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자동차 창업자가 처음 개발했고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즐겨 탔던
원동기
최근 '전동 킥보드(kick board)'를 타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간편하게 탈 수 있어 젊은 층에서 특히 인기죠. 전동 킥보드도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auto bicycle) 같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요. 원동기(原動機·엔진)는 연료 같은 에너지원을 이용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말해요. 오토바이나 킥보드처럼 소형 원동기를 장착한 탈것도 '원동기'로 줄여 부릅니다.
오토바이는 사실 일본에서 자동(auto) 자전거(bicycle)란 의미로 조합한 단어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모터사이클(motorcycle)'이라 부릅니다. 오토바이는 자동차에 증기 엔진을 사용하던 19세기 말 처음 등장했습니다. 1883년 영국 쇼브론 데이비스란 사람이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작은 증기 엔진으로 움직이는 오토바이를 개발했지만 무겁고 불편하다는 단점 때문에 거의 사용되진 못했어요. 그래서 보통 최초 오토바이로 인정받는 건 1885년 독일의 고틀리프 다임러가 가솔린 엔진을 이용해 만든 오토바이예요. 다임러는 아들이 타고 다니던 목제 자전거에 가솔린 엔진을 달아서 시속 16㎞로 갈 수 있는 오토바이 '라이트바겐(Reitwagen)'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죠. 해당 특허는 최초 내연기관 자동차로 여겨지는 카를 벤츠의 자동차 특허가 통과된 1886년보다 앞선 것이었어요.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더 빨리 개발된 거죠. 다임러가 개발한 라이트바겐도 상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이 아이디어가 세계로 전파되면서 프랑스·영국·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오토바이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임러와 벤츠는 나중에 자동차 회사 벤츠를 창업한 두 주인공입니다.
오토바이는 자동차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중화 속도가 빨랐어요. 특히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오토바이 생산이 급증했어요. 전쟁에서 말 대신 보급품을 나르고 이동하는 수단으로 오토바이가 각광받기 시작한 거죠. 오토바이는 2차 세계대전(1939~1945년) 때도 기병대(말 타고 싸우는 병사)를 대체하거나 수색·정찰에 널리 쓰였습니다.
오토바이 같은 원동기는 자동차와는 달리 탑승자의 몸이 노출되어 있어 사고가 나면 크게 다쳐요. 그래서 원동기를 탈 땐 꼭 헬멧을 써야 하죠. 많은 사람이 헬멧을 쓰게 된 계기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실제 주인공인 영국 군인 토머스 로런스가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로런스는 1차 세계대전 중 아라비아 일대로 파견되어 아랍 독립운동을 도운 인물이에요. 어느 날 로런스는 친구를 자기 집에 초대하려 오토바이를 타고 전보를 치러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국인들은 영웅을 어이없이 잃었다는 슬픔에 휩싸였고 그 사고 이후 영국에서 오토바이 헬멧이 등장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