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급 제도는 일본의 바둑에서부터 발달한 것인데 유도, 가라데, 합기도, 검도 등 모든 무도에서 그 기능의 수준과 경력의 정도를 단, 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일본에서 기예에 단급을 메기는 제도의 근원은 중국의 위기구품(圍棋九品)에서 비롯된다. 위기구품(圍棋九品)은 송(宋)의 장의(張擬)가 저술한 기경(棋俓)의 품격편에 있는 것으로서 바둑의 품격을 9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일본인은 어려운 한문식 품계를 간략하게 초단에서 9단으로 정리하였다.
1) 초단 : 수졸(守拙)
- 모자라나마 지킬 줄 아는 실력을 갖추었다.
2) 2단: 약우(若愚)
- 아직도 어리석기는 하지만 최소한 도모를 할 줄 안다.
3) 3단 투력(鬪力)
- 싸울만한 힘이 생겨 이제 나설 수 있다.
4) 4단 : 소교(小巧)
- 어느 정도의 기교를 부릴 줄 안다.
5) 5단 : 용지(用智) - 지략을 부릴 줄 안다.
6) 6단 : 통유(通幽)
- 상대의 속임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깊이에 도달했다.
7) 7단 : 구체(具體)
- 기예의 근간을 구체적으로 구비하고 어떠한 기술도
다할 수 있다.
8) 8단 : 좌조(坐照)
- 가만히 앉아서도 훤히 내다보는 수준으로 기예의
개념을 넘어섰다.
9) 9단: 입신(入神)-신의 경지에 들어섰다.
기예에서 단급을 정할 때 9단을 최고단으로 하는 것은 9라는 숫자를 최고의 숫자로 생각하는 역경(易經)의 사상에 연유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생수(生數)인 1,2,3,4,5의 다섯 개의 숫자중에서 양수인 1,3,5를 합한 숫자 9를 성수라고 해서 가장 높고 큰 숫자로 받든다.
간혹 이런 단의 뜻을 모르고 10단이니 12단이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의해야 할 일이다.
급은 단의 품계 아래를 여러 개로 나눈 것인데 입단의 바로 밑을 1급으로 하고 바둑의 경우에는 18급까지 있으나 무예에서는 보통 8급을 최하급으로 하고있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무술이 이 단급제도가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필자가 1988년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중국의 무예에는 단급이 없었다.
태권도에서도 단급제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1972년 부터는 15세 미만의 유단자에게는 “품”이라는 품계를 하나더 상용하고 있다. 품은 1품에서 3품까지 3단계로 나누는데 1품은 초단에 해당하고 3품은 3단에 해당된다.
그런데 단은 한계단 두계단.......처럼 숫자가 높을수록 품계가 높은 것이고, 급은 제1급, 제2급 등과 같이 숫자가 많은 쪽이 등급이 낮다. 따라서 품은 천하일품이라는 말처럼 숫자가 작은 쪽이 품계가 높은 것이 되어야 옳은데 어의상 혼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