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래 기사를 읽어보시라.
https://news.v.daum.net/v/20181120030645673?rcmd=rn
다 맞는 말이고, 좋은 지적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필자는 간단히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한다. 단, 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이 있으니, 그것은 대학평준화와 수시전형 전면 폐기 및 정시전형으로의 대학입시 단일화이다. 이게 전제되지 않는 그 어떤 수능 개혁도 개악으로 끝나고 아이들만 더욱 더 지옥으로 빠뜨리게 될 것이다.
1. 수능이 객관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폐단이 매우 많다. 막말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실수로 마킹을 잘못 해서 틀리고, 공부 안 한 학생이 찍어서 맞출 수 있다는 것부터가 모순이다.(킬러 문항의 경우에도 공부한 학생이 틀리고 공부 안 한 학생이 찍어서 맞출 수 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프랑스나 독일의 대입자격시험처럼, 모든 문항은 서술형으로 주어질 필요가 있다. 국어는 물론이요, 수학도 지금처럼 정답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문항 수는 대폭 줄이고 시간을 충분히 주는 대신 풀이과정까지 모두 기술토록 하여야 한다. 수능시험을 10월에 미리 당겨서 보고, 채점위원들을 충분히 확보한 후 답안지를 여러 채점위원이 돌려가면서 채점하여 그 중 최고점과 최저점을 뺀 나머지 점수를 평균하는 식으로 한다면(피겨스케이팅 같은 일부 스포츠 종목에서 이런 식의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안다.) 공정성 논란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으리라.
2. 수능시험은 1회가 아닌, 최소 3회는 응시기회를 주어야 한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말 그대로 아이들 인생이 걸린 시험을 어찌 한 번만 응시기회를 준단 말인가? 출제위원들을 3팀 뽑아서 1주일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합숙에 들어가 출제토록 하고, 수험생들은 날씨 좋은 10월에 역시 1주일 간격으로 최대 3회까지 응시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당연히 그 3회의 시험결과 중 가장 높게 나온 점수나 등급을 본인의 점수로 활용토록 해야 하는 것이고. 또한 재수생들의 경우, 전년도에 시험 본 결과를 본인이 원할 경우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 입학이 1년 늦어진 것도 시간 낭비인데, 기다리는 1년 동안 다른 책을 읽는다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인생 공부라도 하는 게 국가적으로 훨씬 이득일 것이다. 위 1번처럼 수능이 출제된다면 개념 없는 킬러 문항들도 사라질 것이므로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해마다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따라서 한 번 얻은 수능시험 점수나 등급은 최대 3년 정도는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도 무방하리라. 물론, 더 좋은 점수나 등급을 얻고자 하는 학생은 더 공부하여 다시 시험 보면 되는 것이고.(이렇게 말하면 재수학원들이 싫어하려나...)
3. 수능시험만으로 대학입시를 실시할 경우 최대 맹점은 동점자나 같은 등급인 학생들을 대학에서 어떻게 선별할 것이냐이다. 이것도 전에 여러 번 이야기했듯이, 프랑스처럼 제비뽑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이럴 경우, 좋은 머리를 가졌고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도 제비뽑기에서 떨어져 의대에 못 가는 학생들이 당연히 발생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 중에는 금수저 자식들도 있을 것이다. 재수를 택할 수도 있겠으나 다음 해에 또 떨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기에 당연히 재수하는 풍토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엘리트들의 자식들이 비인기 학과에도 진학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이들도 자기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직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에 발벗고 나서지 않을까?... 이런 장점들은 킬러 문항들을 배치해 가며 문제 같지도 않은 문제를 한두 개 더 맞춘 아이에게 의대 입학 자격을 주는 데서 오는 공정성보다 훨씬 더 큰 장점으로 우리 사회에 작용하게 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어차피 전파도 안 될 테니 이 정도만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