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길이니 시간에 대한 부담은 덜었습니다.
제2한국방송(KBS2) 아침연속극 삼생이 보다가 잠보충을 못했네요.
전철안에서 자면 되겠지' 하고
출동을 하니 아니 이게 웬일인가요 마치 아침 출근길 같습니다.'
한 정류장만 가서는 다시 내려 다음 전철을 기다렸습니다.
괜히 시간만 6분쯤 낭비하고 굳건히 서서 가야했습니다.
그래도 종로3가 환승역에서는 좀 치사하지만 빠르게 움직여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습니다.
금방 다른 곳에도 빈자리가 속출합니다.
이럴 땐 더 뻘쭘합니다.
내릴 사람들이 말이야 좀 일찍 일어서서 신호를 줘야지 괜히 사람 민망하게 만들고
이래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겠습니까? ㅎㅎ
오늘은 모란장을 가는 날입니다.
오래 전 가보았던 그 곳은
시끌시끌한 확성기를 타고 끊이지 않던 노래소리에 원숭이가 재롱을 떨고
위생문제가 언급되고 프랑스 여배우가 시비를 거는 개장수집들이 많았고
잔치국수며 막걸리며 고기며 먹을거리가 넘쳤습니다.
기름집에는 관심이 없어서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그저 북적대는 그 곳에 가면 흥분되고 좋았을 뿐입니다.
많이 바뀌지 않은 것 같은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래도 변한 게 있네요.
기억은 정확지 않지만 지금은 초입에 종묘상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고
원숭이는 없었고, 오리와 돼지 내장안주를 마음껏 공짜로 먹으라는 광고가
등장한 것이 그것입니다.
원래는 좀 느긋하게 막걸리도 좀 즐기려고 했는데
출발이 늦다보니 저녁 근무시간이 부담되어 모란장에 도착해서는 서둘러서 구경을 끝냈습니다.
오리 돼지부속 고기로 쐬주한잔했으면 구색이 맞는 건데 말이지요.

탄천에서 모란시장으로 빠지는 지점을 잘 몰라서
분당초입인 야탑까지 갔다가 되돌아 간 흔적이 분명하게 보이네요.
528킬로칼로리를 소모하였고
총 이동거리는 12.1 킬로미터이며
거의 휴식없이 2시간 14분 4초 동안 걸었습니다.
평균 속도 시속 5.4킬로미터, 최고속도 7.5킬로미터
고도정보는 최저 5미터 최고 70미터라는데 어디에서 그만큼이나 나왔을까요? 뚝방인가?

늦은 시간에 수서역에 도착했습니다.
얼마나 빨리 걸어야 늦은 시간을 벌충할지 마음은 조금 급해집니다.
4번출구로 나오니 인근지도가 없네요.
때마침 역사안에서 봐둔 지도가 있어서 대략 방향은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 건너편이 3번출구인데큰 도로까지 가서
3번출구는 왼쪽에 두고 4번 출구는 오른쪽에 두고 앞으로 가면 탄천입니다.

차도를 건너야 하니 이 구름다리를 올라 탄천으로 내려 가야지요.
아래 사진에는
탄천 건너편 언덕에 하얀 무더기가 보이는데 송파워터웨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아예 송파물길이 더 좋지 않나요?
한 삼심년전쯤에 영어를 일상생활속에 자꾸 쓰는 사람들이 내세운 이유가
우리 말로 하면 길어지기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탄천에는 자전거도로와 보행자전용도로가 확연히 구별해놓았습니다.
개울을 건너는 곳에는 아예 별개의 다리입니다.

성남쪽으로 가야 하겠지요?

서울둘레길 이정표를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보라색 큰 토끼풀을 엉겅퀴로 억지로 생각해보려해도 잎이 좀 달라서 난감했었는데
토끼풀 무리속에 닮아 있는 모습을 보고 안도했습니다.

너무 오래 살고 있는 동방삭을 잡으려고 옥황상제님이 파견한 심부름꾼이
탄천에서 숯을 씻고 있었다지요?
지나가던 동방삭이 뭐 하고 있냐고 물었고 그 使者는 숯이 하얗게 되도록 씻고 있다 했다네요.
동방삭이 "내 삼천갑자를 살아도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 보네"했다가 덜컥.
숯을 씻는 개울이라 하여 숯내, 한자로 탄천이라 이름지어졌다는 얘기로군요.
또 다른 유래는 근처에 숯을 많이 굽는 가마터가 있어서 그랫다는 소리도 들어 본 것 같았는데
위 설명에는 안 보였습니다.

나즈막하게 달려오는 분을 찍으려다가 놓쳐서 뒷모습만 아련히 잡아 봅니다.
양다리가 모두 없는 분인데 힘차게 양팔로 발판을 잘 저어 가십니다.

성남비행장/서울공항 과 나란히 달려가는 이 길은 정말 지루했습니다.
점점 날은 들고 열기가 점점 올라옴을 느꼈습니다.

오~ 뚝방길이 보입니다.

올라가 보니 바로 뚝방길은 끝나고(아래 사진) 펼쳐진 길은 차도였습니다.
통행량은 썩 많지 않았으나 그래도 신경쓰일 만큼은 다녔습니다.


검은 구슬의 낙하. 버찌입니다.
이북말로는 매주라고 한다네요. 매실이 아니냐고 하니 그것과는 다르답니다.
왜 매주라고 할까?

물놀이장도 개장이 임박했습니다.

상당히 길다란 벚나무길이다 싶었는데 역시나 성남8경중 한 곳이네요.

신호들에 불이 꺼진 차도에 자전거가 순간 한가롭습니다. 포근~

성남시청이 아직 많이 남았군요.
이러면 한참을 더 진행해야 합니다.
성남시청은 모란시장보다도 더 가까운 곳 언덕위에 있어야 하므로
딴 생각없이 직진해야 한다는 판단.

둔전교를 넘어오니 길은 다시 자동차 전용도로처럼 보이는 곳으로 이어지니
전 말발굽회전을 해서 빙둘러 다시 탄천으로 내려 갑니다.

그리고 또 지겨워 뚝방을 오릅니다.

형형색색의 버찌도 감상하고

높은 나무끝까지 타고 올라간 넝쿨장미가 신기했습니다.
이 무렵이 성남대형주차장이라는 곳을 조금 지나
농수산 부산물 처리소던가? 무슨 종묘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질러 들러 갔어야 했는데.......
지금 시간 1시 20분을 기억해 두고(4분 빠르니 사실은 16분)

주유소가 있는 이 곳에서 이정표를 보니 또 광주라고 써 있어서 더 가야 하나 보다 싶었네요.

여수대교에서 탄천변을 다시 택합니다.

토끼풀의 잔치도 구경하고요.

물을 챙겨 오지 않았으므로 탄천의 수도로 물배를 채우고요.

아이고~~ 너무 많이 왔습니다.
분당 야탑이네요. 만나교회가 보이다니.......

또 말발굽회전(유턴)을 해서 성남 모란시장 방향으로

아~~ 그렇습니다. 이대엽 시장 시절에 호화청사라고 언론의 매를 맞던 그 성남시청사
이게 이리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청방향 이정표를 보고서 아직 모란시장이 멀었다고 착각을 한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다리 알통만 조금 더 키웠겠지요. 성질도 덩달아 자라고.......

성남시청을 끼고 돌아 계속 가다보니 이런 길이 뜹니다. 드디어 반가운 이정표 모란역

녹지부산물처리장이로군요. 약 30분을 더 걸은 셈이로군요.
아까 기억해 둔 시각 1시 20분이었으니 말지요.
다음에[ 한번 더 온다면 이 곳을 관통해야 합니다.
그러면 바로 탄천에서 모란시장으로 가는 셈이지요.

모란시장 사거리입니다.
높은 건물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도시는 살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으리.......

초입엔 종묘상 식물상

논란많은 개장수집들 골목으로 들어 섭니다.
저 끝에는 보신탕집이 몇 개 있고요.

장의 명물 뻥튀기.
이 날은 소리를 못 들은 것 같은데 기계는 부지런히 돌아 갔는데 말이죠.

반가운 아주 반가운 먹을거리 포장마차

잔치국수를 시킬 때 쯤엔 푹푹찌는 더위가 머리까지 아득하게 만들었지만
입속이 먼저 기억하고 침을 배출시키는 잔치국수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면빨 좋아하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힘차게 답을 드리니
바로 한 덩이 더 집어 넣으십니다.
곱배기 값이라....얼마를 부를래나? 옆의 사람들 팥칼국수 한 그릇에 오천원 받던데........
나중에 계산할 때 보니 삼천원. 오~ 좋아요.

한 켠에 줄지어 들어서 있는 오리 돼지 부속고기 안주집
철판이 이글지글 이집저집에서 난리들입니다. 왁자지껄하고.

이 분들 앉은 너머의 철판엔 수북하게 쌓인 부속고기들.
눈치보여 대놓고 못 찍고 이 위의 사진만 간소하게 담았습니다.

띵까띵까 소리나는 곳은 "약장수"
건강보조식품 같은 걸 파는 곳 같더군요.
관람객들은 할배가 구십퍼센트

또 부속고기 집.
술값을 보니 소주 맥주 모두 6천원입니다. 꽤애액~! 그렇겠지........



여기도 부속고기집

점포를 가지고 있는 시장골목을 돌아 다니다가 본 기름집.
그렇습니다. 다쿠멘터리3일에도 나오는 이 거리.
광장시장과 같이 단골로 나오는 곳이라 여기의 아가씨 아줌마들
화장이 좀 진합니다. ㅎㅎ

기름집 골목 사진을 직는데 엉? 저 건너편 주상복합건물이 다 타버렸네요. 허어~~

이 쯤은 되어야 모란장이죠. 역전타방

점포도 없고 천막도 없는 이들은 이렇게 골목에서 깔아놓고 장시를 합니다.
대단한 모란시장의 아지매들

옛직장의 선배가 말을 하면서도 연신 침을 삼키던 어죽.
이거 맛이 참 궁금합니다.

떠나면서 휴대전화기로 한 장 찍어 봅니다.
허겁지겁 구경한 모란시장 다음 장날 한번 봐서 푸근하게 가서 부속고기도 좀 먹어보고
어죽도 좀 먹어보고 싶네요.
비가 와도 좋고 해가 떠도 좋을 모란시장의 추억을 다시금 새롭게 채워 둡니다.
오늘도 바람처럼.
첫댓글 구경 잘 했습니다. 모란장이 정맖 시장터 같군요~
그렇습니다. 시골장터 ㅎㅎ
30년은 되지 십네요~ 여전 하군요
개장수 때문에 절대` 정이 안가는 장!!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