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보소서. 주님의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꿈같은 11박 12일의 이집트, 이스라엘, 로마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함께 해주신 김원택 프란치스코신부님, 이중섭 마태오신부님, 여러분들의 도움과, 또 교우님
들의 많은 기도 덕분에 참으로 뜻 깊은 순례의 길이었습니다.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시간을 거슬러 광야를 지나며 미사를 드리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
였습니다. 성경에서 읽었던 대로 그분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듯, 가는 곳마다 감격에 겨워
울고 웃었습니다. 특히 마라의 쓴 우물이 있는 광야에서 드린 미사와 시나이 산에서의 미사
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들처럼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도 황량한 광야의 길을 가다가 멈
추어서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을 것입니다. 광야의 미사에서 마태오신부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사무엘 성지 순례팀”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셨습니다. 한나처럼 애태우시며 기도하셨을 신
부님의 마음이 헤아려집니다. 저는 시나이 산에는 가지 못하고 혼자 호텔방에 남아서 매일미
사의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했습니다. “주님, 보소서. 주님의 뜻을 이루려 제
가 왔나이다”라는 화답송의 말씀이 바로 제가 떠나온 이유였으며, 제 믿음에 대한 도전이
라 생각됩니다. 성지순례를 가고 싶다는 단순한 바람조차도 주님께서 마련하신 일이라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 창밖으로 바위산을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이스라엘을 들어가고 나올 때는 아주 특별한(?) 대접을 받아서 힘들었습니다. 검문검색이
얼마나 심한지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립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 첫 기적을 행하신 가나, 가파르나움, 진복팔단성당, 눈물의
성당, 겟세마네, 갈릴리호수, 특히 골고타 언덕의 십자가의 길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입니
다. 꼭 걸어보고 싶은 길이었지만 비가 와서 돌로 된 길이 미끄러운데다 계단이 많아 목발
을 짚기 어려웠는데 자매님들 여럿이서 휠체어를 들고 갔습니다. 그분들에게는 정말 힘든 십
자가의 길이 되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시선과 미안한 마음에 제 마음도 편치 않았고, 예수
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던 길에 받았을 모욕과 조롱을 생각하며 울었습니다. 이렇게 예수
님의 탄생과 수난과 부활까지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그 분이 가신 길을 따라가며 미사를 드
릴 때에 각자의 지향을 기도 드렸고, 서로 진하게 사랑의 마음으로 기쁨과 위로와 평화의 인
사를 나누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분명히 함께 하고 계심을 모두가 체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순례의 마지막 날(1월 18일)에는 일정에 없던 교황님을 알현하게 되어 모두가 뜻밖의 행운
을 누렸습니다. 특별히 저와 권옥 로사 자매님은 단상에 올라가서 교황님의 손에 친구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교황님의 손을 잡는 순간 마치 병자와 어린이를 어루
만지시는 예수님의 손길인 듯 느껴졌으며, 떨리고 두렵던 마음이었지만 겸손하고 인자하신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해 주신 순례자 여러분의 희생과 사랑을 보시고 하느
님께서 마련해주신 놀라운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성지순례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분명히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의 모든 것을 주관하
고 계심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사무엘 성지 순례팀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첫댓글 자매님! 그 느낌 오래오래 간직하십시요. 참 부럽습니다.
성지순례를 통하여 받은 은총을 많이 나누어주세요.
명 티나언니! 하느님의 은총듬뿍 받은 모습뵈니 저 또한 기쁘네요. 사무엘 순례단 모두에게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았습니다.
순례 떠나기 전에 걱정도 좀 되었는데, 너무 잘 마칠 수 있어 정말 감사! 감사! 하느님 사랑을 다시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성지순례 다녀오신 소감들 다들 참 큰 것 같습니다. 성서 3기 잘 마치고 저희도 그런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도해야겠네요... 황글라라
티나언니 어떤마음 이었는지 알기에 글을 읽으며 또 가슴이 뭉클 교황님 알현때의 감동이 다시 밀려오네요 언니께 주님의 끝없는 은총이 있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