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송호 전시작 중에서)
김송호 사진전 “아이야 천변가자”
(글 : 사진평론가 장한기)
세상의 모든 사물은 보는 시각에 따라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사물 자체보다도 그 사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그 느낌이 달리 나타남을 말하는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아무런 외부의 감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순수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아름다움은 고스란히 작가의 시각 속으로 유입되어, 작가가 창작 하고자 하는 자연 그 자체의 내면을 숨김없이 들어내 보이게 된다.
그래서 사진가는 작품의 소재를 선정할 때, 먼저 그 대상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대상의 내면을 작품으로 표출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분야든 자신의 취향과 일치하는 분야를 찾아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정진하는 작가적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필자는 전주라는 도시에 대해 깊이 있게 잘 알지는 못하지만, 몇 차례의 답사와 사적 자료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 역사의 중심이 되는 태조 이성계의 본향 이자, 향토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선비의 고장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전주의 도심을 흐르는 전주천변을 대상으로 자연생태 환경을 4년 간이나 탐구하며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김송호 작가의 전주천변 이야기의 시작은 그의 조카들로부터 시작된다. 김송호 작가의 작품 주제가 말해주듯이 ‘아이야 천변가자’ 라는 주제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더 이상은 아이들에게 오염된 환경을 물려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작가는 천변을 미래의 가족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환경으로 전환시켜 주말이면 아이의 손을 잡고 온갖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기 위하여 이곳 천변을 쉼 없이 탐구하며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아이야 천변가자’ 라는 주제의 작품은 김송호 작가가 미래의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전주천변의 자연환경을 대상으로 촬영한 작품으로서, 전주역시 여느 도시나 다름없이 산업화 시대의 발달과 함께 환경 폐수가 흘러들어 천변이 오염되고, 이곳을 찾는 조류들이 죽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을 그냥 지켜볼 수 만 없어 작가는 삽이나 괭이 대신 카메라를 들었다. 드디어는 작가의 염원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전주천변의 환경이 개선되고 시냇물이 정화되어 다시금 새들이 찾아오고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수달이 모습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천변으로 변화되었다.
작가가 제공해 준 몇 점의 작품을 통하여 필자가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동물이 살 수 없는 자연환경은 인간도 살 수 없으며, 인간 역시 자연생태계의 모든 동식물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가가 사진을 촬영하는 원리는 대동소이하나, 촬영대상이 되는 사진의 소재나 주제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선 작가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작품의 대상이되는 주제가 선정되지만, 작가는 그 주제에 걸 맞는 사진 기자재를 구비하여야 하며, 촬영 대상을 찾는데도 많은 사간을 할애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촬영소재가 정적인 것이냐 동적인 것이냐에 따라 피사체에 접근하는 방법은 물론 촬영에 대한 난이도가 달라진다. 특히 주제가 되는 피사체가 정적인 경우는 빛의 선택이나 촬영시기가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빛의 각도나 그림자의 형태가 매우 중요시 되고 있지만, 동적인 주제의 경우는 우선 피사체의 존재여부가 확인되어야 한다. 또한 동적인 주제는 피사체가 어느 일정한 지역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피사체는 한자리에 머물러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촬영상의 난이도는 더욱 크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조류나 동물사진의 경우는 그 대상의 서식지나,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의 형태나 동작특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촬영기회를 포착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설사 피사체를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무한한 기다림의 시간과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찰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철칙이 따른다. 우리들이 볼 수 있는 자연생태계의 완성된 사진은 대부분이 이러한 작가들의 노력과 인내심으로 얻어지는 결과물들이다.
여기에 더하여 빛과 피사체의 조화나 구도가 맞아떨어졌을 때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필자는 김송호 작가의 작품을 통하여 작가가 그의 고향이자 전주천변에 대한 사랑이 남다름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에 김송호 작가가 보여준 작품은 전주천변의 오염된 환경이 정화되고 개선되어 죽어가던 새들이 다시활기를 되찾고 수달이 서식하는 아름다운 천변으로 변화되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들린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생태계의 순리를 따를 때 우리들의 아이들은 그 속에서 더욱 아름다운 심성과 미래를 꿈꾸게 될 것이다.
전시소개
전시일정 : 2013년 4월 19~4월 21일 까지
전시장소 : 전주시민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