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7> 쿠바 담배 토바코(Tobacco)
2018년 3월, 나는 홀로 콜롬비아(Colombia) 여행을 마치고 곧바로 쿠바로 들어와 골고루 여행했다.
400여 년간 스페인의 통치를 받던 쿠바(Cuba)는 1901년, 스페인이 몰락하자 정권을 되찾지만, 바로 미국의 코앞이라 미국이 정권을 휘어잡는 고난에 빠진다. 당시 쿠바 대통령은 미국과 손을 잡고 있던 살디바르(Batista y Zaldívar)였는데 미국이 쿠바의 모든 경제권은 잡고 있었다.
보다 못한 혁명투사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가 공산정권(소련)과 손을 잡고 혁명전쟁을 일으켜 1958년 마침내 정권을 잡는데 결국, 카스트로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과 부딪히는 수난을 겪는다.
쿠바(Cuba)는 미국 바로 아래 카리브해에서 제일 큰 섬으로, 바로 미국의 코앞에 있으니 참을 수 없었던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전쟁을 선포하는데 다행히 소련은 국내 정권분쟁이 복잡하던 시기라 물러섬으로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카스트로는 공산정권을 이어 가면서 경제난으로 숱한 고난을 겪다가 건강이 악화(惡化)되자 동생 라울 카스트로(Raul Castro)에게 정권을 물려주고 2016년 90세를 일기로 타계(他界)한다.
2018년 내가 쿠바를 방문했을 때, 형보다 더욱 지독한 공산주의자였던 동생 라울은 경제적 고난을 이길 수 없어 마침내 미국과 화해하고 관광객에게 문을 여는 첫해였으니 나도 복이 많은 셈이다.
쿠바(Cuba) 이야기를 꺼낸 것은 쿠바 담배인 시가(Cigar) 토바코(Tobacco)를 위해서...
안마당(아침 식사 장소) / 토바코(Montecristo) / 담배친구 삘라르(Pilar) / 혁명광장(뒤: 피델 카스트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Habana)에서 4박을 했던 숙소(宿所)가 비야 레이나(Villa Reina)였는데 1박에 30꾹(35달러 정도)이다. 숙소의 부인은 혼혈로 물라토(Mulato/흑인+백인)인지 잠보(Zambo/흑인+인디오)인지 검고 큰 눈동자가 매력적이었다.
내 방은 아름다운 작은 정원이 있는 안뜰이었는데 3월 초인데도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했고, 벌(Bee) 정도의 크기인 작은 새(벌새/Bumble Bee)가 벌(Bee)처럼 붕~ 날개를 펄럭거리며 꿀을 빤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집 안주인인 삘라르는 설거지가 끝나면 내 안마당으로 와서 담배를 피웠다.
나는 당연히 이곳 쿠바 담배 가게에서 토바코를 한 갑 사서 아껴 피고 있는데 처음에는 내 눈치를 보며 돌아서서 뻐끔거린다. 내가 웃으며 괜찮다. 함께 피우며 담소(談笑)를 나누자.
나흘 동안, 의사소통이 잘되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즐겁게 담배 연기를 뿜던 재미있는 숙소였다.
토바코는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이곳이 원산(原産)인 연초(煙草)의 잎을 썰어서 넣은, 제법 비싸고 독한 향기가 나는 담배의 조상(祖上?)이다.
베이컨(바콩), 소금(쏠트/살), 우유(밀크/레치), 커피(까페), 공원(파크/빠르케), 설탕(슈가/아수까르), 꿀(허니/미엘), 물(워터/아구아)... 파란색 단어는 모두 이곳에서 사용하는 스페인어다.
스페인어를 거의 못하는 나로서는 도대체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다행히, 이 집에 장기투숙하고 있는 백인 늙은이(영국인)가 스페인어 영어 모두 능통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다.
<8>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Bogota)
보고타(Bogota) 황금박물관 / 잡지사 인터뷰 / 숙소주인 존 후아(John Roa) / 맛있는 담배
쿠바로 오기 전, 콜롬비아를 홀로 여행했는데 이곳은 치안(治安)이 별로 좋지 않은 곳이라고 소문이 무성한 곳이었지만, 2월인데도 기후가 너무 따뜻하고 일반인들은 무척 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수도 보고타에서 5박을 하였는데 1박에 2만 페소(우리나라 돈 7천 원)의 싼 도미토리였다.
보고타(Bogota)는 아주 볼거리들이 많아 즐거웠는데 신화처럼 이어져 오던 황금(黃金)도시 엘도라도(Eldorado)가 이곳 안데스 산록 어디라는 이야기로, 황금을 찾으러 탐험가들이 몰려오던 곳이다.
결국,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보고타 황금박물관에서 보던 너무나 아름다운 황금 조각품들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있던 숙소주인 존 후아(John Roa)는 나하고 자주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와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매우 친절하고 인간미가 있어 좋았다.
내가 달러를 콜롬비아 페소로 환전하겠다고 했더니 존은 시중 은행보다 더 좋은 환율로 선선히 바꾸어 준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는 42세의 노총각 존은 누나가 둘이고 막내 여동생이 하나인데 프랑스인인 손위 매형의 권유로 이곳 사이타(Sayta) 호스딸을 시작했고 얼마 후 부모님께 타다이마 호스딸을 열어드렸다고 한다.
존은 양쪽 호스딸을 번갈아 다니며 관리하는 것 같았다.
여동생은 27세로 아직 미혼인데 영어와 프랑스어를 능통하게 구사한다고.... 그런데 자신은 영어가 서툴다고 웃기에 나도 서툴다니까 둘이 비슷하겠다고... ㅎ
나는 딸이 42세로 자네와 동갑인데 손녀가 벌써 고등학교 1학년이다. 너의 부모님이 걱정하신다.
빨리 결혼을 해라. 얼른 결혼해서 손자를 안겨 드리는 것이 효도다..... 잔소리를 퍼부었다. ㅋ
또, 어느 날 담배를 피우러 나왔는데 카메라를 앞세운 5~6의 기자들이 나를 잡아놓고 인터뷰를 하자고 한다.
신문사냐고 물었더니 ◇◇잡지사라고 한다.
담배를 좋아하냐며 옆 사람을 불러 담배를 달라더니 나에게 한 개비를 주고는 라이터로 불까지 붙여준다.
기분이 좋아 콜롬비아와 이곳 수도 보고타의 볼꺼리들이 너무 좋다고 주절주절~~ 잡지에 실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