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큰올케언니와 두어달 전부터 제주도 여행가자 했던 막연한 약속을 주야아빠 퇴직을 앞두고 받은 휴가기간에
가기로 했다. 비행기와 숙소등 예약은 건주가...
출발일 : 6월 20일
시간은 오전 7시50분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챙겼지만 5시30분 이전에 출발하자던 계획과 달리 5시50분쯤 출발을 했고
조금 조급한 마음으로 사천 톨게이트 지나 고속도로 접어들었는데 전화가 온다.
오빠내외는 벌써 공항에 도착했다는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트 앞에 앉아있다니 도착하면 바로 만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7시10분쯤 도착하여 차를 주차하고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2층 국내선 로비로 올라갔다.
그런데 안 보인다 오빠랑 올케언니가
그때 부터 전화기를 붙들고 어디냐 옆에 뭐가 있냐 등등
로비가 아무리 넓다해도 구석구석 샅샅이 흩어도 보이지 않고 시간은 25분을 넘어서고 있고 애가 탔다.
40분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비행기 탑승은 불가능하다고
건주는 혹시나 하는 맘으로 국제선으로 뛰어가고 조금 후 건주가 두분을 모시고 오며 허겁지겁이다.시간이 촉박하니
오빠랑 언니는 국제선 타는곳을 국내선 타는 곳이라고 조금의 의심도 없이 믿고 우리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단다.
어이없어 하는 표정으로 서로 니탓이다 아니다 하며 자칫 잘못하면 싸울 기세라 내가 얼른 나섰다.제주여행 시작하며
웃을 수있는 추억거리 하나 더 만드느라 그런거니 이다음에 우리 그때 그랬었지 하며 웃자고.
9시 조금 지나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건주 렌트카에 차 가질러 가고 우린 공항앞 벤치에 앉아 베낭메고 캐리어 끌고 가는
여행객들을 구경 했다.
다들 행복해 보인다.가슴에 부푼 뭔가에 대한 기대 가득 담은 내마음도 그저 좋기만.
십여분 후 건주가 렌트카를 몰고 나타나고 우리의 제주도 여행은 시작 되었다.
어디서 아침겸점심 일명 아점심을 먹기로 하고 렌트카에서 할인쿠폰으로 받아온 식당이름" 바다마루" 용마루 근처의 바닷가에
위치한 식당 우리가 첫 손님으로 영업은 10시30분 부터라고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열시쯤이라 조금 기다려 음식들이 나왔는데
어찌나 푸짐하게 나왔는지 몇만원 이상의 왠만한 한정식집보다 더 푸짐하고 맛난 음식들이 골고루 나와 우리의 입맛을
호강시켜 주었다.
바싹하게 구운 고등어와 돼지고기 두루치기 닭볶음 샐러드등 음식들이 입에 맞으며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도 여행가면 꼭
그 집에 다시 가리란 다짐도...거기다 후식으로 오메기떡을.
장마기에 접어든 날씨라 비가 오락가락인 바닷가를 천천히 달리며 육지완 사뭇 다른 바닷가 풍경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 오빠랑 올케언니, 오빠는 제주도여행이 처음이니 더더욱 좋아하는 모습이라 바라보는 마음이 흐뭇하다.
비탓에 내리지도 못하고 한림읍쪽으로 쭈욱 달리다가 어느 한적한 바닷가 찻집에서 차 한잔씩 하기로 하고 창밖 풍경이
훤히 다 내다 보이는 찻집에 앉아 비오는 풍경을 감상한다.
오빠는 카라멜 마기야또를 올케언니는 한라봉차 우리는 아메리카노를
오빠는 처음 마셔 본다는 카라멜...이런것도 있나 하며 맛나게 마시니 같이 여행온 보람을 느끼기도,
비오는 날 낮선 여행지에서 차를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는 여행객이 되어있는 순간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꿈꾸던 순간이
아닌가 싶어 오래도록 음미하고 싶었다.
장마 비라 어느 순간 비가 멎어있다.다시 길을 나선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어디로 갈까 하다가 중문에 있는: 박물관은 살아있다:로.
박물관이 살아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그런데 들어가 보니 의문은 풀렸고 입체적으로 사진을 찍을수있고 연출을 잘하면 수백년전의 명화나 인물들과 같이 있는듯한
아이가 되어버린듯 사진으로 남길 포즈를 연출하고 한번쯤은 가볼만하다 싶기도 하지만 어른 보다는 애들이 가면 더 좋아하겠다
싶은 곳.
제주도엔 내 어릴적 친구인 영란이가 살고있다.
삼년전에 큰아들 내외와 이사를, 지금은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며 요양병원 운영할꿈을 키우며.
제주도 오기전 제주도에 살고있는 유일한 아는 사람인 내친구 영란이와 얼굴 보기로 약속을 해 놓았는데 저녁엔 일이 있어서
안되니 오후 4시쯤 지가 사는 아파트옆으로 오면 좋겠다해서 그러마 했으니 살아있는 박물관 관람후 바로 제주시로 갔다.
약속 장소인 제주흑돼지식당 돈사촌엔 영란이가 도톰한 고기를 미리 구워놓고 기다리고 있어서 바로 먹을수있어서
좋았다.
고기도 정말 연하고 맛있었지만 특이한건 생멸치젖국에 고기를 적셔 먹는 다는것
영란이덕에 푸짐한 고기 맛나게 먹고, 함양에서 산삼 키우는 영란이 남편이 마누라 먹으라고 보내준 산삼새싹 까지 얻어서
숙소를 찾아 나섰다.중문 근처의
올레풍차펜션이라는 곳으로
숙소는 깨끗하고 뒤창문으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맘에들고 좋은곳이었다.
올케언니는 숙소에들자마자 힘들었던지 바로 이불위로 드러눕고 오빠와 우린 10키로내에 있는 이마트로 장보러 갔다.
낮엔 운전하고 다니느라 술 근처에도 못간 건주를 위해 지가 좋아하는 맥주를 사고 오빠는 제주의 소주 한라산을
그리고 생수를 사는데 제주암반수가 뭍으로 나오면 거의 천원돈에 가까운데 본토에선 520원밖에 안한단사실...아!그렇구나.
이박삼일의 첫날 밤
오빠는 소주를 난 소맥을 건주는 맥주만 건주 아빠는 술 남새도 안맡으니 야구경기에 열을 올리고 우린 영란이가 준
산삼새싹을 안주 삼아 초장에 찍어 먹으니 별미로 맛났다.
그리곤 백원내기 고스톱으로 웃고 또 웃고 누가 땄는지 잃었는지 여행지에서의 부담없이 편안한 밤 잠도 잘자고
둘쨋날
아침 여덟시에 밥먹을 예약 지키기 위해 일찍 일어나 차례로 씻고 펜션의 식당으로 내려 갔다.
뷔페식으로 차려진 식단으로 밥은흰쌀밥과 검은 본디콩밥 두가지였고 난 검은 본디콩밥이 너무 맛있어서 두번이나 더
가져다 먹었다.반찬은 계란 조림,깨잎장아찌,참치샐러드와 양배추샐러드 김치 너비아니인지 떡갈비인지 구운것
국은 계란국으로 먹을만했다.
제주 해안 차가 다닐수있는 길은 거의 다 돌고 돌아 구경하고 어느 해안에 도착을했는데 마침 마라도 가는 배가 정박을 해있고
우린 즉흥적으로 배탈래? 됐나? 됐다로 표를 사서 마라도행 배에 올랐다.
망망대해 확 트인 바다 위로 떠가는 기분 가슴이 뻥 풀리고 후련함을 느끼게 해주니 온갖 스트레스가 다 날라가는 기분
이래서 여행이 좋구나...
마라도에 도착하여 짜장면 먹고 가자고 했지만 짜장면은 시간이 안되어 못 먹고 횟집에서 옥돔이랑 문어 소라등을 소담스럽게
담아놓고 2만원이란다.
먹고 가자는 오빠말에 자리잡고 앉아 소주 한병에 마라도 미역에 돔을 싸먹으니 그 맛도 별미라 소주가 절로 넘어갔다.
기념사진 찍어가며 섬 한바퀴 돌아 다시 뱃머리 12시 까지 안오면 배 못탄단 선장의 말에 다들 멀리 안가고
뱃머리 근처에서 끼리끼리들 놀고 시간 되어 긴 줄 서서 배를 탔다.
배에서 바라본 가파도 그리고 제주 해안의 기기묘묘한기암괴석을 감탄사로 가슴은 겨워서 그냥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오후일정은 에코랜드에 숲속기차 타러 가는거로..
다들 회를 먹은 탓인지 배가 안고프다기에 그냥 곶자왈 숲으로 바로 이동했다.
자연 그대로인 원시림의 숲속을 빨간 미니기차로 달리는 기분은 최고였고 호숫가 예쁜 꽃 특히나 남색의 점점이 핀 산수국은
신비스러움을 더해주어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었는데...아쉬움 남았으니 다음에 또오란 수국들의 속삭임이 들려 오는듯,
원시림의 숲 신비의 숲에서 정화되어 맑아진 기분으로 둘쨌날의 숙소를 찾아 나섰다.
처음으로 찾아가는 길,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또 오른쪽으로...
네비가 인도 하는대로 달리고 돌고 돌아 어느 한적한 바닷가에 조용히 자리한 작은 건물 펜션 "도담도담"
차도 안다니는 일부러 찾지 안으면 찾아 올일없을듯한 조용한 바닷가 저멀리 수평선 맞닿아있는 끝없는 바다를 원도없이
바라본 뭔가 내가 채우고 싶은 욕심을 가슴 가득 다 채우고 돌아갈수있을것 같아서 짧은 여행이지만 여행의 짜릿한 묘미를
맘껏 누리고 아침에 일어 나니 쏟아지고 있던 비를 맞으며 다시 베낭 꾸려 길을 나섰다.
그둘째 밤에도 오빠랑 소주 한잔에 백원내기 고스톱은 이어졌고
올케언니가 오빠팬 안들고 배서방아재 편들었다고 오빠가 살짝 삐지기도 한 그 밤도 잊지 못할 추억의 한페이지로.
세쨋날은 올케언니가 타고 싶고 구경하고 싶다는 잠수함을 타러 갔다.
비내리는날 걸어서 어디 구경 다니기도 그렇고 거금 5만원 내고 탄 잠수함 탈때의 기분은 새롭고 좋더만 막상 타고 나올땐
허무하더만 그래도 점수함을 타 봤다는거에 위로를 하면서...그래 제주도 가서 잠수함 타 봤다~~~
잠수함 타려 가기전 점심을 먹을겸 올레시장으로...잠시 시장 구경을 하고 시장옆에있는 식당에서 해물탕과 옥돔구이로 점심을
옥돔구이도 아주 맛있고 반찬이나 돌솥밥도 맛있었지만 해물탕은 영 아니올시다...........
잠수함 티켓 끊을때 준 커피 공짜 쿠폰으로 이름있는 커피집에서 커피하나씩 사서들고 마시며 산간도로 천천히 달려 구경하며
제주시로 들어 왔다. 제주에서 유명 하다는 고기국수를 먹고 벵기 타로 가자고. 건주가 유명하다는 올래국수집을 찾아 갔는데
줄이 너무 길다.시간상 그 줄 끝에서 기다리기엔 무리고 그 옆 국수집에서 언니와 난 멸치국수를 오빠와 두남자는 고기국수를
멸치국수는 맛있었다.
우리집 두남자는 고기 국수가 맛나다고 잘먹는데 오빠는 비위에 잘 안맞는다고 맛만 보고 다 남겼다.
오후 다섯시 조금 지나 공항으로 와서 여유롭게 차를 반납하고 건주는 하루 이용할 차를 렌트 해 놓고 우리랑 공항안으로 와서
우리랑 헤어져 하루동안 혼자서 사진찍으며 자유롭고 편안한 시간 보내려 갔다.
하룻동안 혼자 놀고 학교 학생회 선후배들과 만나 3박4일을 더 제주에서 보내고 오려,
신분증 제시하고 표를 받고 탑승시간 한시간 가까이 남아서 면세점으로...
난 그동안 사야지 했던 모회사제품의 썬크림을 샀다. 언니는 며느리들 준다고 썬크림 세셋트를,오빠는 담배를 샀다.
일인에 한하여 한보루씩만 살수있으니 우리 네명이서 한보루씩 5만원짜리 담배가 2만7천원에 살수있으니 싸긴 하다.
내가 산 한보루는 내가 오빠에게 선물로 사드리고...제주 여행의 끝을 맺었다.
저녁 일곱시 출발의 제주에서 부산의 비행기 이번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을수있는 행운이...이때까지 여러번 제주행
비행기를 탔지만 캄캄한 밤에 탔거나 아님 창가에 앉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엔 창가에 앉았는데...뭔가 신비스럽고 새로운걸
볼 수있을것 같은 예감이 맞았다.
제주에선 컴컴한 하늘에 잔뜩 흐려있어서 별 기대는 안했었지만 구름 위로 올라 가니 환한 신세계가 확 펼쳐졌다.
위론 맑고 파란 하늘에 작고 투명한 조각 구름이 군데군데 떠있고 아래론 끝없이 넓게 솜구름이 쫘악 펼쳐져있는 그 풍경
어떻게 말로 글로 표현 할까.............정말 끝이 없었다.
정말 끝없이 펼쳐진 우주에 나만 있는 듯한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광경에 숙연해져서 무어라 할말도 잊고 그저 가슴으로
두손만 모아졌다.
살면서 그 신비스럽게 펼쳐져있던 구름의 기묘한 모양 위로 비스듬히 비쳐 내리던 햇빛 생각하면 뭔가 어려운 순간이 닥쳐도
이겨 낼수있을것 같은 기운을 느껴 이 여행이 멋졌다고 두고두고 추억 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