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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內篇 4 人間世(인간세) 5 神人不材(신인부재)
南伯子綦遊乎商之丘,見大木焉,有異,結駟千乘,隱將芘其所藾。
子綦曰:「此何木也哉?此必有異材夫!」
仰而視其細枝,則拳曲不可以為棟梁,
俯而視其大根,則軸解而不可以為棺梆;
咶其葉,則口爛而為傷;嗅之,則使人狂酲,三日而不已。
子綦曰:「此果不材之木也,以至於此其大也。嗟乎神人,以此不材!」
南伯子綦遊乎商之丘(남백자기유호상지구) 見大木焉有異(견대목언유이)
- 남백자기가 상구땅에서 노닐다가 큰 나무를 보았는데 다른 나무와 다른 점이 있었으니
結駟千乘(결사천승) 隱將芘其所藾(은장비기소뢰)
- 천대의 사두마차가 그 나무 그늘 아래 숨으면 그들을 가려버릴 정도였다
子綦曰(자기왈) 此何木也哉(차하목야재) 此必有異材夫(차필유이재부)
- 자기 말하기를, 이게 무슨 나무인가, 필 좋은 재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仰而視其細枝(앙이시기세지) 則拳曲而不可以爲棟梁(즉권곡이불가이위동량)
- 머리를 들고 그 안의 세부 가지들을 보았더니 온통 꾸불꾸불해서 도리(棟)나 들보(梁)로 쓸 수가 없고
俯而視其大根(부이시기대근) 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즉축해이불가이위관곽)
- 고개를 숙여 아래쪽 굵은 나무둥치를 보았더니 갈라진 것이 관이나 궤로 쓸 수가 없으며
咶其葉 則口爛而爲傷(시기엽즉구란이위상)
- 그 잎을 핥아보니 입이 불에 덴 듯하더니 상처가 나고
嗅之(후지) 則使人狂酲三日而不已(즉사인광정삼일이불이)
- 나뭇잎 냄새를 맡아보니 사람으로 하여금 미친 듯 취하게 하는데 사흘이 지나도 취기가 가시지 않았다
子綦曰(자기왈)
자기 이르기를,
此果不材之木也(차과부재지목야)
- 이 나무는 과연 재목은 못되는구나
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 재목이 못되는 고로 이처럼 크게 자라기에 이르렀구나
嗟乎(차호) 神人以此不材(신인이차부재)
- 아, 신인들이 이래서 재능(쓸모있음)을 취하지 아니 하였구나
駟사마 사 1. 사마(駟馬: 한 채의 수레를 끄는 네 필의 말) 2. 사마(駟馬) 수레 3. 말(말과의 포유류) 4. 용(龍) 네 마리 5. 별의 이름 6. (네 사람이)함께 수레를 타다 7. 쫓다
隱숨을 은 1. 숨다 2. 점치다(占--) 3. 가엾어 하다 4. 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5. 음흉하다(陰凶--) 6. 쌓다 7. 무게 있다 8. 기대다 9. 수수께끼
芘당아욱 비 1. 당아욱(唐--: 아욱과의 두해살이풀) 2. 나무의 이름 3. 가리다 4. 덮다 5. 감싸다
藾맑은대쑥 뢰,맑은대쑥 뇌 1. 맑은대쑥(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2. 덮다 3. 비호하다
仰우러를 앙 1. 우러러보다, 경모하다(景慕--), 앙모하다(仰慕--) 2. 의지하다(依支--), 의뢰하다(依賴--) 3. 머리를 쳐들다 4. 높다 5. 마시다 6. 명령(命令
拳주먹 권 1. 주먹 2. 오그려 쥔 손 3. 권법(拳法) 4. 쇠뇌활(여러 개의 화살이나 돌을 잇따라 쏘는 큰 활) 5. 주먹질 6. 힘 7. 정성(精誠)껏 지키는 모양 8. 주먹을 쥐다 9. 주먹질하다 10. 힘쓰다, 부지런하다
棟마룻대 동 1. 마룻대(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게 된 도리) 2. 용마루(龍--: 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
梁들보 량,들보 양 1. 들보(칸과 칸 사이의 두 기둥을 건너질러는 나무), 대들보(大--: 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큰 들보) 2. 나무다리(나무로 놓은 다리) 3. 교량(橋梁), 징검다리 4. 제방(堤防), 둑 5. 관골(顴骨
俯구부릴 부 1. 구부리다 2. (고개를)숙이다 3. 눕다, 드러눕다 4. 숨다, 잠복하다 5. 가지런하지 아니하다
根뿌리 근 1. 뿌리 2. 근본(根本) 3. 밑동(나무줄기에서 뿌리에 가까운 부분) 4. 능력(能力), 마음 5. 생식기(生殖器) 6. 근(부스럼 속에서 곪아 단단하여진 망울) 7. 뿌리 박다, 뿌리를 내리다 8. 근거하다(根據--),...
軸굴대 축 1. 굴대(한가운데에 뚫린 구멍에 끼우는 긴 나무 막대나 쇠 막대) 2. 북 3. 바디(베틀, 가마니틀, 방직기 따위에 딸린 기구의 하나) 4. 자리 5. 축 6. 두루마리의 심목 7. 나아가다 8. 앓다
解풀 해 1. 풀다, 벗다, 깨닫다, 설명하다(說明--) 2. 풀이하다 3. 깨닫다 4. 통달하다(通達--: 사물의 이치나 지식, 기술 따위를 훤히 알거나 아주 능란하게 하다) 5. 가르다, 분할하다(分割--), 떼어내다
棺널 관 1. 널(시체를 넣는 관이나 곽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입관하다(入棺--: 시신을 관 속에 넣다
槨외관 곽 1. 외관(外棺) 2. 덧널(관을 담는 궤(櫃: 나무로 네모나게 만든 그릇))
咶핥을 시,핥을 지,숨쉴 할 1. 핥다 2. 말하다 3. 이야기하다 4. 숨쉬다 5. 말씀 6. 호흡(呼吸) a. 핥다 (지) b. 숨쉬다 (할)
爛빛날 란,빛날 난,문드러질 란,문드러질 난 1. 빛나다, 밝다 2. 화미하다(華美--), 화려하다(華麗--) 3. 곱다 4. 무르익다, (꽃이)흐드러지다 5. 문드러지다, 문드러지게 하다 6. (불에)데다 7. 너무 익다, 지나치게 익히다 8. 다치어 헐다 9. 부스러지다...
傷다칠 상 1. 다치다 2. 해치다(害--) 3. 애태우다 4. 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5. 불쌍히 여기다 6. 상하다(傷--) 7. 상처(傷處)
酲숙취 정 1. 숙취(宿醉) 2. 술병(-病: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병) 3. (술이)깨다 4. 물리다, 싫증을 느끼다 5. 길다(=長)
嗟탄식할 차 1. 탄식하다(歎息ㆍ嘆息--) 2. 감탄하다(感歎ㆍ感嘆--) 3. 탄식(歎息ㆍ嘆息) 4. 감탄(感歎ㆍ感嘆) 5. 창졸(倉卒)간에, 갑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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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無用之用(무용지용) : 쓸모없음이 곧 쓸모이다③
-상구(商丘)의 큰 나무-
南伯子綦遊乎商之丘(남백자기유호상지구), 見大木焉有異(견대목언유이), 結駟千乘(결사천승),隱將芘其所藾(은장비기소뢰)。 |
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구(商丘)의 폐허에서 노닐 때
커다란 나무를 보았는데 보통 나무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 나무는 말 네 필을 묶은 수레 천 대를 그 그늘에 덮어서 가릴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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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南伯子綦(남백자기) : 인명(人名). 〈齊物論(제물론)〉편의 남곽자기(南郭子綦)와 동일 인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池田知久, 方勇‧陸永品 등). 동일 문헌 안에서 각기 다른 호칭을 쓰는 것이 의아할 수 있지만, 바로 앞 4장에서 장석(匠石)을 장백(匠伯)으로 호칭한 사례로 미루어볼 때 참고할 만한 견해라 할 수 있다.
○ 遊乎商之丘(유호상지구) : 상구(商丘)에서 노닒. 상구(商丘)는 지명. 상지구(商之丘)의 之는 人名이나 地名 사이에 붙는 어조사.
○ 有異(유이) : 보통 나무와는 다른 점이 있음. 다름의 구체적인 내용은 바로 뒷구절의 내용. 林希逸은 “그 크기가 보통 나무와 다른 점이 있었음을 말한 것이다[言其大有異於尋常也].”라고 풀이했다.
○ 結駟千乘(결사천승) : 말 네 필을 묶은 수레 천 대. 말 네 필 묶은 수레 천 대를 한꺼번에 연결해 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赤塚忠). 駟(사)는 말 네 필. 乘은 말 네 필을 묶은 수레 한 대.
○ 隱將芘其所藾(은장비기소뢰) : 그 그늘에 덮어서 가릴 수 있음. 隱將(은장)을 將隱으로 보고 隱芘를 연용하여 가린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주석(郭象‧林希逸 등)이 많고, 將隱으로 기록된 판본(張君房본)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林雲銘이 “그 가지의 그늘에 천승(千乘)을 덮어서 가릴 수 있다[其枝所蔭 千乘可隱而芘焉].”고 풀이한 것을 따라, 隱將芘를 隱而芘와 같은 표현으로 보고 隱과 芘를 분리하여 덮어서 가린다고 번역하였다.
芘(비)는 庇(덮을 ‘비’)와 통용하는 글자. 藾(뢰)는 그늘[蔭].
子綦曰(자기왈): 「此何木也哉(차하목야재)?此必有異材夫(차필유이재부)!」 仰而視其細枝(앙이시기세지),則拳曲而不可以為棟梁(즉권곡이불가이위동량); 俯而見其大根(부이견기대근),則軸解而不可為棺槨(즉축해이불가이위관곽); 咶其葉(시기엽),則口爛而為傷(즉구란이위상); 嗅之(후지),則使人狂酲三日而不已(즉사인광정삼일이불이)。 |
남백자기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무슨 나무인가? 이것은 반드시 특별한 쓸모가 있을 것이다!”
하고, 위로 가지를 살펴보았더니 구불구불해서 대들보로 쓸 수 없었고,
아래로 커다란 뿌리를 살펴보았더니 가운데가 갈라져서 관을 만들 수도 없었고,
잎사귀를 혓바닥으로 핥아봤더니 불에 덴 것처럼 상처가 나며,
냄새를 맡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미친 것처럼 취하게 하여 사흘이 지나도록 가라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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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此必有異材夫(차필유이재부) : 이것은 반드시 특별한 쓸모가 있을 것임. 有異材의 有를 爲로 풀이하는 견해(劉如瑛)가 있지만 그대로 두고 번역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굳이 지리한 해석을 취할 것은 없다. 異材(이재)는 특별한 쓸모. 夫(부)는 감탄형 종결사.
○ 仰而視其細枝(앙이시기세지) : 위로 가지를 살펴봄. 細枝(세지)는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느다란 가지이지만 여기서는 아래의 대근(大根)과 대구(對句)를 맞추기 위해 넣은 것일 뿐이다. 따라서 가지의 굵기가 실제로 가늘다는 뜻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 拳曲而不可以爲棟梁(권곡이불가이위동량) : 구불구불해서 대들보로 쓸 수 없음. 拳은 卷의 假借字(池田知久).
○ 俯而見其大根(부이견기대근) : 아래로 커다란 뿌리를 살펴봄. 大根은 뿌리 쪽의 줄기(方勇‧陸永品). 世德堂本에는 見이 視로 되어 있다.
○ 軸解而不可以爲棺槨(축해이불가이위관곽) : 가운데가 갈라져서 관곽(棺槨)을 만들 수 없음. 軸解(축해)는 나무 조직이 치밀하지 못하여 이러저리 갈라졌다는 뜻(方勇‧陸永品).
○ 咶其葉(시기엽) : 잎사귀를 핥음. 咶(시)는 餂(첨)과 같은 뜻. 혀로 물건을 핥는 것[以舌取物曰餂]이 餂이다(朱熹).
○ 口爛而爲傷(구란이위상) : 입에 불이 난 것처럼 상처가 남. 곧 혓바닥이 불에 덴 것처럼 상처가 난다는 뜻.
○ 嗅之(후지) : 냄새를 맡아봄. 之는 나뭇잎을 지칭하는 대명사.
○ 使人狂酲(사인광정) : 사람을 미친 듯 취하게 함. 酲은 숙취 ‘정’.
○ 三日而不已(삼일이불이) : 사흘이 지나도 취기가 가시지 않음.
子綦曰(자기왈): 「此果不材之木也(차과부재지목야),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嗟乎(차호)!神人以此不材(신인이차부재)!」 |
자기는 이렇게 말했다.
“이 나무는 과연 쓸모없는 나무로구나. 그 때문에 이처럼 크게 자람에 이르렀구나.
아! 신인(神人)들도 이처럼 쓸모없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보존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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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 그 때문에 이처럼 크게 자라기에 이름. 以는 그렇게 함으로써, 곧 以不材의 뜻.
○ 嗟乎(차호) : 아! 탄식하는 소리.
○ 神人以此不材(신인이차부재) : 신인(神人)들도 이처럼 쓸모없음으로써 함. 곧 쓸모없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보존한다는 뜻. 林希逸은 “옛날 신인들이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보존했던 것도 또한 이처럼 쓸모없음을 방법으로 삼았을 따름이다[古之神人所以全其生者 亦以此不材而已].”라고 풀이했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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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人間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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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伯子綦遊乎商之丘,見大木焉有異,結駟千乘,隱將芘其所藾。子綦曰:「此何木也哉?此必有異材夫!」仰而視其細枝,則拳曲而不可以為棟梁;俯而見其大根,則軸解而不可為棺槨;咶其葉,則口爛而為傷;嗅之,則使人狂酲三日而不已。子綦曰:「此果不材之木也,以至於此其大也。嗟乎!神人以此不材!」
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구(商丘)의 폐허에서 노닐 때 커다란 나무를 보았는데 보통 나무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 나무는 말 네 필을 묶은 수레 천 대를 그 그늘에 덮어서 가릴 수 있을 정도였다.
남백자기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무슨 나무인가? 이것은 반드시 특별한 쓸모가 있을 것이다!”
하고, 위로 가지를 살펴보았더니 구불구불해서 대들보로 쓸 수 없었고, 아래로 커다란 뿌리를 살펴보았더니 가운데가 갈라져서 관을 만들 수도 없었고, 잎사귀를 혓바닥으로 핥아봤더니 불에 덴 것처럼 상처가 나며, 냄새를 맡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미친 것처럼 취하게 하여 사흘이 지나도록 가라앉지 않았다.
자기는 이렇게 말했다.
“이 나무는 과연 쓸모없는 나무로구나. 그 때문에 이처럼 크게 자람에 이르렀구나. 아! 신인(神人)들도 이처럼 쓸모없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보존했을 것이다.”
[출처] 15[장자(내편)] 第4篇 人間世(인간세) : 15.無用之用(무용지용)③:상구(商丘)의 큰 나무(15/18)작성자 swings81
장자는 무위(無爲)는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출세 해 봐야 구린내만 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여우가 말하는 '신포도의 원리'와 같은 것은 아닌지 모를겠습니다.
크게 자란 나무를 자세히 보면 온통 꾸불꾸불하고,
속 텅 비어서 관조차 짜기 힘들 뿐만 아니라,
잎을 씹어 보니 독이 있어서 입이 부르틀 지경이었고,
냄새가 지독하여 사흘은 구역질이 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이 시대에 출세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지 않으세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다 못해 낙랑장송 같은데
자세히 보면 썩은 고목과 같다니 말입니다.
이래도 나무의 일생이고, 저래도 나무의 일생이듯
이래도 내 일생이고, 저래도 내 일생입니다.
각자 제 팔 제가 흔들고 산다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본문 읽기>
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구 땅으로 놀러 갔다가
큰 나무를 보았는데 심상치 않았다.
사두 마차가 천 대라도 그 나무 그늘에서 쉴 만큼 컸다.
남백자기가 말하기를
“이것이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구나.
틀림없이 좋은 재목이 될 수 있을 거야” 라고 하며
그 나무를 올려다보고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온통 꾸불꾸불해서 도리(棟)나 들보(梁)로도 쓸 수가 없었고,
아래 쪽 굵은 나무 둥치를 바라보니 속이 텅 비어 있어서,
관으로도 쓸모가 없을 것 같았다.
잎을 씹어 보니 독이 있어서 입이 부르틀 지경이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어찌나 고약한지 사흘은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자기는 혼자 중얼거렸다.
“이건 역시 쓸모가 없는 나무구나.
그러나 그 덕분에 이렇게 클 수 있었을 게다.
아아! 신인(神人)도 이 나무처럼 쓸모없음으로써 그 경지에 이른 것이로구나”
[출처] 장자 인간세(人間世) 18 - 상구(商丘)의 거목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인간세 13 - 쓸모 없음이 곧 쓸모이다
남백자기가 상구에 가서 큰 나무를 보았는데 특이했다. 말 4천 마리를 매어 놓아도 그 그늘에 완전히 가려질 정도였다.
자기가 말했다. “이건 무슨 나무일까? 이것은 분명 특별한 재목감이 될 것이다.”
머리를 들어 그 나무의 작은 가지들을 보니 모두 구불구불하여 서까래나 기둥으로 쓸 수가 없었다. 머리를 숙여 그 나무의 뿌리를 보니 속이 텅 비어 관을 만들 재목으로 쓸 수도 없었다. 그 잎새를 따서 맛을 보니 입이 얼얼하고 상처가 났다. 그 냄새를 맡아보니 사람을 취하게 만들어 사흘동안이나 깨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자기가 말했다.
“이것은 재목으로 쓸 수 없는 나무여서 이처럼 크게 자랄 수 있었구나. 아, 신인(神人)들은 이래서 재능을 갖지 않는 것이구나.”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