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예언자들을 삼가라.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굶주린 이리들이다. (마태복음 7장 15절, 표준새번역)
거짓 예언자들을 삼가랍니다.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다가오지만, 속은 굶주린 이리들이기 때문이랍니다. 거짓 예언자들, 동서고금을 통해 참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거짓 예언자인지 제대로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소위 ‘보수정통’이라는 사람들 눈에는 저 같은 사람이 거짓 예언자로 보일 것입니다. 제가 볼 때는 보수정통이라는 사람들 대부분이 거짓 예언자들이구요.
그런데 이른바 ‘보수정통’인 분들 중에서, 제가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진실된 분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목회자가 적어도 두 분은 계십니다. 한경직 목사님과 옥한흠 목사님입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제가 직접 모시고 일한 적이 있는 분입니다. 1983~84년 두 해 동안 제가 영락교회 전도사로 일했는데, 그때 한경직 목사님은 영락교회 원로목사님이셨습니다. 이미 은퇴를 하셨기에 직접 그분을 보좌해가며 일할 수는 없었지만, 그분의 빼어난 설교를 직접 들어가며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때는 영락교회 청년회가 서북청년단의 전초기지였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그저 피난민들이 세운 교회였기에 영락교회에 극도의 반공이념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만 겨우 눈치 채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영락교회와 서북청년단의 관계를 자세히 알고 난 후에도, 신학과 신앙, 그리고 주요 교리에 대한 생각은 매우 달랐지만, 한경직 목사님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신앙과 삶이 일치된 그분의 인격, 그리고 철저하게 청렴한 그분의 삶과 정신에 대해 부정할 수 없는 존경심이 여전히 제 가슴 속에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긍정하는 세상과 인생의 범주 내에서는 그렇게도 청빈하고 진실하게 사셨던 목사님까지도, 그분이 악의 세력이라고 생각한 대상에 대해서는 그토록 무자비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세뇌시킨 그 무서운 종교적 마약성에 대해서 치를 떨 뿐입니다.
한경직 목사님에 대해서는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게 오늘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주제는 아니기에, 그분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또 한 분의 이른바 보수정통, 그러니까 복음주의 목사님이 계십니다. 옥한흠 목사님이십니다. 그분 역시 한경직 목사님처럼 뛰어난 설교와 진실한 삶과 신앙으로 후배 목회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신 분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제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의 큰아들 옥성호씨가 기독교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일에 나섰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그의 등장과 활동에 한국 교계가 적잖은 충격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어느 목사는 그를 ‘옥한흠 목사님이 낳은 괴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 눈에, 그는 거짓 예언자에 맞서 기독교의 진실을 알리는 지성인이며, 옥한흠 목사님과 방향은 다르지만 양심의 소리를 거스를 수 없는 진실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자기 아버지를 꼭 닮았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이, 괴물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정말로 훌륭한 아들을 낳으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의 등장이 너무나도 반가운 이유는, 그동안 제가 기대해왔던, 진리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젊은 지성인의 출현을, 그가 한국 교계에 당당히 선포하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는 저의 활동조차 비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니, 아마 그럴 것입니다. 그는 기독교의 경계를 넘어섰고, 저는 그 경계를 완전히 넘지 않고, 또는 넘지 못하고, 여전히 경계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기독교의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교회 조직 안에 남아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진보기독교인을 어느 면에서는 보수기독교인보다 더 경멸합니다. 위선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저는 변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80% 정도는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동의하지 않는 20% 중에서, 10%는 견해차이지만, 나머지 10%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저의 애정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의 등장이 반갑습니다. 그는 저보다 더 거침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는 그게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년간,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면서 많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8권의 단행본을 출간하고, 많은 칼럼과, 300편이 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기독교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제 능력의 한계도 많이 느꼈습니다.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시작한다고 선언한 21년 전에는, 10년쯤 지나면 교계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 신념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남겨두겠지만, 만일 내 견해가 옳음에도 불구하고 귀담아듣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누렸던 한국 교회의 영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과연 한국교회가 많이 쇠퇴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가진 독선과 배타성은 별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최근에는 전광훈이나 손현보 같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더욱 난폭해지고 더욱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칠순이 되는 지금, 저는 건강 문제를 비롯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이제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저것 일을 벌리기보다는 한두 가지로 제한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습니다.
새로운 책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에 올린 <류상태성서강해> 영상을 이 글방에 글로 올리는 작업을 지금 계속하고 있는데, 혹 어느 출판사에서 제안이 온다면, 이 자료를 몇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출간이 되지 않더라도 저는 성서 전체를 강해하는 이 작업을 계속 수정하고 교정하는 일을 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지속할 생각입니다. 성서의 세계가 워낙 방대하여 수정과 교정을 거듭할수록 이 작업은 결코 완성할 수 없는 것이며,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 붙들고 씨름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류상태설교>를 간간히 유튜브에 올리고, 그 중에서 일부는 칼럼으로 이 방에 옮기는 일도 힘닿는 대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외에는 제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제가 해온 일을 이어서 할 젊은 목회자들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젊은 목회자들 가운데 기독교에 대한 진실을 솔직히 말하는 목회자를 찾는 일은 실패했다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젊은 목회자는 많이 있었지만, 비유하자면, 내 집 밖 동네 청소하는 젊은이는 많았지만, 내 집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 젊은이는 찾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기독교 교리문제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젊은 신학자나 목회자들을 몇 분 발견하기는 했습니다. 학식과 교양을 아울러 갖춘 그들은 기존 목사들과는 달리 독선적이지도 않고 배타적이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으면서도 기독교 교리를 세련된 방법으로 거부감을 갖지 않게 설명하여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들은 기독교 조직이 그어놓은 선은 조금도 넘지 않았습니다. 저 정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것 같지 않은데 왜 그 이상 말하지 못하는 걸까요?
조직에 속한 사람은 조직이 싫어하는 말을 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여 저는, 그들 젊은 목회자나 신학자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서 한 편으로 기쁘기도 했지만 답답한 마음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목회자는 아니지만, 신학자도 아니지만, 옥성호씨를 인터넷에서 만난 것입니다. 목회자도 신학자도 아니기에 더 자유롭게, 거침없이 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 그는 아버지 옥한흠 목사님을 꼭 빼닮았기에 목회자나 신학자의 길을 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 걸음만 들여놓아도 성공의 궤도를 질주할 수 있었겠지만, 그는 그 위선의 길을 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정말 아버지를 꼭 빼닮았습니다. 외모도 닮았구요.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대며 차분히 논리를 전개해가는 모습도 아버지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그를 그나마 저의 글과 영상을 가까이 하시는 소수의 벗님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는 이미 교계에서 저보다 훨씬 더 유명해졌고, 훨씬 더 큰 능력으로 뚜벅뚜벅 자기의 길을 걷고 있지만, 혹 아직 모르는 분들도 계실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소개문을 올리기로 한 것입니다. 유튜브로 들어가서 ‘옥성호’ 이름만 치면 그와 관계된 동영상이 나오므로 자유롭게 시청해보시기 바랍니다.
옥한흠 목사님이 하실 수 없었던 기독교에 관한 모든 진실이 아들 옥성호씨를 통해 세상에 온전히 드러날 수 있기를 두손 모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