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금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유혹(루카 4,1-13)
-돈 더즈 신부-
지난 수요일 우리는 사순절을 맞이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재를 받으셨습니다
그날 우리는 그리스도의 고난과 그분의 십자가에 못 박히심과
그리고 그분의 부활에 대해 기념하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 사실들은 그분 삶의 가장 본질적인 사실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께 일어났던 일이 정녕 무엇이고
그리고 그것은 왜 일어났던가를 살필 때
지극히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예수는 그분의 아버지가 원해서 죽어야 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분의 아버지 우리 모두의 아버지는
우리들의 문제를 재고하기 위해서
먼저 예수의 피 흘림을 보셔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것은 정확한 진실이고)
우리가 그것을 믿을 수 있을까요?
그와는 다른, 전혀 다른 일이
혹시 그와는 전혀 다른 어떤 일이 그분께 일어났던 것은 아닐까요?
심지어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는 어떤 일들로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1969년 10월 29일, 미국에서 한 남자가 죽었습니다
그 이름은 클레언스 조르단이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었으며 신학과 농학 두 분야에 박사학위를 가진
대단한 지식인이었습니다.
그는 한 공동체를 설립했는데 그것은 혼합 공동체로
모든 종류의 사람들, 모든 피부색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고 함께 일하고 함께 식사하는 곳이었습니다
그와 그들은 그 시대 분열의 땅 미국에서
그러한 공동체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농사를 짓고 살던 그들에게 어느 날
KKK의 몇몇 단원들이 찾아와 말했습니다
“우리는 큐 클릭스 클란이다. 우리는 깜둥이들과 함께 아침을 먹는 자들에게 햇빛이 내리쬐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다.”
그들의 농작물은 배척당했고 그들은 종자를 살 수 없었으며 거리의 가게는 폭파당했고
아이들은 저녁 나절에 저격당했으며 여럿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몇 백 년 전도 아니고 바로 10여 전 전에
클레언스 조르단이 그러한 폭력을 원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그것을 좋아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는 다만 세상의 방식을 바꿔, 복음의 방식으로 돌아감으로써
폭력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그에게 그만두라고 유혹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인권 수호의 용장 마틴 루터 킹이 알버니에서 체포되던 때
그 역시 체포되어 옆방에 구금되었습니다
여러분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파악이 되십니까?
그가 왜 고통을 당했는지 아시겠습니까?
왜 그들이 그를 죽이고자 했는지 이해되십니까?
그것은 하늘에 계신 하느님 때문이 아니라, 그 주변의 남자와 여자들 때문이었습니다.
낡은 방식과, 낡은 죽음, 죄와 이기심과, 권력과, 허영과 교만
바로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예수는 새 삶을 바라는,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줄에 서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하늘은 전에 줄을 선 어느 누구에게도 열린 적이 없었으며
그 후 어느 누구에도 두 번 다시 열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분께서 무릎을 꿇으셨을 때,
하늘이 열리고 소리가 들려왔던 것입니다
“이는 내 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
새 삶과 새 체제와 새 인류라!“
그러자 그분은 사막으로 달려가
그 모든 것을 잊고 포기하고자 했습니다
그분은 경고를 받았던 것입니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음이 그분을 따라다녔습니다
그분은 태어나자마자 죽임당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그분은 여러 해를
아프리카 이집트에서 피난민으로 사셨으며
그 때문에 그분은 그 뒤에도
내내 나자렛에서 사셔야 했습니다
자신의 세상, 자신의 나라에서
추방자가 되어, 피난민이 되어
그분의 존재는 숨겨져 있었습니다
천사들과 별들의 사건이 있은 뒤로는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을 피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하늘의 음성이 그분의 정체를 노출시킨 것입니다
이제 그들이 그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탄도 그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탄은 그분께 다가와 유혹했습니다
“포기하라 새로운 것을 위해서는 손 끝하나 움직이지 말라
이 돌들로 자신을 위한 빵을 만들라
천석 만석 부자가 되라
다른 사람 모두가 그래왔고 지금도 그러하듯이!
명예와 영광과 명성과 칭찬을 탐하라
다른 사람 모두가 그래왔고 지금도 그러하듯이!
새로운 출발일랑 잊어버리라
새로운 삶일랑 잊어버리라
현실적이 되라
이성적이 되라
모질어라
그리고 세상일랑
이제껏 그래온 대로, 앞으로 그러할 대로
지금 그대로 내버려두라”
그분은 굴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을 사탄을 쫓아내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렇게 거절하셨기에
그분을 피할 수 없이 고통을 당해야했습니다.
그 거절 때문에
그분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 되십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비폭력적으로 그분과 같이 된다면
우리 역시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도래할 영광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