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간은 이름 그대로 ‘순례’의 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 수유분소에서
출발해서 우이동 솔밭공원까지 3.4㎞에 이르는 순례길에는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과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을사조약의 무효와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고 순국한 것으로 알려진
이준 열사 등 독립유공자의 묘소 13기와 조국 광복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친
광복군 17위의 합동묘까지 모두 30여 기의 묘소가 여기저기 나뉘어 모셔져 있다.
또 4·19의거 때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꽃다운 목숨을 산화한 수백여 명을 모신
4·19공원을 뒤로 지나게 돼 있어 걷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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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 둘레길 시범코스인 순례길을 새해부터 열며 수유계곡 위로 섶다리를 조성해 운치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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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64㎞는 ‘순례길’을 시작으로 이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2010년부터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완공되는 대로 개통하는 것을 원칙으로
2013년까지 전 구간 공사를 끝낼 방침이다.
시범코스인 순례길은 수유분소 앞에서 출발한다. 대동교를 기점으로 북한산 방향은 공사예정 구간이고,
아래쪽 방향이 바로 순례길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는 북한산 방향으로 이시영 선생 묘역←210m,
광복군합동묘역←190m, 김병로 선생 묘역←270m, 순례길 방향으로 유림 선생 묘역 140m→라고
표시돼 있다. 이시영·김병로 선생과 광복군 묘지에 잠시 들렀다 가려면 역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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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백련사 올라가는 길 바로 옆에 걷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몸 푸는 운동기구 5대를 설치했다. 2 순례길과 연결되는 백련사 가는 길은 마사토로 새롭게 단장했다. 3 등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진 순례길 주변. 공단에서는 이곳에 자연관찰로와 야생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사유지라 여의치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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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선생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1911년 만주 신흥무관학교를 창설하고,
임시정부 법무총장과 의정원장을 지냈으며 해방 후 초대 부통령을 지낸 독립운동가이자 건국공신이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은 항일변호사단체를 창설하고 독립투사의 무료변론을 맡아
투쟁했다. 임시정부 산하의 항일무장독립군으로 창설된 광복군 17위의 합동묘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이들의 활약상을 이 길을 걷는 순간이라도 잠시 가슴에 떠올리며 기려보자.
독립유공자 묘 13기와 광복군 17위 묘 있어
순례길은 유림 선생 묘역으로 향한다. 길은 샛길 같은 좁은 길이다. 바로 옆으로는 수유계곡이 흐른다.
여름엔 버들치가 노는 곳이라 공단에서 자연관찰로로 조성할 계획이다. 안내판도 곧 세울 예정이다.
계곡 위로 새로 세운 섶다리는 제법 운치 있게 만들었다.
임시다리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사용해도 될 만큼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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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왼쪽으로 유림 선생 묘역이고, 길은 오른쪽 방향이다.
유림 선생은 일제강점기 부흥회와 자강회를 조직해 독립정신을 고취시켰고, 항일군대를 움직였다는
죄로 5년간 옥고를 치른 뒤 상해임시정부 국무위원과 독립노동당 당수를 지냈다.
순례길은 북한산 둘레길의 시범코스로서 탐방객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도록
나무 데크와 목재 펜스로 안내하고 있다. 목재 펜스는 길안내 역할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샛길 방지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산은 현재 정규탐방로가 74개 노선에 160.2㎞인 반면 샛길은 365개 노선 221.8㎞에
이를 정도로 많이 뚫려 있다. 지나치게 많은 샛길은 산을 황폐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북한산 둘레길은 서울에서 새로운 걷기 코스로서 각광받는 한편, 북한산을 영원히 이용하기 위한
샛길 방지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단에서는 북한산 여러 곳에 산재한 운동시설을 한곳으로 모으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