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기 (가남읍 삼군리)
도매보다 직거래가 소득 측면에서 훨씬 좋다
우루과이 협상으로 농업이 위기로 치달을 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어 95년에 농사를 시작했다. 실상 농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아 실망을 하기도 했으나 농업의 살길을 찾고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농민회 회원들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처음에는 벼농사를 짓다가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자 학비를 조달하기 위해 가지를 시작으로 하우스 농사를 겸 하고 있다. 현재는 가지 대신 대로변에 딸기를 키워 직거래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대로변에 있다 보니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딸기와 함께 직접 생산한 쌀도 판매하고 있다. 먹어본 소비자들이 매년 찾아오다 보니 판매가 늘고 있다.
도매로 내는 것보다 직거래가 소득 측면에서 훨씬 좋다. 여주시도 농산물을 직거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농민들의 활로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특화된 진상쌀의 판매 전략
여주시가 진상벼 개발자에게 특허권을 사서 내년부터 여주에서 진상벼를 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농민으로는 내가 진상벼를 여주에 제일 먼저 소개하고 재배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당시 여주농업기술센터 직원과 함께 개발자를 만나 상담을 진행하고 진상벼를 직접 심기도 했다. 이후 수확된 쌀을 소비자에게 판매 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 또한 개인 도정 업체에서 진상을 백화점에 고가에 납품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추청보다 높은 가격에 수매를 하고 있다.
진상을 심는 것이 여주쌀의 이미지를 높이고 시장을 확대 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진상을 고가에 팔기 위해서는 전략적 기획과 홍보가 수반되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쌀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진상은 고가미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한다. 또한 믿고 먹을 수 있는 쌀이라는 것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진상을 판매하기 위한 특별 영업팀을 만들고 여주시도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여주시농업기술센터도 풍토에 맞는 다양한 품종을 찾아 보급하는 일에 지속적으로 힘을 써주길 바란다.
기술을 전적으로 농업인 혼자 획득해야 한다
여주지역에는 시설채소를 하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남이나 판교에서 농사를 짓다가 여주로 내려온 사람도 많지만 여주 사람들도 쌀로는 수익이 되지 않아 시설채소로 방향을 바꾸는 사람이 많다.
처음 시설채소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 작목에 관한 기술이 부족하여 기존에 하던 농업인을 따라 잡기 힘들다. 기술을 전적으로 혼자의 힘으로 획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농업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여주는 도시와 인접하여 시설채소를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쌀과 함께 다양한 작물을 심어 농업인의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여주시청과 농업기술센터의 농업기반 조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