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엔화약세 유도 전략... 국내기업에 악영향

100엔당 원화값 994원.... 1000원선 붕괴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돈을 풀면 엔화값이 더욱 약세로 돌아서고, 이로 인해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4.69원(서울 외환시장 종가 기준)을 기록했다. 하루 전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1018.8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엔화의 상대가치가 24.11원 떨어진 셈이다. 이에 대해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배경에는 연초부터 엔화값이 강세로 돌아서자 이를 다시 약세로 돌이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며 "중기적으로 보면 엔화 약세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추가 지급준비금에 한해서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것과 달리 일본은행은 당좌예금 일부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만큼 일반인들이 은행에 돈을 예치할 유인을 줄이고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또 자연스레 엔화 약세도 유도할 수  있다.     그동안 일본이 엔화값을 떨어뜨리면 우리 수출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다.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일 제조업 대중국 수출단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이 대중국 수출단가는 -`.8%, 수출물량은 -0.3%로 모두 하락세를 보인 반면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는 0.8% 떨어지는 데 그쳤다. 수출물량은 오히려 1.4% 늘었다. 제조업 2498개 품목 중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한국보다 높은 품목은 2011년 1778개나 됏지만 2014년에는 1540개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그레이트 다이버전스(Great Divergence)가 더욱 확대될 것을 염려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에 일본이 오히려 금리를 떨어뜨려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이로인해 우리 경제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는 국제 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원화값을 무조건 떨어뜨릴 경우 외국인 자금이 크게 이탈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잇다"면서 "한은은 더욱더 복합적으로 현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