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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모니카 촌장♩♪♬~ 원문보기 글쓴이: 능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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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머리에서 가장 가까운 악기 | |||||||||||||||||||||||||||||||
안중 하모니카 동아리 ‘드림하모니즈’ 아줌마들 ‘열정과 보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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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미소를 띠운 연주자들의 입술이 한 뼘 길이의 작은 하모니카에 닿았다. 눈빛을 서로 주고받고 이내 음악을 시작한다. 그들의 숨이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잔잔한 울림이 전해진다. 숨에 음악이 담겼고, 음악이 숨이 느껴진다. 선율의 흐름에 따라 지그시 눈을 감는다. 비록 작은 악기지만 하모니카는 머리와 가깝고, 심장과도 가까워 그만큼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든 연주할 수 있는 큰 장점을 지닌 악기. 입이 아닌 가슴으로 부는 하모니카에 온 마음을 빼앗겨버린 엄마부대. 안중에서 하모니카의 새 바람을 일으키는 주역 하모니카 동아리 ‘안중 드림하모니즈(회장 황라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햇빛은 강렬했지만 바람은 차가웠던 지난 10일이다. 유니폼을 말끔히 차려입은 황라윤(52) 회장, 김인자(58), 김화선(49), 김정희(44), 유춘희(60) 하모니즈 회원들과 마주했다.(바쁜 일정으로 나머지 단원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긴 테이블에 앉아 따뜻한 녹차로 웅크러졌던 몸을 녹이며 간간히 들려오는 통기타 소리와 함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옛날엔 뒷주머니에 하모니카, 어깨엔 통기타를 메고 뒷동산에 자주 올라갔었는데. 그쵸? 은은하게 들리는 하모니카 소리는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어요. 참 편안하고 즐거워요” 황라윤 회장은 처음 평택에 내려와 감당하지 못할 외로움을 경험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이 계속되자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문득 깨달았다. 하모니카 수업은 샘물처럼 달콤하게 다가왔다. 하루에 4~5시간씩 입이 헐고 혀가 까지고 패이기도 하면서 하모니카에 깊이 빠져들었다. 김화선 씨도 마찬가지다. “첨밀밀을 중국의 큰 공원에서 불었던 적이 있어요. 금세 사람들이 주위를 에워싸더라고요. 하모니카를 안 배웠으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텐데” 공원이고 나무그늘이고 자연 속에서 듣는 하모니카 소리는 돈 주고도 못 바꾼단다. 올해로 3년 차. 서부여성회관에서 처음 만나 동아리를 만들 때 타올랐던 열정은 지금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당장 내일 무대에 서야 하지만 마땅한 연습실이 없어 원두막에서 하모니카를 불 때도, 도서관·여성회관의 빈 강의실을 찾아다닐 때도, 두 손엔 하모니카가 있기에 행복했다. 정기적으로 가는 요양원에서 드림하모니즈는 웬만한 가수 뺨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안중권역의 교회에도 소문이 파다하다. “신종플루로 약 2달 동안 못 갔던 요양원이 있었어요. 오랜만에 찾아갔더니 그동안 왜 안보였냐, 무척 보고 싶었다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어르신들이 있어서 감동했어요. 사실 하모니카를 배우기 전엔 옛날 노래는 싫었거든요. 하모니카로 부르니까 안 어울리는 게 없는 거 있죠?” 하모니카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는 김인자 씨. 나중에 합류했지만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돼버린 유춘희 씨. 드림하모니즈의 무대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내는 막중한 임무가 있기도 하다. 물론 카메라보다 하모니카가 더 좋지만 말이다. “음악 속엔 내 삶이 나타나요. 과거도 보이고 미래도 보이고 현재의 제 모습도 보이고요. 하모니카를 부는 순간 얼마나 행복한지. 제 숨이 존재하는 음악이잖아요. 푹 빠져요.” 최근엔 G20 정상회의 기념모임 전통문화행사 TEA-ART 한국 다도의 기품을 선보이는 한마당 축제에 초청돼 하모니카 선율을 뽐내기도 했다. 이제야 이 작은 악기의 진정한 맛이 느껴진단다. “도서관에서 문학기행을 가면 앞에서 하모니카를 불어요. 회사에서 무대에 서기도 하고요. 박수 받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힘이 나게 하는지 전엔 몰랐어요.” 김정희 씨는 휴가 때도 하모니카는 잊지 않았다. 가족들이 잠든 사이 헤드랜턴을 키고 불빛에 의지해 연습을 시작했다. 시끄럽다고 말하던 여행객들도 조금 있으니 싫지 않은 눈치였단다. “하모니카에 푹 빠진 거죠. 호호.” 하모니카를 곁에 두고 참 얻은 것이 많아 기쁘다고 전하는 5명의 하모니즈 회원들. 하모니카엔 기타가 어울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통기타를 배워보려고 한단다. 그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