나.”
여우는 고래의 등에 가만히 기댔어요. 고래의 등은 숲처럼 편안했지요. 귀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더는 낯설지 않고 편안했어요. 여우는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요.
“여우야, 일어나 봐. 저기 육지가 보여.”
고래는 드넓은 해안가에 여우를 데려다 주었어요.
“고마워, 고래야.”
여우는 모래 위에서 처음으로 고래를 마주보았어요.
“이곳은 네가 살던 곳과 좀 다른 것 같아. 나무도 울창하지 않고, 진흑 물웅덩이도 없는 것 같은데. 괜찮겠니?”
고래가 여우에게 물었어요.
“응. 여기 해안가에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여우는 바다를 보았어요. 그리고 든든한 친구 고래를 보며 웃었지요. 이제 여우는 바다가 낯설지 않아요. 무섭지도 않고요.
“바닷가 집은 어떻게 꾸미는 게 좋을까?”
“조개 껍데기로 장식하는 건 어때?”
왜냐하면, 바닷가에서는 밤하늘을 같이 바라볼 수 있는 친구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첫댓글 푸르고 시원한 남해 바다가 그립다.
다음달엔 고흥바다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