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내 앙상한 가지들이 물을 뿜는듯.. 두런두런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것 같은 날이다.
하우스 안의 갑순이와 새끼들은 따뜻한 햇살아래 평화롭게 놀고 있고..
우리집 머슴은 얼마나 부지런한지.. 드디어 거실공사까지 돌입했다.
몇일전에는 여성의전화 후배 지니가 인도로 간다고 해서
한동안 얼굴 보기가 어려울 것 같아 황사바람을 뚫고 서울에 다녀왔다.
여전히 서울은 북적거리고.. 늦은 밤에도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으로 가득하다..
오랜만에 간 서울은 낯선 외국처럼 뿌옇고... 약간은 신기하고.. 복잡하다.
올해는 메주를 많이 띄우지 않고 조금만 띄웠다.
오히려 조금 띄우니 나중에 된장이 맛이 들때 더 맛이 좋은것 같아서
조금 덜 띄웠다 싶었는데도 오늘 하나를 따개서 안을 보니 그런데로 잘 띄워진것이
느낌이 참 좋다.
내일은 메주를 잘 씻어서 햇빛에 말리고 된장을 담글 준비를 해야 겠다.
올해는 두가마 가까이나 메주를 쑤었다.
일부는 메주로 팔려나가고.. 나머지는 된장을 담근다해도 양이 엄청 많을 것 같다.
된장을 담그기전에 두어말은 보리막장을 담글 계획이다.
작년에 담근 보리 막장이 너무 맛있다고.. 어떻게 하냐고 물어오는 분이 많은데..
소 뒷발치기로 우째 우째 하다보니 맛이 있다보니 자세하게 가르쳐주기가 힘들다.ㅠㅠ;
올해는 보리 막장 담그는 법을 사진으로도 남기고..
양이나 하는 방법도 잘 메모해서 카페에 올려 봐야겠다. (기대하세요 짠짠~~)
근데...따라하다가 맛이 없으면 어쩌지?? ㅎㅎ
책임 못 진다고 오리발 내밀고 레시피를 공개해야할 것 같다.^^
결혼해서 여태껏 (생각해보니 18년이다) 살림 다운 살림을 살아본 거는
여기 봉화에서가 처음인것 같다.
서울에서나 강화에서나 직장생활에.. 바쁘게 살다보니 음식도 제대로 못해보고..
얼렁뚱땅 먹고, 자고 살아온 것이다.
그런 내가 된장, 막장을 담그고.. 요리를 하고, 내 손으로 농사를 짓는것을 보면
산골에서의 삶은 나를 사람답게 살게 한다.^^
첫댓글 대단하다니께요. 현희 만쉐이!
올해도 누님께 메주 4덩이를 얻어지요. 보리쌀 막장을 담을 겁니다. 작년엔 약간 됨직했는데 그런대로 얻어 잡수는 분이 맛있다고 올해도 기다린다네요.. 대충 적어놓긴했는데 저울로 달고해야 레시피가 될텐데.. 대충이라서 더 맛나는건 아닐지?^^
서라벌님.. 맞아요^^ 대충해야 더 맛있지요.. 작년에 서라벌님 막장 생각나네요. 맛있을것 같았어요. 저도 오늘 메주 씻어서 말릴려구요.. 근데 너무 많아서 언제 다할지 ㅠㅠ 그래도 주윗분들이 물어오면 너무 막막해서 올해는 계량을 좀 해놓을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