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국닭사랑모임 카페지기가 계시는 전주에서 교사로 은퇴한 후 제주도로 이주하여 철없는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고백석입니다.
지금은 제주도해외지부 지부장을 개떡같이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활성화를 하고 싶은데 사실 여력도 능력도 없네요.
오늘은 좀 애매한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저는 57년생이고 아내는 62년생으로 나이 차이가 있지만, 저희 부부는 결혼한 지 41년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제 눈빛만 봐도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전화 목소리만 듣고도 제가 점심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압니다. 그런데 저는 아내의 눈빛을 아무리 봐도 아내의 속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옷을 입고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아내가 이렇게 말합니다.
“왜 어제 입은 옷을 또 입었어?”
“속에 있는 T-셔츠는 하루만 입어도 냄새 나.”
“제발 신발 신을 때 거울 좀 봐.”
도대체 어제 내가 입은 셔츠를 어떻게 오늘 기억하냐고요? 저도 기억을 못하는데요~~
아내가 지적하는 사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손님 체크아웃 즉시 청소하기 - 당일 입실도 없는데 꼭 청소를 해야 하나?
2. 방 환기하기 - 방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네요. 그 냄새 안 나게 하려면 같이 자면 된다고요.
3. 냄새나지 않게 매일 샤워하기 - 맞는 말씀입니다.
4. 외출 전 거울 보기 - 노력하지만 잘 안 됩니다.
5. 헤어 손질하기 - 귀가 나오게 머리를 뒤로 빗기 - 요즘은 외출 전에 꼭 그렇게 합니다.
6. 면도하기 - 노력 중입니다.
7. 코털 깎기 - 노력 중입니다.
8. 외출복, 작업복, 실내복 가려입기 - 잘 지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 모두 맞는 이야기인데, 이런 말들이 저에게는 잔소리로만 들립니다.
얼마 전부터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아침 식탁에 나가기 전에 헤어드라이어로 머리 손질을 하고 내려갑니다.
이 나이에도 저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과도한 기대가 부담스럽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내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예수님도 자네를 만족시키지 못할 거야!”
ㅎㅎ
저는 아내를 앞뒤가 꽉 막힌 선사시대 여인이라고도 합니다.
심지어 어제 밤에는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TV를 보면서 내가 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았는지를 어떻게 아냐고요?
“자기, 김치 너무 많이 먹는다.”
짜게 먹으면 안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잔소리들이 쌓이다 보니, 아내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자리를 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화가 나서 부부 싸움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아내의 입장에서는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제 얼굴빛이 달라지면 그때야 아내는 본인이 잔소리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 화가 나고 술에 취할 때는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술이 깨고 잠시 생각해보면, 우리 부부는 절대로 따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내는 지금도 하루 삼시세끼를 직접 한두 가지 반찬을 만들어 식사 준비를 합니다.
아내가 밥과 빨래를 해 주지 않는다면?
상상하기 힘듭니다.
아직 저는 혼자 살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내 역시 나 없이는 힘들겁니다.
아내는 운전을 못해서 제가 픽업을 해주어야 에어로빅을 다닙니다. 삼다수 6병 묶음도 옮기지 못할 정도로 연약합니다.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철없는펜션은 폐업해야 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호강에 초치는 소리 하고 있네. 기대와 관심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야.”
글을 쓰고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지금 뭐하자는 것인지.
잔소리는 싫다.
밥은 얻어먹고 싶다.
무관심도 싫다.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의 의도와는 좀 다르게 정리된 것 같습니다.
무관심보다는 적당한 관심이 필요하지요.
아예 기대를 안 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기대가 필요하겠지요.
한마디 대화도 없이 유령 취급당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잔소리가 낫겠지요.
지금 어쩌자는 것인지 저도 좀 헷갈립니다.
아무튼, 마무리는 러블리하게 되었습니다.
전국닭사랑모임 회원 여러분!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서귀포시 회원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정리 잘되셨으니 다행 입니다.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지요.
그니까 아내 말 잘듣는 착한 남편되세요,저도 제가 뭔소릴하는지 모르겠네요.
어찌됐건 행복해 보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결국 마누라 자랑했네요.
ㅎㅎ
다녀갑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셔유!
감사드립니다
@철없는펜션(제주해외지부장) 고마워유!
행복한 오후 되셔유!
철없는펜션님!
정말로 철없는 소리를 하고 계십니다.
저는 49년생
산속에서 혼자서 난민생활
8년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사니 참으로 편할것같지만
부인께서 말하는거 모두지키지말래도 꼭
지켜야할 일상생활 입니다.
교사생활을 하셨다면서요?
말썽꾸러기 학생과
철없는 펜션님이
똑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생님 말 잘들으세요
퇴역선생님 #
와우
부럽네요.
모두가 부러워하고 로망인
자연인
뵙게되어서
영광입니다
ㅎㅎ
알콩달콩하며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선배님 뵌지도 오랩니다.
뵙지는 못해도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게요.
못 뵌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ㅋㅋㅋ
형님~~~
형수님이 최고유~~~ㅎㅎ
어디 그런아지매 없나 찾아봐 주셔유~~~ㅋㅋㅋ
그나저나 카페에서 자주 뵈오니
참으로 좋구만 그래유~~~
제주방에 불도 켜지고 말이쥬~~~~
정모에도 못 갔는디
선물도 보내주시고
양심적으로다가
가책을 느끼고 자주 옵니다.
ㅎㅎ
@철없는펜션(제주해외지부장) ㅎㅎㅎ
잘하십니다~~~형님
잘살고 계시는 겁니다~
잘보고갑니다
그래도 살아있으니 잔소리든 큰소리든 듣는것 아닐까요 .자장가요 애교 인것을 . 남자는 혼자되는 순간 지옥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