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라의 바람소리 )
제주대 평생교육원 문화탐방반
ㅡ 최창락. 2023.05.03 ㅡ
변방의 절해고도 외진 섬에, 치솟아오르는 불기둥 바람소리./
황량하고 척박한 가시방석에
고량부 삼신과 벽랑국의 세공주
합궁하며 /
세상빛을 보게된 탐라의 첫울음소리 울려 퍼진다./
탐욕스런 육지것들의 욕망에 제물되어 /
영육과 골수를 바치던 몸부림./
온 누리를 호령하던 몽고족의, 바다를 향한 대륙풍에 일백년을 휘둘리며/
살찌워가던 영주산비탈 마소의 울음소리./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정동벌립 눌러쓴 테우리의 허연머리카락과 /
덥수룩한 턱수염을 뒤흔들며 / 갈옷 적삼에 스며드는 골바람소리/
탐라의 돛단배가 닻을 내리고,
먼 바다 건너 자리한 큰고을로 추락하며 /
휘몰아치는 세폐와 교폐속 광풍과 마주한 채/
거대한 맞바람을 일으킨 장두 방성칠과 이재수의 허리케인./
3대양6대주의 고래싸움에,
밭담과 잣담으로 둘러진 삶의 보금자리는 /
가미가제와 가이텐의 소굴로 탈바꿈하며 /
외딴섬의 골수를 빨아들였던 미.일제국의 일진광풍./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으로,
맞이한 해방의 기쁨도 잠시뿐!/
휘몰아친 이념의 회오리 바람은/
해수욕장을 피로 물들이고,
삶의 터전인 움팡밭과 중산간 용암동굴을,
무고한 양민의 합장묘로 둔갑시키며/
아직도 그 토네이도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악몽에 몸부림치는 '순이삼촌'이 그 얼마인가? /
유네스코자연과학 분야 3관왕의 훈풍속에 ,
개발의 투기바람 타고, 검은 연기 토해내는 포크레인의 굉음은/
사라지는 곳자왈의 숨골과 무너지는 밭담, 잣성 소리에 놀라/ 4.3의 원혼을 머금은 까마귀의 잠을 깨워 /
오름위 창공을 맴돌게 한다./
유배의 섬 절해고도 탐라여!/
200여 유배선비와 손에 손을 마주잡고 ,
해배의 그날을 위한 바램을 가슴에 품은 채/
북향의 연북정에 올라,
한양도성을 향한 동남풍에 몸을 실어봄이 어떠할까?/
쿠로시오난류와 쿠릴한류의 순풍에 돛을 달고 /
대륙과 해양의 문화를 아우르는/ 세계속의 탐라로 거듭,
그리고 다시 되살아날 그 날의 바람소리에 귀기울여 본다/
★♥ ★
ㅡ발표에 앞서서ㅡ
ㅡ화산섬으로서 탐라국이 탄생한 이후 비운의 역사와 시련을 안고 오늘의 제주로 변화된 모습을 변화무상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비유하여 표현해 보았습니다.
ㅡ부끄러운 자작시이지만 이 시를 작성하는데 우리가 매주마다 답사하는 역사문화탐방 연수가 큰 도움이 되었고 이에 못지 않게 제주관련 문헌도 큰 참고가 된 것 같아 제가 읽었던 몇가지 책을 소개하고자 함.
1. 주강현의 "제주기행"
해양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해양박물관장을 역임함
주제중심(키워드)의 제주 문화를 역사적 사료 중심으로 연구하여 제주의 정체성을 밝힘
2. 이영권의 "새로쓰는 제주역사"
제주가 고향이며 현재 제주영주고등학교 역사교사.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 후 현직교사로서 국가중심의 역사서술에서 변방의 역사로 기술되는 제주의 역사를 지역 중심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서술됨.
3. 현기영의 소설.
ㅡ서울사대 영어교육과 졸업후 영어교사로 재직중에 "아버지"(1975)로 문단데뷔 후
"순이삼촌"으로 2차례 고문과 수사를 받으며(위기의 사내:1인칭의 자전소설) 제주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제주의 어두운 역사와 제주민의 시련을 묘사함.
ㅡ흔히 소설이 개연성을 전제로 상상의 세계를 묘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러나 현기영은 역사적 고증자료나 당시의 신문기사(황성신문) 그리고 생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이 된 것이기에 민란과 4.3당시의 사실적인 시대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오늘 발표하는 이 자작시도 현기영의 소설이 바탕이 되었음을 말씀드립니다.
★ 시의구성과 내용 소개
ㅡ시의 형식은 7개의 문단으로 된 산문시이며 내용상으로는 제주의 역사적 흐름을 시계열적으로 표현한 서사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ㅡ화산섬의 형성과
탐라국의 건국
ㅡ고려시대의 몽고지배(100년)
ㅡ조선시대의 민란
(방성칠 이재수난)
ㅡ일제시대의 전쟁기지 구축(태평양 전쟁시)
ㅡ4.3사태의 피해
ㅡ70년이후 관광붐과 개발의 문제점
ㅡ마지막으로
☞세계자연유산 3관왕의 명예를 안고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세계속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염원이 시의 핵심.
★이상의 내용을 참고하시고 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낭송)
첫댓글 안덕계곡에서 낭송하시던 깊은 울림이 글에서 다시 느껴 집니다.
제주의 과거는 슬프고 암울한 일이 많았지만 미래는 찬란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 이 아름다운 제주에 있음을 감사하며….
수천년의 서사를
한 눈에 담아 놓으셨군요.
잘 올려 놓았어요.
친절하게 해설까지 덧붙이니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늘 진지하고 학구적인 모습에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교수님과 장선생님의 과한 평가와 격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선생님의 시 기다렸는데 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제주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셨군요 제주에 대한 애정과 염원을 함께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