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외 4편 / 오순택
오리 세 마리가
연못에 글 쓰러 간다.
오리는 공부하러 갈 때는
꼭 줄을 서 간다.
오리는
참 착한 학생이다.
낚시
아빠는
강에
물음표를 놓았습니다.
강은
대답대신
고기 한 마리
올려보냅니다.
아기 염소가 웃는 까닭
꽁지 몽땅한 새가 날아가면서
싼 똥
민들레 꽃잎에
똑-
떨어졌다.
민들레 얼굴이 노래진다.
새순을 뜯어먹고 있던
아기염소가
까르르 웃는다
구름 한 입 베어 먹고
뭉게구름이
산밭 언덕에 내려와 놀고 있었어요.
아기염소가
나뭇잎인 줄 알고
한 입 베어 먹었어요.
- 안돼
바람이 깜짝 놀라
구름을 몰고 가버렸어요.
징검돌
개울을 건널 때
등을 내어 준
돌이 아파할까 봐
나는 가만가만 밟고 갔어요.
동시집< 아기염소가 웃는 까닭> 2009. 청개구리
오순택 시인 (아동문학가)
전남 고흥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골마을에서 태어났으며, 1966년 『시문학』 『현대시학』에 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풀벌레 소리 바구니에 담다』『까치야 까치야』『아름다운 느낌표』『꽃과 새』『꼬마 시인』『산은 초록 삼각형이다』『채연이랑 현서랑』『그곳에 가면 느낌표가 있다』 등 여러 권의 동시집과 『그 겨울 이후』『탱자꽃 필 무렵』『남도사』 등의 시집을 펴냈습니다. 대한민국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계몽아동문학상, 박홍근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30여 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지금은 어린 손자, 손녀들과 놀며 글쓰기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예쁜 글이네요. 복사해서 우리 애기에게 보여줘야겠어요.
츠암, 아동적이네요. ㅎ 그래서 이래 살풋 웃음 띄워보는...
새순을 뜯어먹고 있던
아기염소가
까르르 웃는다 ...동시 한귀퉁이를 뜯어먹고 끄억~ 잘 먹었다...하자마자 데굴데굴 튕겨 나오는 미소...^*^
이런 시 종일 읽고 마음 맑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