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전북 남원 지리산 만복대(萬福臺,1433.4m)
지리산 최고의 억새 능선과 설경이 가장 멋진 산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7/06/08 [00:00]
▲ 만복대의 하경 © 새만금일보
▶개요 및 자연경관
지리산 서쪽 끝 부분의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만복대는 지리산 최고의 억새 능선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멀리서 보면 헐벗은 산 같지만 억새로 뒤 덮혀 있어, 주변의 단풍과는 사뭇 다른 가을의 정취를 보여 주고 있으며,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100리길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듯 조망이 좋다. 이 봉우리에서 고리봉(1,248m)까지 3km에 이르는 남능선에는 지리산에서 가장 드넓은 억새 평원이 펼쳐져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지리산 횡단 관광도로가 지나가는 곳에 위치한 정령치에서 만복대까지는 걸어서 50분이면 충분하다.
▲ 만복대서 본 반야봉 © 새만금일보
만복대의 북쪽에 있는 정령치(1,172m)와 남쪽의 성삼재(1,090m)의 도로가 뚫린 뒤, 그간 이들 두 고개를 잇는 당일 상행 종주코스로 산악인들의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해발 1,000m가 넘는 산의 중턱까지 차로 올라와서 시작하고 끝을 내는 이 코스는 산악인들에게 외면을 받을 뿐만 아니라, 환경론자들에게도 도로개설에 대한 환경파괴 문제로 비난을 받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은 정령치와 성삼재 도로 개설이후 지리산릉의 고고한 높이를 실감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로 만복대를 외면하거나, 아니면 멀리 세걸산에서부터 야영장비를 질머지고 만복대까지 걷는 옛 종주방식을 고집하기도 한다. 위안리(位安里)에서 상위마을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는 만복대의 새로운 등산코스는 비록 당일코스이지만 산악인들에게 고유의 높이를 다소나마 되찾았다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만복대 남쪽 산쪽 산아래의 산동면에는 국내 최대의 지리산 온천이 있다. 신비의 게르마룸 성분이 포함된 온천욕을 즐기려는 사람들과 하산길의 등산객들로 붐빈다.
▲ 지리산 온천랜드 © 새만금일보
1769년 조선 영조 때 여암 신경준이 편찬한 <<산경표>>의 우리전통지리로 고찰해 본 만복대의 산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의 거대한 산줄기가 백두산 백두봉을 출발하여 지리산 천왕봉까지 남으로 1621.5km를 뻗어 나온다. 전북지역의 백두대간은 민주지산 삼도봉에서 지작되어 대덕산, 삼봉산, 덕유산 백암봉, 육십령, 깃대봉을 지나 장수 영취산에 닿는다. 영취산에서 서북쪽으로 금남호남정맥을 나뉘어 놓고, 고남산과 수정봉, 정령치를 지나서 만복대를 일으킨다. 만복대의 물줄기는 동쪽은 만수천을 통하여 낙동강으로 흘러들고, 남쪽은 요천을 통하여 섬진강으로 합수된다. 행정구역은 남원시 주천면, 산내면, 전남 구레군 산동면에 경계하고 있다.
▲ 만복대 영제봉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만복대의 산행은 3개 코스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제일 좋은 산행코스는 지리산 온천 위의 위안리 상위마을에서 일주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정령치에서 만복대를 산책삼아서 다녀오는 데는 2시간이면 충분하다.
o 1코스 : 상위마을-묘봉치-만복대-다름재-엔골-상위마을(15km, 6시간)
o 2코스 : 성삼재-고리봉-만복대-고리봉-성삼재(7km, 3시간)
지리산 온천랜드에서 북동쪽의 포장도로를 따라 커다란 분지형의 계곡상류로 안내판을 따라 올라가면 시멘트 교량인 ‘상위교’를 지나면 위안리 상위마을의 공터이다 이곳에 승용차를 주차하고, 묘봉치 방면으로 난 오른쪽 마을길로 접어들면 왼쪽의 골목길은 만복대에서 다름재, 엔골로 원점회귀 산행의 하산하는 길이며, 엔골 하류에 건설된 상수원용 저수지위에서 끝나는 비포장도로로 연결된다.
▲ 만복대 설경 © 새만금일보
상위마을 골목 양쪽에는 아름드리 산수유나무가 많이 잇는 골목길 끝부분의 토종벌막 옆으로 난 산길로 접어들면 곧바로 오른쪽으로 건너면 산행길이 이어진다. 등산로가 비교적 선명하고, 리번이 가끔씩 보이며, 길 아래의 골짜기 옆으로는 고로쇠 약수 채집관들이 지나고 있다. 해발 450m지점에서 골짜기의 왼쪽, 530m지점에서 오른쪽, 720m지점에서 다시 왼쪽으로 건너면 왼쪽의 지능선을 향해 급경사길이 시작된다. 땀에 흠뻑젖어 지능선위에 올라서면 길게 가로질러 묘봉치쪽으로 능선길이 뻗어있다. 묘봉치 못미쳐 샘터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식수를 구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하면, 급경사의 갈지자 길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쯤이면 묘봉치 북쪽 바로위의 능선 턱밑의 평평한 전망대바위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상위마을에서 오르는 골짜기와 저멀리에 무등산이 조망된다.
▲ 만복대의 설경 © 새만금일보
억새밭은 주능선의 헬기장으로 올라서면서 시작되는데, 여름이면 푸른초원, 가을엔 억새, 겨울엔 눈부시도록 화사한 설화가 만발한다. 묘봉치에서 만복대까지는 등산로가 주능선을 따라 곧게 나있다. 왼쪽의 위안마을 방면의 급사면과 오른쪽의 널찍한 억새밭 사이로 등산로가 잘 나있어, 운무가 짙게 끼어있어도 길은 잘 보인다. 묘봉치에서 만복대 정상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 이르면 십자가 이정표가 있고, 조망이 매우 좋다.
▲ 만복대 정상 ©새만금일보
하산 길은 왼쪽(북서쪽)의 선명한 길을 따라 700m쯤 내려가면 삼거리길인데, 이곳에서 오른쪽은 정령치의 하산 길로서 등산로가 다름재로 가는 길보다 더욱 선명하다. 왼쪽의 다름재를 거쳐 엔골로 가는 길은 무성한 산죽군락지 사이의 능선 날등을 따라 나 있다. 경사는 급하지만 바위지대가 아니므로 걸음을 재촉할 수도 있다. 내리막길을 한참가면 길 오른쪽으로 둥근바위가 나타나는데, 마을주민들은 요강바위라고 한다. 이 바위의 바로 아래의 잘록한 안부가 다름재인데 이곳에 이를면 왼쪽의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엔골로 내려선다.
엔골로 하산을 시작해 해발 700m지점에서 왼쪽으로 개울을 건넌뒤, 그 바로 아래서 오른쪽 650m지점에서 왼쪽 520m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건너면 전나무숲 군락지 가운데로 길이 이어진다. 그뒤 해발 450m지점에서 골짜기를 왼쪽으로 건너 한참을 내려가면 앞이 툭 트이며, 저수지가 눈에 들어오는 비포장도로 끝부분에 이른다. 이 도로를 따라 가로질러 걸어가다가 능선자락을 넘으면 출발점인 상위마을에 도착한다. 또 다른 코스는 만복대까지 갔다가 오는 것보다, 광활한 억새밭과 초원이 길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고리봉을 거쳐 성삼재로 하산하는 것도 좋다. 이 코스는 7km로 3시간쯤이면 충분하므로 지리산까지 가벼운 느낌으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11월 초순에 첫눈이 내릴 때에는 바람이 매서우므로 방한복을 준비해야 한다. 이 코스는 등산코스보다는 가족이나 연인끼리 가벼운 산행코스로 각광받는다.
▲ 만복대의 운해 ©새만금일보
▶교통안내
[드라이브]
o 전주-남원-육모정-정령치
o 전주-남원-구례-성삼재-정령치
[대중교통]
o 전주-남원-구례 : 직행버스 운행
o 구례-상위마을: 군내버스 운행
*구례터미널:(061)782-3941,남원직행터미널(063)633-1001,남원군내버스 (063)625-4116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모악산지킴이 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