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단순히 독후감을 쓴 것만으로 책을 제대로 읽었다 할 수 있을까요? 또 청소년에게 독서교육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에 관해 답해 줄 ‘독서 멘토‘를 교직원공제회가 만나봤습니다. 바로 청소년 독서교육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경기 광동고등학교의 송승훈 교사입니다. 다음은 송 교사와 주고받은 독서교육 노하우 1문 1답입니다.
1. 독후감 교육에도 학생과 선생님의 소통이 필요하다
질문) 아직 우리 교육현장에는 ‘독서교육’ 하면 독후감을 떠올리는 경향이 강다. 바람직한 독서교육이란 무엇일까요?
답) 독후감 쓰기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정리하면 생각이 정돈되기 때문입니다. 독후감 쓰기가 비판을 받는 까닭은 독후감 쓰는 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입니다. 무턱대고 읽어오라고 한 뒤 제출일 준수 여부와 분량만 검토하고 끝낸다면 별로 배울 게 없죠. 또한 가장 뒤떨어진 독서교육은 독서퀴즈, 독서경시대회 등 책에 실린 지식을 단편적으로 묻는 교육 방식입니다.
학생에게 도움 되는 독후감 쓰기란 먼저 ▲읽은 책에서 기억나는 내용(5가지) ▲책과 관련된 이슈(3가지) ▲책과 관련된 본인 혹은 주변인 경험(2가지)을 차례대로 정리하게 한 후 이를 토대로 글을 쓰는 방법입니다.
또 독서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의 소통입니다. 교사가 책을 권할 때는 학생이 읽을 수 있는 책을 권하고, 학생이 읽은 책에 관해 단 몇 마디라도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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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책을 권하지 마라
질문) 독서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답) 책을 권할 때 대상 학생과 비슷한 인물을 다룬 책을 찾아주면 그 책을 읽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독서가 서툰 학생에게 무턱대고 자기 계발서를 권하면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방법을 안다고 해서 곧바로 실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책을 권할지 애매하다면 현재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다룬 책을 권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 예로 <벼랑에 선 사람들>(제정임), <길에서 만난 세상>(오수연), <이주 그 먼 길>(이세기), <우린 잘 있어요, 마석>(고영란) 등이 있습니다. 또한 책을 잘 읽지 못하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 학생의 현재 상태를 악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합니다.
또 반 전체 학생들에게 같은 책을 읽게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마다 수준과 기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책 15종 정도를 폭넓게 권한 다음, 학생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도록 하세요. 그래야 대다수 학생들이 책읽기에 성공합니다.
3. 학생이 이해할 수 있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책을 선정하라
질문) 독서교육에 필요한 도서 선정시 중요한 기준은?
답) 학생에게 책을 권하는 기준은 4가지가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독서교육에 필요한 도서 선정 기준 4가지> 1. 그 분야 전공자들이 인정하는 책인가 2.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는가 3. 학생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가 4. 학생이 읽었을 때 세상에 도움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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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고전 서적을 읽고 나면 다른 책은 쉽게 느낄 거라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고전을 권하면 안 됩니다. 그런 방법은 책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이 책에서 정을 떼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개별 학생에게 어울리는 책을 사려 깊게 권해야 합니다.
또한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모두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책이라 해도 학생이 어떻게 읽었는지 살피면서 소통하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4. 책은 교사도 함께 읽으라
질문)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독서교육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답) 교과서는 핵심을 요약한 책입니다. 교과서로 공부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지만 깊이는 생기지 않습니다.
단숨에 여러 내용을 알고자 하는 욕구는 학생들로 하여금 교과서와 문제집에 집착하게 합니다. 그러나 교과서와 문제집만으로 학생이 훌륭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교과서는 사회의 다양한 세력의 공통분모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교과서적’이라는 말은 보편적이라는 뜻과 함께 평균에 국한된다는 뜻을 동시에 담고 있는 거죠.
그러므로 학생이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면 교사도 함께 책을 읽어야 합니다. 독서교육을 통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과서는 물론 그 외의 책도 함께 읽을 때 보통 이상의 더 큰 성과를 내는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5. 교사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권하라
질문) 독서교육을 진행하는 선생님께 조언 한 마디 주신다면?
답) 교사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권하세요. 자신이 평소 읽지 않는 책은 학생에게도 권하지 마세요. 이 점만 지켜도 학교 독서교육의 실패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교사가 권하는 책은 학생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책이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그 책을 읽고 어떻게 생각했는지 교사가 들여다보고,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어떤 책을 읽게 할지 혼자 고민하지 마십시오. 현직 교사들이 실제 교실에서 수행한 사례를 정리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