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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유명 브랜드 이상의 더 만족스러운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같다”
_데이비드 아커, UC버클리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38억 엔 적자 기업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무인양품 회장이 최초로 공개하는 경영 철학!
“뭔가 획기적인 아이디어 없어?”, “어디 괜찮은 사람 없어?” 위기가 닥치면 기업들은 대부분 창의적 생각이나 새로운 인재에서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러나 일류 기업들은 그런 방법이 근본적인 돌파구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온 기업들은 그들만의 비책이 있기 마련이다. 경기 불황이라는 외부적인 요인과 ‘허세와 무사안일주의’라는 내부적 위협 요소가 맞물려 절체절명의 위기를 가져온 때, 본질에서 답을 찾는 노력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기업이 있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 “거품 경제 후의 잃어버린 10년”, “경제성장률 0%”의 일본에서 매출 440퍼센트, 경상이익 1만 700퍼센트 상승하며 ‘무인신화’를 써내려가던 무인양품. 그토록 잘나가던 무인양품도 2001년, 38억 엔의 적자를 내며 창설 이래 18년 만에 처음 위기를 맞는다. ‘이 회사도 이제 끝인가’라며 포기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을 때 지금은 회장이 된 마쓰이 타다미쓰가 사장에 취임한다. 그가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조직의 풍토를 바꾸기 위한 ‘구조’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는 “기업의 힘을 결정하는 것은 디테일이고, 그것이 바로 구조”, “어떤 작업이라도 ‘잘 할 수 있는 법칙’이 있다.
이를 발견하고 표준화한 것이 구조”라며 조직과 업무를 구조화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구조’를 구축하자 단 1년만인 2002년에 바로 흑자로 전환했고, 2005년에는 매상고 1401억 엔, 경상이익 156억 엔으로 과거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았다. 뿐만 아니라 사장으로 재직한 마지막 해인 2007년에는 매상고 1620억 엔, 경상이익 186억 엔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아가 한국을 비롯한 세계 20개국, 500개 이상의 매장을 두며 해외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성과를 거뒀다. 수많은 경영전략 중에서 마쓰이 회장이 선택한 ‘구조’는 결과적으로 무인양품의 부활을 이끈 탁월한 전략이었다.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는 무인양품의 본사인 양품계획 회장 마쓰이 타다미쓰가 무인양품의 경영 비밀을 직접 밝힌 최초의 책으로, 그가 사장에 취임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조직의 구조와 풍토를 바꾸면서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소개한다. 또한 무인양품의 성장 발판이 담긴 <무지그램>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 책은 출간 당시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하며, 오랜 경제 불황 가운데 돌파구를 찾던 기업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단순히 매출 1위 기업, CEO 성공기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겸허한 태도로 위기 극복의 핵심인 사내 매뉴얼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마쓰이 회장은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업종과 업태를 넘어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과 그 구체적인 답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말한다.
저성장을 넘어 마이너스 성장 시대를 맞이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경영계의 오랜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일의 본질, 업의 중심축을 똑바로 세워 탄탄한 구조를 만든 후에라야 새로운 사업을 일으켜도 사상누각으로 끝날 일이 없다. 그동안 별 것 아닌 일, 경험에 의존해온 일로 여겨왔던 것에서 엄청난 비용이 낭비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한 쪽에서는 벌더라도, 한 쪽에서는 써버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일하는 방식에 누수는 없는가’를 살피는 것이 구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또한 ‘일하는 방식’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획기적인 전략,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다루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일을 점검하고, 낭비를 줄이며, 결국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을 알려준다. 어찌 보면 기본 중의 기본을 강조하는 이 책이 더 혁신적이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본과 본질’을 지키는 일의 어려움을 반증한다.
구조를 만들면 왜 실행력이 강화될까
무인양품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분석들을 내놓지만 마쓰이 회장이 직접 밝힌 성공 요인은 바로 ‘구조’였다. 그는 구조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구조조정을 해도 부진의 근본 원인이 제거되지 않아 기업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마쓰이 회장이 무인양품에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사례가 있었다. 무인양품 사업부장 시절, 개점 전날 신규 매장을 방문했을 때였다. 저녁 시간이 되고, 대충 매장 정리가 끝날 때쯤 다른 매장 점장이 응원차 들렀다. 그는 매장을 보더니 “무인양품답지 않다”며 진열을 다시 바꿨다.
얼마 후 또 다른 곳의 점장이 들러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매장을 정돈시켰다. 결국 밤 12시가 지나서야 작업이 끝났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마쓰이 회장은 ‘이렇게 가다간 무인양품의 미래는 없어’라는 불안감과 함께 매뉴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점장 숫자만큼의 정답이 있다면 회사가 지향하는 매장 분위기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럼 비효율적인 조직이 되고 경쟁에서 이길 수 없죠.” 마쓰이 회장이 구조 구축에 몰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결과 지금 우리가 무인양품하면 떠오르는 매장 분위기부터 태그 카피까지 ‘무인양품다운’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나 아르바이트생도 무인양품의 이미지를 이으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건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구조를 만든다”, “우수한 인재는 저절로 모이지 않는다, 그러니 키우는 구조를 만든다”라는 마쓰이 회장의 철학으로 완성된 매뉴얼 덕분이다.
굳이 무인양품의 비밀을 공개하면서까지
구조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이유
마쓰이 회장이 사장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전국 직영점 107곳을 빠짐없이 현장을 도는 일이었다. 점포를 수없이 찾아가 사원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 문제점을 발견한다, 그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점을 찾은 뒤, 이번에는 그런 문제를 낳은 구조를 찾기 시작했다. 반드시 어딘가에 그 문제를 만드는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경영에 요행이란 없다는 것. 실적이 좋은 데는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다는 것. 실적이 악화되는 것 또한 ‘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에’, ‘사원의 의욕이 부족해서’와 같은 막연한 원인 탓이 아니라 내부에 문제가 되는 ‘구조’가 은폐되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구조를 찾아 재정비할 때야 비로소 그 기업의 새로운 출발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그가 굳이 무인양품의 핵심인 매뉴얼을 공개하면서까지 구조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어떤 업종,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구조를 소중히 여기는 업무 방식’은 일을 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걸 무인양품이라는 예를 통해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경험과 감을 축적하고’, ‘낭비를 철저히 줄이는’ 최강의 도구가 매뉴얼, 즉 구조를 구축하면 저절로 이뤄지는 거라는 걸 무인양품의 위기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경제 불황 가운데 버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부진의 늪에 빠졌던 무인양품 이야기를 해야 할 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안이한 성공 법칙 같은 것은 없다. 고통이 따르지 않는 개혁도 없다.” 마쓰이 회장은 언젠가 한 조직의 리더가 될 독자에게 리더의 단단한 결심이 필요한 순간, 자신의 말이 생각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며 “초조해하지 말고, 머무르지 말고, 자만하지 말라”라는 따뜻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런 것까지 매뉴얼로 만듭니까”
무인양품을 만든 2천 페이지 매뉴얼의 비밀
어느 기업이나 ‘직원의 아이디어’, ‘고객의 클레임’을 중요시하지만 무인양품에서 이것이 묻히지 않고 현실화될 수 있었던 건 마쓰이 회장과 무인양품 사원들이 지속적으로 구축해온 구조화의 결과다. 무인양품에는 매장에서 쓰는 2천 페이지 매뉴얼 <무지그램>과 본사에서 쓰는 6천 페이지 매뉴얼 <업무기준서> 두 가지가 있다. 이 책에서는 ‘무인양품의 모든 것’과 같은 <무지그램>의 일부와 <업무기준서>의 바탕이 되는 기업 철학을 공개한다.
가령 우리가 익히 아는 무인양품의 상품 태그에는 ‘상품명’과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무인양품의 상품명은 “무엇보다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지을 것”, “화려한 문구는 사용하지 않는다. 정직한 상품을 말하는 데는 정직한 언어로”, “유행어 혹은 지나치게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표현은 피한다” 등 작은 태그 하나만으로 읽는 사람이 무인양품의 이념을 알 수 있도록 구성한다.
이외에도 센스와 경험의 영역으로 생각되던 마네킹 코디네이터도 누구나 해볼 수 있게, 어느 매장이나 통일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연출 매뉴얼을 한 페이지에 담았다. 또한 무인양품 매장에는 다섯 종류의 행거를 사용하고 있는데 각각의 행거에 양복을 걸 때 알아야 할 주의할 점까지 사진을 넣어 매뉴얼을 완성한다. “이런 것까지 적습니까”라며 놀랄 만큼 세부 사항을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매장 내의 구조, 상품 진열 방식, 스태프의 태도, 청소 방법 등의 통일되고, 이것이 무인양품의 어떤 점포를 가더라도 고객들이 같은 분위기,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뉴얼은 그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명확히 드러나게 작성되어야 한다.
언뜻 매뉴얼이 있으면 ‘너무 판에 박힌 업무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매뉴얼 때문에 업무가 늘어난다면, 그것은 옳은 매뉴얼이 아니다. 더욱이 무인양품은 한번 정한 매뉴얼을 오랫동안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직원 모두가 매뉴얼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이것을 반영해 매달 갱신되기에 오히려 작업에 활기를 더해준다. 또한 완성된 무인양품 매뉴얼의 각 항목에는 무엇을 위해 그 작업을 하는지, ‘작업의 의미와 목적’을 명시해둔다. 이는 ‘자신이 왜 일하는가, 어떻게 일하는가’를 되짚어볼 수 있는 나침반이 된다. 단지 매뉴얼을 따르는 기계가 아니라, 매순간 업무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지침이 되는 셈이다.
매뉴얼은 사람을 소외시킨다?
노력한 만큼 성과로 보상받는 이직률 5%의 직장, 무인양품
<무지그램>과 같은 매뉴얼은 누구나 원하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완벽한 매뉴얼이 만들어지면 자신이 대체 가능한 부품이 되지 않을까, 염려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인양품 매뉴얼은 현장에서 실무를 겪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완성된다. 더욱이 무인양품의 시스템은 직원의 목소리를 투명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과도한 자기검열이나 불필요한 눈치 없이 보완했으면 하는 지점들을 솔직하게 제안한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무인양품을 가장 잘 아는 ‘무인양품 사람’이 제일 큰 재산인 것이다.
서로에 대한 이러한 신뢰는 이직률 5%라는 놀라운 수치가 증명하고 있다. 무인양품의 점장은 “무지는 도전했다가 실패한다고 해서 책임을 묻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도전을 시킨다”라고 말하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말할 수 있고 다양한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곳”이라고 회사의 업무 환경에 만족해했다. 마쓰이 회장 역시 “구조를 만들고 조직 풍토를 바꾸어도 결국 실행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리스크를 가지고 움직이는 사원의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죠”라고 말하며 사람의 귀함을 강조했다. 또한 “이 시대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현장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그 의견을 구조로 만드는 힘”이라고 강조하며 함께 무인양품을 일구는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서도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보문고 제공]회사에서 한바탕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나면 일을 다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저는 회의 자리에서 논쟁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는 사원들이 열심히 논쟁을 벌여 방향성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방향은 위에서 결정하고 방향이 결정되면 사원들이 실행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도록 몸을 가볍게 해둬야 합니다(물론 실행을 위한 논의는 필요하지요). 그 속도와 판단력은 구조를 통해 쌓입니다. <이류 전략이라도 일류 실행력이라면 오케이>
실적이 좋은 시기에, 다이소와 홈 인테리어 전문 업체 니토리 Nitori는 무인양품의 상품을 사들여 이리저리 연구했습니다. 같은 질의 상품을 30퍼센트 싸게 만들어 파는 노력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위기의식이 전혀 없었던 무인양품에서는 그때까지의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시 거래처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니토리에서 이런 상품이 나왔으니까 무인양품도 만들면 어떻겠느냐?”며 제안해올 정도였죠. 그런 조언을 듣고도 담당자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는커녕 “무인양품은 가만히 있어도 팔리니까 이대로도 괜찮습니다”라고 일축해버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회사 내에 허세와 나태가 만연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대기업이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기업, 실적이 좋은 기업에서 자주 보이는 광경이죠. ‘우리 회사는 괜찮아’라며 안심하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부하의 의식을 저절로 바꾸는 방법>
실적이 부진한 현장에서 아무리 리더가 판매 향상을 독려해도 사원은 움직이지 않죠. 우선은 현장과의 틈을 메우고 불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현장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그 의견을 구조로 만드는 힘입니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현실이 되는가>
무인양품도 실적이 악화되었을 때는 혼돈이 극에 달했습니다. 일례로 한때 빨강이나 오렌지색이 들어간 조합이 화려한 색의 의류를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원래 무인양품 상품 제작 콘셉트는 자연의 색과 천연 소재만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의 색은 자연스럽게 흰색, 베이지색, 회색 같은 기본적인 색조가 중심이 됩니다. 그런데 이따금 고객에게서 “모노톤만 있으니까 질려요. 좀 더 컬러풀한 옷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요구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때도 그런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상품 개발자가 ‘혹시 이게 실적 회복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화려한 색의 상품 개발에 뛰어든 겁니다. 사원도 실적 악화를 극복하는 일에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스타일의 옷이 완성되자 홍보에도 열을 올렸습니다. 평소의 무인양품과는 다른 신선함이 있었기 때문인지 분명 한동안은 잘 팔렸습니다. 그러나 순조로운 판매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많은 고객이 다른 매장에는 없는 것을 찾아 우리 매장을 찾아오는 것인데, 다른 매장에는 없는 ‘무인양품다움’을 잃어버렸으니 굳이 무인양품을 찾을 의미가 없어진 것이죠. <허울뿐인 돌파구에 주의하라>
무인양품의 의복 잡화 부문 실적이 부진했을 때의 일입니다. 이런 결과에 책임지는 의미로 사원 몇 명이 사직을 했습니다.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구인 광고를 내고 의류업계 경험자를 모집했지요. 그러자 유명 브랜드에서 개발을 담당했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든 되겠구나’ 하고 생각한 것도 잠시, 상황은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조금 전 얘기했던 것처럼 무인양품의 원래 콘셉트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품을 만들거나, 다른 회사의 상품을 베끼는 등 지금까지 유지해온 무인양품의 풍토가 경시된 것입니다.
그중에는 거래처에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에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는 간단히 모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애당초 우수한 인재라면 그 회사가 절대 놓아주지 않았겠죠. 우수한 사람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기를 수 있는 사내의 인재 육성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조직의 골격 자체를 튼튼하게 합니다. <우수한 인재는 모이지 않는다. 그러니 키우는 구조를 만들어라>
많은 회사에서 흔히 매뉴얼은 윗사람들이 작성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결정 사항을 만들어 하향식으로 현장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무인양품에서도 처음에는 매뉴얼을 본사의 주도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고, 모든 점포의 업무를 통일하는 매뉴얼을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현장을 모르는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장의 문제점을 아는 것은 역시 현장 사람입니다. 먼지가 잘 쌓이는 곳이 있다든가 선반 모퉁이가 튀어나와서 작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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