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카드를 바꾼 사람은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 Golden Dawn · Waite · Smith
RWS는 Marseille의 그림을 조금 현대적으로 고쳐 그린 덱이 아니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번호가 바뀌고, 이름이 바뀌고, 상징이 추가되고, 무엇보다 PIP 40장이 Scene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RWS를 이해하려면 완성된 카드만 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누가 무엇을 바꾸었고, 그 변화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보아야 한다.
이 질문의 중심에는 세 이름이 있다.
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 Arthur Edward Waite, Pamela Colman Smith.
Golden Dawn — Tarot을 ‘대응체계’ 안에 다시 배치한 집단
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은 1888년 런던에서 조직된 서양 밀교 결사였다. William Wynn Westcott, Samuel Liddell MacGregor Mathers, William Robert Woodman이 창립에 관여했고, 회원들은 단계별 입문 체계를 통해 의식마술·카발라·점성술·연금술·히브리 문자·원소론 등을 함께 연구했다.
Golden Dawn이 Tarot을 만든 것은 아니다. Tarot은 이미 수세기 전부터 존재했다.
Golden Dawn의 중요성은 기존의 Tarot을 다른 서양 밀교 체계와 정교하게 대응시키고, 그 대응을 하나의 교육·입문 체계 안에 넣었다는 데 있다.
Golden Dawn은 Tarot의 기원이 아니라, Tarot을 거대한 Correspondence System 안에 재배치한 집단이다.
Major Arcana 22장은 히브리 문자 22자와 연결되고, 행성·별자리·원소와 대응되었다. Minor Arcana 역시 네 원소, 점성술적 구간, 세피로트 등과 연결되면서 카드 한 장이 여러 상징체계의 교차점이 되었다.
이 방식은 후대의 Waite, Crowley를 비롯한 영어권 오컬트 타로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Golden Dawn을 이해할 때 핵심은 ‘비밀결사’라는 외형보다, 서로 다른 상징체계를 표와 관계망으로 묶어낸 방식에 있다.
| Golden Dawn이 한 일 | 의미 |
| Tarot ↔ Hebrew letters | Major 22장을 히브리 문자 22자와 대응 |
| Tarot ↔ Astrology | 행성·별자리·원소를 카드와 연결 |
| Tarot ↔ Kabbalah | Tree of Life와 카드의 위치 관계를 조직 |
| Tarot ↔ Element system | Wands·Cups·Swords·Pentacles를 원소 체계와 연결 |
중요한 점은 여기서도 대응과 기원을 구분하는 것이다.
Golden Dawn이 Tarot과 히브리 문자, 점성술, 카발라를 정교하게 연결했다는 사실과, Tarot이 처음부터 그 체계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Correspondence ≠ Historical Origin
A. E. Waite — 체계를 숨기면서도 카드 안에 남긴 사람
Arthur Edward Waite (1857–1942)는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작가이자 서양 밀교 연구자였다.
Golden Dawn 계열에 참여했지만, 그의 관심은 단순한 의식마술에만 있지 않았다. 신비주의·기독교 신비사상·성배 전승·연금술 등 폭넓은 분야를 연구했다.
1910년 출간된 The Pictorial Key to the Tarot에서 그는 자신이 관여한 새로운 Tarot deck을 설명한다.
그런데 Waite의 글에는 흥미로운 특징이 있다.
그는 모든 비밀 대응관계를 노골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동시에 기존 Tarot의 일부 요소를 분명히 수정한다.
체계를 그대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체계의 흔적을 Image 안에 남긴다.
Pamela Colman Smith — 체계를 실제 장면으로 만든 사람
Pamela Colman Smith (1878–1951)는 영국의 화가·삽화가·무대미술가였다.
미국과 영국, 자메이카를 오가며 성장했고, 연극·출판·삽화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녀 역시 Golden Dawn과 연결되어 있었다.
1909년 Waite의 지도 아래 78장의 Tarot deck을 그렸다.
여기서 Smith의 역할은 단순한 ‘그림 담당자’로 축소하면 안 된다.
특히 PIP 40장에서 그녀가 한 일은 결정적이다.
Marseille 계열에서 주로 Suit symbol의 배열로 존재하던 카드를 사람이 행동하는 Scene으로 바꾸었다.
이것이 RWS의 가장 큰 시각적 혁신 가운데 하나다.
1. RWS는 무엇을 그대로 두었는가
새로운 덱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바꾼 것은 아니다.
Major 22장, PIP 40장, Court 16장이라는 기본적인 78장 구조는 유지된다.
Suit도 기본적으로 네 체계를 유지한다: Wands, Cups, Swords, Pentacles.
Major 역시 전통적인 인물과 핵심 도상을 상당 부분 이어받는다.
The Emperor는 여전히 황제이고, Death는 여전히 죽음의 도상을 가지며, The World는 여전히 중앙 인물과 주변 네 형상의 구조를 유지한다.
따라서 RWS는 새로운 덱을 처음부터 만든 것이라기보다 기존 구조를 보존하면서 내부의 표현방식을 크게 재설계한 것에 가깝다.
2. 무엇을 바꾸었는가 — Justice와 Strength
가장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가 Number와 Position이다.
Marseille에서는 일반적으로 VIII La Justice (Justice), XI La Force (Strength)가 놓인다.
RWS에서는 VIII Strength, XI Justice가 된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 교체가 아니다.
제10장에서 보았듯 Position이 바뀌면 앞뒤 관계가 달라진다.
즉 Waite는 두 장의 Name과 기본 Image는 크게 유지하면서 Position을 이동시켰다.
이 사례 하나만으로도 Name / Number / Position / Image를 분리해서 보아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다.
3. 무엇을 바꾸었는가 — The Fool의 0
The Fool은 또 다른 중요한 사례다.
초기 Tarot에서 Fool은 번호가 없거나 Sequence 밖의 특별한 카드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RWS에서는 명확하게 0 The Fool이 된다.
즉 기존의 모호한 위치가 하나의 Numerical Position으로 고정된다.
그러나 0은 흥미로운 수다.
I보다 앞에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첫 번째 수와는 다르다.
따라서 RWS의 Fool은 Sequence 안으로 들어오면서도 경계를 유지한다.
4. 가장 큰 변화 — 40장의 PIP이 Scene이 되었다
그러나 RWS의 가장 큰 변화는 Major가 아니다.
Minor Arcana의 PIP 40장이다.
Marseille의 PIP에서는 Number + Suit + Pattern이 전면에 나타난다.
RWS에서는 Number + Suit + Scene이 된다.
Five of Cups는 더 이상 다섯 개의 Cup만 보여주지 않는다.
한 사람이 쓰러진 세 Cup을 바라보고 있고, 뒤에는 두 Cup이 남아 있다.
Seven of Swords에서는 한 사람이 Sword들을 들고 이동한다.
Ten of Wands에서는 한 사람이 열 개의 Wands를 짊어지고 간다.
즉 Number와 Suit가 행동·공간·인물·관계가 있는 Scene으로 번역된다.
5. Waite의 뜻과 Smith의 그림은 같은 것인가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RWS를 흔히 Waite가 설계하고 Smith가 그대로 그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분석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처리하면 안 된다.
Waite가 기본 방향과 상징체계를 제시했더라도, 실제 화면에서 인물이 어디를 바라보는가, 어떤 자세를 취하는가, 배경에 무엇을 넣는가, 공간을 어떻게 나누는가, 여러 인물을 어떤 관계로 배치하는가는 시각적 구성의 문제다.
따라서 RWS를 연구할 때는 Waite의 Text와 Smith의 Image를 따로 검사해야 한다.
이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6. Text와 Image는 일치하는가
이 책에서는 이 문제를 실제로 검사한다.
Waite의 The Pictorial Key to the Tarot에 적힌 설명과 Smith가 그린 그림을 나란히 놓는다.
그리고 묻는다.
글에 있는 요소가 그림에도 있는가.
그림에 있는데 글에는 없는 요소가 있는가.
그림의 Direction과 Relation이 글의 설명과 일치하는가.
Smith가 독자적으로 추가한 것으로 보이는 시각적 요소가 있는가.
이렇게 하면 RWS를 ‘Waite의 Tarot’이라고만 부르는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7. 그래서 RWS라는 이름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RWS라는 명칭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ider — Waite — Smith, 세 이름이 들어간다.
Rider는 출판, Waite는 체계와 기획, Smith는 Image의 실제 구현을 대표한다.
특히 이 책처럼 Image를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경우 Pamela Colman Smith를 이름에서 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Rider–Waite–Smith (RWS)를 사용한다.
8. Golden Dawn은 원인인가, 배경인가
여기에서도 조심해야 할 문제가 있다.
RWS의 모든 요소를 Golden Dawn에서 직접 가져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Golden Dawn은 중요한 배경이다.
그러나 Waite 개인의 신비주의적 관심도 있었고, Smith의 미술적 선택도 있었다.
또 더 오래된 Tarot 전통에서 이어진 요소도 존재한다.
따라서 세 층을 구분해야 한다.
Inherited Tradition — 기존 Tarot에서 이어진 것
Golden Dawn Correspondence — 밀교 체계에서 들어온 것
Waite–Smith Transformation — RWS 제작 과정에서 새롭게 정리되거나 시각화된 것
이 셋을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9. Correspondence와 Historical Origin은 다르다
Golden Dawn의 대응체계는 강력하다.
Tarot과 Astrology, Hebrew Letters, Kabbalah 등을 서로 연결한다.
그러나 대응관계가 있다고 해서 역사적 기원이 같다는 뜻은 아니다.
이 원칙은 이 책 전체에서 매우 중요하다.
Correspondence ≠ Historical Causation
후대의 체계가 두 대상을 정교하게 연결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처음부터 함께 태어났다는 증거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와 ‘거기에서 유래했다’를 구분한다.
10. Smith의 Scene을 다시 구조로 분해한다
Smith가 만든 PIP Scene은 처음에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4장과 제12장에서 만든 관찰법을 적용하면 다시 분해할 수 있다.
Figure — 누가 등장하는가
Gaze — 어디를 보는가
Direction — 어느 쪽을 향하는가
Gesture — 무엇을 하는가
Object — 무엇을 들거나 접촉하는가
Relation — 누구와 무엇이 연결되는가
Space — 어떻게 떨어져 있는가
Motion — 움직임이 있는가
즉 Smith의 Scene을 다시 Structure로 환원할 수 있다.
11. Marseille → RWS는 무엇이 추가된 것인가
이제 두 계열을 같은 카드끼리 놓아보면 변화가 명확해진다.
Marseille: Number + Suit + Pattern
RWS: Number + Suit + Figure + Action + Relation + Space + Scene
그러나 앞의 구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위에 새로운 정보층이 올라갔다.
따라서 변화는 Replacement보다 Addition에 가깝다.
RWS는 기존 PIP 구조를 없앤 것이 아니라, 그 구조 위에 Scene이라는 새로운 층을 올렸다.
12. 그래서 ‘영향’을 추정하지 않고 검사해야 한다
어떤 RWS 이미지가 이전 작품과 닮아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Smith가 그것을 보고 그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닮음과 영향은 다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Observation → Similarity → Documentary Evidence → Historical Claim 순서를 지킨다.
즉 닮음 ≠ 영향이다.
이 원칙은 우리가 역사 연구에서 Dummett와 Depaulis에게 배운 태도와 다시 연결된다.
13. 세 사람, 세 층
RWS를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버리면 내부 구조가 잘 보이지 않는다.
구분하면 오히려 선명하다.
| 층 | 핵심 역할 |
| Golden Dawn | Correspondence의 체계 |
| A. E. Waite | 선택·기획·재배열 |
| Pamela Colman Smith | Image·Scene·Relation의 구현 |
그리고 그 결과물이 RWS다.
RWS는 한 사람의 작품이라기보다
전통 · 체계 · 기획 · 이미지가 만나는 교차점이다.
14.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RWS가 중요한 이유는 새 그림을 그렸기 때문만이 아니다.
기존 Tarot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그 위에 새로운 Correspondence와 Scene과 Relation을 겹쳐 놓았기 때문이다.
Golden Dawn은 구조적 배경을 제공했고, Waite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옮길지 선택했으며, Smith는 그것을 실제 Image로 만들었다.
따라서 RWS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카드의 뜻을 읽는 일이 아니다.
무엇이 전승되었고, 무엇이 이동했으며, 무엇이 새로 추가되었는가를 분리해서 보는 일이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면 제3부 WHO?가 끝난다.
제13장 · Golden Dawn · Waite ·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