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코스 도보 여행
1.언제:2012.2.6
2.어디로:김포공항(이스타항공)->제주공항->성산포->광치기해변->
성산갑문->조가비박물관->종달~시흥 해안도로->종달초등학교->
알오름->말미오름->성산일출봉
입춘이 지났지만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김포공항을 박차 오른 비행기는
약 1시간 남짓을 창공을 날아 남쪽 섬 제주공항에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키큰 야자수 나무 사이로 구름모자를 쓰고 있는 한라산이 멀리 보이는
잔뜩 흐린 날씨의 제주 공항에서
곧바로 제주의 동쪽, 성산포로 내달려
제주올레 1코스가 끝나고 2코스가 시작되는 광치기 해변에 설레는 마음으로 서서
제주 올레 1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일출봉을 거쳐 성산갑문을 지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후 내내 쉼없이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바닷길을 따라 돌담길을 걷고
알오름과 말미오름을 오르내려 1코스를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제주올레 1코스는 비내리는 날 걸어설인지 운치로 가득한 길이었습니다.
바닷길과 돌담길,오름으로 이어지는 그 길이
일상에 지칠 때면 가끔 그리워 듯 합니다.
어느새 저가 항공사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불과 얼마 전 제주항공의 프로펠러 항공기가 유일한 저가 항공사였는데
지금은 이스타,티웨이,진에어,에어부산..등이 생겨서 제주로 가는 항공기 요금에
거품이 빠지면서 제주 여행객수가 급증했습니다.
김포~제주 행 이스타 항공의 편도 요금은 공항이용료와 유류할증료등을 포함하여
4만2천원선입니다.<평일 기준>
제주올레 1코스 개념도
그리운 바다 성산포
바다로 가는 길은
영원한 고향으로 가는 길
모래알에 새겨진 수 많은 사연들
해무에 묻힌 그리운 얼굴들
모두 사라진 쓸쓸한 해안선에
너 혼자서 파란 손수건 흔들며 서 있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순례자의 머나먼 고행길 종착지
언제나 너 그 자리에 있었건만
내 마음 뭍으로 뭍으로 향해
망각의 어두운 동굴 속에서
너 홀로 울고 있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영원을 다짐하는 길
누구에게나 숙명이 있듯이
너는 나에게 천년 묵은 청동빛 인연
바람결에 너의 푸른빛 체취라도 묻어 오면
나는 그 때 처럼 다시 바다가 되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먼 옛날의 갯바위 같던 내게로 돌아가
태고적 원시의 참나를 만나는 길
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
나만 부초처럼 이방의 땅을 떠도는 섬이었다.
바다로 가는 길은/이문희
성산 일출봉
눈 감으면 보일거다.
떠나간 사람이 와 있는 것처럼 보일거다.
알몸으로도 세월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거다.
밤으로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
바다로도 닳지 않는 진주로 살거다.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에서>
광치기 해변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이생진,'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
성산갑문
성산 갑문에서 바라 본 일출봉
종달리 해안도로를 걸으면서 바라본 바다
제주올레 1코스에서 바라 본 우도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해서 '우도'라고 합니다.
우도에도 섬 한바퀴를 도는 올레길이 생겼습니다.
비 내리는 올레길<종달~시흥 해안도로>
종달리
종달리
돌담 넘어 백구의 시선은 낮선 나그네를 경계하는 눈빛은 아니었습니다.
잠시 눈을 맞추며 교감을 나눕니다.
금새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로 분기탱천한 동백이 낮선 나그네을 반깁니다.
마침내 사자가 솟구쳐 올라
꽃을 활짝 피웠다
허공으로의 네 발
허공에서의 붉은 갈기
나는 어서 문장을 완성해야만 한다
바람이 저 동백꽃을 베어물고
땅으로 뛰어내리기 전에
동백이 활짝, /송찬호
종달리 마을의 돌담집
큰길에서 집 대문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제주 방언으로 '올레'라고 합니다.
종달리 마을 돌담길옆 올레길이 정겹습니다.
청보리 밭
청보리밭의 파릇한 새싹위에도 비가 내리고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색깔의 문제를 안고
돌담길을 걷고 오름을 오르 내리고 바다길을 걸으면서
일상에 지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합니다.
걷기 여행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풍경이 위안이 되는 길!
걸으면서 마음속 응어리를 녹여내는 길!!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비가오나 눈이오나 올레길에는 사철 걷는이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비 내리는 종달 수다뜰 인근을 지나며
비에 젖은 유채꽃
알오름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이렇게 융단을 깔아놓아 비내리는 날에는
걷기가 월씬 수월했습니다.
알오름 정상
새알을 닮아 '알오름'이라 합니다.
알오름에서 내려다 본 종달리
말미오름에서 내려다 본 성산포
비 내리는 성산포
알오름 내려가는 길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취하라고
섬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 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중>
올레길을 걷다보면 때때로 길을 잃고 헤맬때가 있습니다.
그 때 찾게 되는것이 바로 이 표식입니다.
눈 높이에 맞춰 나뭇가지에 곱게 매달아 놓은 모양새가
도보 여행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습니다.
동백꽃이 질 때
비에 젖은 동백꽃이
바다를 안고
종일토록 토해내는
처절한 울음소리를 들어보셨어요?
피 흘려도
사랑은 찬란한 것이라고
순간마다 외치며 꽃을 피워냈듯이
이제는 온몸으로 노래하며
떨어지는 꽃잎들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거부하고
편히 살고 싶은 나의 생각들
쌓이고 쌓이면
죄가 될 것 같아서
마침내 여기
섬에 이르러 행복하네요
동백꽃 지고 나면
내가 그대로
붉게 타오르는 꽃이 되려는
남쪽의 동백섬에서……
- 이해인 수녀님,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중에서-
제주올레 1코스를 마치고 비 내리는 성산포구에서 제주산 은갈치 한마리를 샀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조림을 해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 배추는 말미오름을 내려와 길가 텃밭 수확을 끝낸 밭에 남아있는 한 포기를 뽑아왔습니다.
우중에 걸었던 제주올레 1코스는 힘들었던만큼 더 오래 기억에 남을것같습니다.
걷는다는 것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다지는 일이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이 나아갈 길을 꿈꾸는 일이기도 하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사진,글
첫댓글 1코스 근처에 맛집으로는 옛날옛적, 생선쌈집 등이 있지요. 사진만봐도 고생 많이 하셨군요 고생한만큼 후일 아름다운추억이 되겠지요
다음에 갈 때는 추천 맛집 꼭 들러보겠습니다.^^
제주 생생한 모습 사진으로 감상하니 또 가보고싶은 마음이 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가항공이 많이 생겨 제주 여행의 부담이 많이 줄어서인지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이 급증했습니다.
저 역시 기회가 되면 자주 가보고 싶은곳이 제주도입니다.^^감사합니다.
저희는 말미오름 아래에서 무우 버려진것 주워 먹었는데....ㅎㅎㅎ
^^이번에 갔더니 무우밭에 무우를 수확하지 않아 그대로 방치해둔 밭들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친구들과 올래 올 코스 ~ 올래길을 지나가는데... 채소값이 싸다고 갈아 엎어놓은 밭에 양배추가 있는데...
숙소로 돌아올때 차마 그걸 주워 올수가 없어서 마켓에서 사가지고 들어 왔답니다~~ ㅎ
애써 농사지어 수확도 못하는 농심이 저 역시 안타깝게 생각되더군요.
저는 숙소 앞 밭에서 주인의 허락을 받고 무우 몇 포기 뽑아 갈치 조림 해먹었는데 무우가 정말 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