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이야기가 10년하고도 2년째이고 200편하고도 15편째이다. 그 동안 씨리즈 영화가 [반지제왕] [매트릭스] [해리포터] [캐러비안 해적] [나니아 연대기] [스파이더맨] [배트맨] [엑스맨] · · · 이 있었는데, 한 번도 쓰지 않은 것도 있고 한 번 쓴 것도 있다. 그런데 [트랜스포머]를 매 편마다 빠짐없이 쓰는 건 그 엄청난 비주얼 때문이다. 비주얼이라면 [터미네이터] [반지제왕] [매트릭스] [해리포터] [캐러비안 해적] [스파이더맨] [아바타] [2012] [가디언의 전설]도 대단하다. 그러나 [트랜스포머]는 그 차원이 다르다. [쥬라기 공원]이래로 새로운 획을 긋는 비주얼이다. 더구나 이번엔 3D로 만났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 엄청난 비주얼에 숨이 막혔다. 내용은 2편보다 조금 낫지만, 도토리 키재기로 미국 공화당 영웅주의의 항상 그렇고 그런 스토리이다. 그 엄청난 비주얼만 이야기하겠다.
우리는 오감에서 비롯된 감각들의 다양한 뒤섞임에 수많은 喜怒哀樂으로 萬感이 오고 간다. 여러분은 어떤 감각에 가장 민감하십니까? 난 단연코 눈맛이다. 내가 영화를 이토록 즐기고, BBC다큐에 숨넘어가는 것도 그 눈맛 때문이다. 내가 만난 눈맛에서 최고는, BBC다큐[살아있는 지구]11편과 [갈라파고스]3편 · 애니[이웃집 토토로] [공각기동대]와 [환타지아] [포카혼타스] [아나스타샤] · 영화[쥬라기 공원1] [터미네이터2] [킹콩] [진주귀걸이 소녀]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달마 동쪽]을 꼽는다.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말하면, [트랜스포머]는 [쥬라기 공원1]이래로 가장 획기적이다.
1편, 변신로봇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첫 선을 보이며 눈맛에 새로운 충격을 주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지만, 그 변신이 너무나 재빨리 이루어지며 화면이 너무나 눈 가쁘게 휙휙 변해가기 때문에 눈맛을 느낄 틈이 없었다. 두 번 세 번을 보아도 그렇다. 2편, 더욱 다양해진 변신로봇에 합체로봇까지 등장하고 액션도 더욱 세련되고 파워풀해져서 이집트의 피라밋과 룩소스 궁전을 박살내는 엄청난 장면을 보여주었지만, 스토리가 더욱 유치하고 경박해진데다가 그 거대로봇들마저 장대한 맛은커녕 더욱 쫀쫀하고 찌질해졌다. 그토록 강렬한 비주얼로, 어쩌면 이렇게까지 찌질해 질 수 있을까? [스타워즈 에피소드] [해리포터] [캐러비안 해적] [나니아 연대기] [엑스맨]처럼, 다신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3편이 예고편에서 강렬하게 다가왔다. 소문엔, 마이클 베이 감독이 2편의 스토리라인을 많이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3편을 만들었단다. 예고편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스토리라인을 많이 반성했다니, 솔깃했다. 누구나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서 삶의 숙성을 기대하진 않는다. 그냥 그 엄청난 비주얼만 즐기기로 했다. 메간 폭스가 왠 낯선 여자로 바뀌었다. 메간 폭스의 새로운 섹씨함을 보고 싶었는데, 왜 바꾸었지? 감독과 싸웠나? 그런데 새 여주인공의 섹씨함이 메간 폭스보다 약하긴 해도 그리 거슬리진 않았다.( 로지 헌팅턴, 다른 영화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 )
이 영화는 앞의 반 토막과 뒤의 반 토막이 전혀 다르다. 앞의 반 토막은 그저 그렇고 그렇다. 좀 지루하게 늘어진다. 그 내용을 반으로 확 줄여도 괜찮을 텐데, 쩝쩝. 뒤의 반 토막, 그 비주얼이 대단하다 엄청나다. 변신로봇들의 싸움과 액션이 1편의 서운함과 2편의 찌질함을 벗어나 훨씬 장대하고 화끈했으며, 동작의 움직임에 눈맛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고 정성스러웠다. 1편에서 처음 만난 변신로봇의 신선한 충격을 접어두자면, 1편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시카고 도심을 박살을 내는 장면이 1편 2편의 어떤 장면보다도 훨씬 실감나고 웅대하다. 100층 쯤 되어 보이는 빌딩을 괴물로봇이 휘감으며 반으로 꺽어 박살내고 작살내는 장면은 이 영화의 최대 압권이다. 날개옷으로 제트비행을 펼치는 전투용사들의 경쾌한 속도감도 멋졌고, 빌딩을 미끄러지며 추락하는 장면은 심장을 바짝 졸였다. 여기에 음향과 음악까지 웅장하게 잘 받쳐주어 더욱 실감났다.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53935&videoId=30816&t__nil_VideoList=thumbnail
더구나 이 엄청난 비주얼을 3D로 만났으니, 그 시각적 충격은 더욱 엄청났다. 초등시절 입체영화[임꺽정]을 만났다.(1968년) 무슨 색안경을 끼고 보는데, 사람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고 화살이나 칼날이 관객에게 마구 달라든다고 했다. 포스터나 극장간판도 입체영화를 강조하여 거창했다.
그런데 광주에는 입체영화시설이 없어서 입체로 볼 수 없단다. 그런 입체영화가 진짜로 가능한지 무척 궁금했다. 긴 세월이 흘러 입체영화에 궁금증이 어느 한 구석지에 깊이 묻혀있는데, 지난 해 [아바타]3D영화의 입체감이 대단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광주에는 아직 그 시설이 없으려니 했는데, 유스퀘어 CGV에서 3D를 상영했단다. 안타깝게 놓쳤다. [트랜스포머]는 꼭 3D로 보기로 했다. “3D는 앞 쪽 좌석에서 보아야 더욱 실감난다.”고 했다. 과연 그랬다. 맨 화면으로 보아도 엄청날 텐데, 이렇게 3D로 보니 더욱 엄청나고 새로운 차원의 눈맛이 사뭇 놀라웠다. 3D가 이렇게까지 매혹적일 줄 몰랐다.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별 세상이다. [아바타]가 너무 아쉽다. [쥬라기 공원]을 비롯해서 지나간 비주얼 명작들을, 3D로 다시 볼 순 없을까?
TV도 3D로 가능한 모양이다. HD TV로 바꾼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다시 또 바꾸어야 하나? 세상이 어찌 이리도 빨리 변할꼬? 너무나 벅차고 벅차서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 벌써 1400만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단다. 전자제품은 언제쯤 사야할까? 죽어서 땅속으로 들어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