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조기다수확 재배시범사업(일라이트부직포·장미망지원) 참여농가에 특허제품인 일라이트 부직포를 공급한다고 해놓고 가짜 일라이트 부직포가 납품됐다는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저희 회사는 농자재용 일라이트 부직포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지난 6월24일 시범사업 참여 농가에게 공급된 부직포 제작업체 D사 영업담당과장은 “농자재용 일라이트 부직포를 생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농기센터는 참여 농가들에게 “일라이트 부직포는 일반부직포에 비해 투수성 및 투광성이 좋다”며 타 부직포와의 성능 차이를 강조했다. 또한 ‘구입요령과 특성’을 농가에 상세히 설명했다. 참여농가 모씨는 센터의 지도사업을 통해 공급받았다. 제품을 “사고 이런 건 우리가 모른다. 센터에서 지정된 업체를 선정하면 이야기해준다. 그 업체는 H·N 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부직포 아닌 일라이트 부직포를 공급받았다”고 거듭 주장해 가짜를 공급 받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농가대표자 또한 일라이트 부직포가 공급됐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어 속기는 매한가지였다. 일라이트 부직포는 광물인 일라이트를 녹여 부직포와 결합시킨 신소재다. 연구원 J씨는 “고추의 고사율을 줄이고 화학약품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방제능력이 월등해 검증됐다”며 “타 부직포은 연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자재용 일라이트 부직포는 특허 보유업체 S사 동의 없이는 제조·판매가 불가능하다. 작년 영양군 농기센터에 일라이트 부직포를 공급했다고 밝힌 N사 관계자는 가격문의에 “일라이트 부직포는 D사 제품의 곱절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일반부직포를 일라이트 부직포로 속여 팔면 큰 이득을 남길 수 있다는 것. 한편 영양 농기센터는 가짜 일라이트 부직포가 납품되었는데도 이를 검수해줘 업자와 한통속이 돼 농민들을 속이려 했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 또한 가격논란이 불거지자 농기센터는 가격을 다시 조정하라고 통보했다. 이후 고추지지대가 추가 지급되는 등 파문을 잠재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납품업자 E씨는 이에 대해 “롤에 12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이번 건으로 돈을 번 건 없다”고 말했으며, 농기센터는 “내용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일은 기술센터 고위층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농업기술센터가 업자와 담합해 농민들을 우롱한 것인지 아니면 업자가 공무원들을 속였는지 여부를 관계당국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