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을 공부하고 작물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글을 읽고 한번쯤은 작물을 상대로 한 마케팅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쌀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작물또 한 비슷한 처지 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입농산물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작물의 브렌드화로 승부를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 듭니다.
쌀을 연구, 공부하는 사람, 벼농사를 공부하는 사람, 농업벤쳐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참조글입니다. 그리고 쌀이 아니더라도 식량작물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읽고 넘어가는 것 보다는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 글의 내용은 인동초(생명자원과학부 창업 동아리;대표 식량자원학전공 96학번 최지홍)의 자체 조사 및 마케팅연구 에 따른 글입니다. 부디 생명자원과학부 교수님 ,선배님, 동기, 후배님들의 많은 질책을 바랍니다.
'쌀' 이제 브랜드로 먹는다.
브랜드 쌀 전성시대가 열렸다. 요즘 널리 알려진 브랜드 쌀은 값이 비싸도 불티나게 팔린다.반면 알려지지 않은 쌀이나 브랜드 없는 쌀은 아무리 싸도 외면당하기 일쑤다.
백화점 할인점이나 슈퍼마켓뿐이 아니다. 동네 쌀가게에서도 브랜드 없는 쌀은 뒷전으로 밀린다. 농민들도 달라졌다. 예전과는 달리 자기네 브랜드를 띄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예전 서울 양재농산물물류센터에서는 전남 브랜드인 '풍광수토'와 충남브랜드인 '청풍명월' 판촉행사가 예전에 대대적으로 열린적이 있다.
농민들은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야 제값 받고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 것 이다.
브랜드 어떤 것이 있나
시판되고 있는 쌀 브랜드는 2백가지 이상이다. 이 가운데 농협의 브랜드가 1백70여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영농법인이나 개인이 만든 브랜드이다.
생산지역에 따라 도 단위 브랜드와 군 단위 브랜드, 면 단위 조합 브랜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도 브랜드로는 '풍광수토' '청풍명월' 및 '전북 브랜드인 EQ2000' 등이 있다.
쌀 부대에 쓰인 '청결미' 또는'품질인증'이란 표현은 품질을 짐작케하는 척도가 된다.청결미는 농협의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나온 쌀이다.
'청결'이라고 칭하는 것은 도정과정에서 분무방식으로 쌀에 뭍은 가루를 닦아내 깨끗하다는 의미에서다.
청결미중 '품질인증'이라고 씌인 쌀은 농산물검사소가 인증해준 쌀로20kg당 다른 쌀에 비해 5백원에서 1천원 이 더 비싸게 팔린다.
쌀 브랜드에는 대개 산지 이름을 넣는다. 가령 철원군 브랜드인 철원오대쌀 은 철원평야에서 생산된 것이다. 간혹 원산지(쌀 포대에 씌여 있음)가 다른 경우도 있다.
쌀 포대에 'XX쌀'이라고 씌어 있다고 반드시 XX지역에서 생산된 쌀은아니다. 즉 XX지역에서 생산된 벼가 동나면 다른 지역에서 벼를 사다가 도정한뒤 'XX쌀'이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이는 우리나라 쌀경쟁력 을 약하게 하는 행위이다. 이를 빨리 수정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가격 상위 브랜드
쌀 값은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체로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생산된 품질인증미가 비싸게 나간다.반면 남부지방 간척지쌀이 싼 편이다.가격 1위는 이천군 브랜드인 '이천임금님표쌀'이다.
똑같은 품질인증미 인데도 여주쌀 보다는 1천원이상, 철원쌀보다는 2천원이상 비싸다.
전라남도가 경기도쌀 에 대항하기 위해'골드'라는 꼬리표를 붙여 내놓은'풍광수토 골드'는 가격순위가 5위이다.
경기.강원 이외 지역의 쌀로는 가장 비싸다.값이 비싸다고 반드시 밥맛도 좋은 것은 아니다.특히 요즘 시판되는 햅쌀의 경우엔 고가품과 저가품간의 밥맛 차이가 미미하다.
하지만 소비자는 일단 특정 쌀에 입맛을 들이고 나면 좀체 브랜드를 바꾸지 않는다. 이는 브랜드마케팅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대개 값 싼 브랜드 쌀을 사간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소비자를 위해 좀더 맛있는 쌀을 권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더 나을 것이다.
선호하는 브랜드
서울 사람들이 선호하는 쌀은 이천쌀, 여주쌀, 철원쌀, 등이다. 농협유통 양곡사업본부 집계에 따르면 작년 9월말까지 가장 많이 나간 쌀은 철원오대쌀이다. 이 쌀은 최근 5년새에 급부상했다.
모이유식 광고에 등장한뒤"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오염되지 않은 쌀"이라는 이미지를 굳힌 덕이다.
이천임금님표쌀 은 고급쌀의 대명사로 통한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쌀로 알려져 서울 강남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임금님표'마크와 '품질인증'이란 문구가 함께 찍힌 쌀이 비싸다.
'여주여마표쌀'이나 '5000년전통김포쌀'도 이천쌀에 못지 않은 고급쌀로 분류된다.
강북지역에서는 북파주농협이 출하한 북파주쌀도 많이 나간다. 음식점 경영주들이 많이 찾는 저가 브랜드로는 예천 용궁진상미,남원춘향골쌀 ,부여백마강쌀, 산청메뚜기쌀 등이 있다.
결론
그러므로 쌀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나 벼농사를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단순히 농사를 지어서 쌀을 파는 것 뿐만 아니라 쌀을 전문적으로 마케팅 하여 하나의 상품으로 거듭되어 수입농산물 중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쌀 시장 개방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쌀브랜드 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은 좋은 쌀을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의 입맛은 속이지 못한다고 하나, 또 하나의 입맛의 특징은 한번 맛들인 것은 잘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로 브랜드마케팅을 통한 맛있는 쌀의 이미지를 구축하여 수입 쌀에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