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러시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국과 러시아간의 경제교류협력이 더욱 가속도를 밟을 것으로 기대된다. 잘 알다시피 러시아는 인구 1억4천만명(세계 9위)에 국내총생산(GDP) 1억6천만 달러(세계 11위)의 거대 시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이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6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양국의 국내준비 절차도 모두 마무리한 바 있다.
몇시간 뒤 인천 송도 G타워에서는 한-러 혁신기술과 원천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협력거점인 ‘한-러 혁신센터’가 문을 열었다. 역시 한-러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으로, 양국 기업간의 기술협력및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상용화와 스타트업 창업, 세계시장 공동진출 등을 돕는 곳이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한러 FTA 협상을 통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의료, 물류, 유통, 관광 등 서비스 부문에서 러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측면에서도 관련 러시아 제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간에는 지난 1991년에 발효된 한-러 투자보장협정(BIT)이 적용되고 있지만, 보다 분명하고 현실적인 FTA 투자 규정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우리 교역의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완화하고 해외시장을 다변화하는 한편,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U)와 FTA 상품 분야를 포함한 FTA를 추진하는데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러시아와 상품 부문보다 서비스·투자 FTA를 먼저 추진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EAEU 회원국으로 상품 부문만 먼저 떼놓고 협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