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49재(四十九齋)/100일재(百日齋)
49재는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매 7일째마다 7회에 걸쳐서
49일 동안 개최하여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의식이다.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중음신(中陰神)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이 기간에 다음 생이 정해질 때까지 불공을 드리고
재를 올려 선근공덕을 지어 주면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재를 지내는 절차는 시련(侍輦)을 하여 영가와
신중과 제불보살들을 모셔 재장으로 향한다.
재장에 이르러 극락도사 아미타불과
좌우보처 관음.세지보살께 예불드리고 재를 지내게 된 동기를 밝힌다.
"생사의 어두운 길은 부처님의 등불을 의지하여야만 밝힐 수 있고
고해의 깊은 파도는 진리의 배를 타야만 건널 수 있습니다.
사생육도가 진리에 어두어 개미가 쳇바퀴 돌듯 하고 팔난삼도가
뜻을 방자히 하여 누에가 제 집 속에 안주하여 죽어가는 것 같습니다. 슬픕니다.
생사의 멀고 먼 감옥이여!
마음의 근원을 깨닫지 못하였으니 어떻게 능히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는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지금 사바세계 모소에서 누구누구가 49재를 지내 영가를 천도하고자 하오니
한 생각 분명히 하여 이 도량에 내려오셔서
저희들의 공양을 맛보시고 전생 빚을 갚고 깨달음을 얻으소서!"
이렇게 소(疏)를 읽어 재의 내용을 밝힌 뒤에
대령.착어를 하고 요령을 흔들어 고혼을 청한다.
'인연은 모였다 흩어지는 것, 툭 터진 마음으로 왕래가 자재하여
부처님의 가피로써 법공을 받으소서.'하고는 꽃을 올리고
차를 대접한 뒤 관욕을 하여 전생에 지은 모든 업의 때를 씻는다.
이어 부처님께 예배하고 법문을 듣고 불공을 드린 뒤 시식을 한다.
시식이 끝나면 앞서 시령으로 영가를 모시듯
다시 연대에 싣고 봉송장에 이르러 봉송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49재는 시련으로 시작하여 관욕.청법.불공.시식으로 끝나는
긴 의식이 집중적으로 행해져
바라춤이나 착복(나비춤).하청(下請)을 하지 않아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반적인 불교의식이라 볼 수 있으나
이 속에 민속신앙도 가미되어 있는 장엄한 재의식이다.
100일재는 100일 만에 49재에 준하여 행한다.
7 제사(祭祀)와 영반(靈飯)
신령에게 음식을 바치며 기원을 드리거나
돌아가신 이를 위해 추모의식을 갖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천지 자연의 변화에 대하여 경이로움을 갖고
여기에 초월자 또는 절대자를 상정하고
삶의 안락을 기원하기 위하여 제사를 지냈으며,
하늘과 땅.해와 달.별과 산.강에도
초인적인 힘이 있다고 믿고 거기에 안녕과 복을 빌었다.
또 인간이 죽은 뒤에는 혼령(魂靈)이 있다고 하여
혼령을 숭배하였는데 이로부터 조상숭배의 의식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부여에서는 영고(迎鼓), 고구려에서는 동맹(東盟),
예맥에서는 무천(舞天) 등의 제천의식이 유행하였고,
국가의 형태를 갖춘 뒤에는 사직과 종묘.원구(園丘).방택(方澤).
선농(先農).잠단(蠶壇)에서 제사들 드렸으며
사가(私家)에서는 초하루와 보름에 사당에 신위를 봉안하고 분향하였다.
불교에서는 윤회를 믿기 때문에 조상이나 영가의 위패를 절의 법당에 모시고
조석예불에 독경을 빼지 않고 있으며
7월 백중에는 이들을 위해 특별 법회를 열기도 한다.
이것은 목련존자가 그 어머니를 천도한 우란분재(盂蘭盆齋)에서
연유된 것이지만 불교에서의 제례의식은 장엄하고도 장중하다.
대령(對靈).관욕(灌浴)은 물론 법사스님들을 초청하여
법문을 일러주는 경우도 있고 가족이 함께 독경의식이 더있고
유교처럼 형식을 강조하지 않고 정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제사시간도 특별히 밤과 낮을 구별하지 않고 행한다.
출가자인 승려의 제사는 일반 속인의 제사와 구분하여 영반이라 한다.
영반에도 종사영반(宗師靈飯)과 일반적인 상용영반(常用靈飯)이 있다.
먼저 종사영반은 거불로 시작하여 종사의 혼을 청한다.
착어와 진령게.소청진언을 하고 제자들이 청하오니
강림하셔서 공양을 받으시라고 아뢴다.
향화청.가영. 다게를 하여 공양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
<반야심경>으로 공양하고 여러 진언을 한 뒤
소대 앞에 이르러 귀령편(歸靈篇)을 한다.
상용영반의 거불과 청혼은 종사영반과 같고 착어를 한 뒤의 진령게 등도
그 순서는 종사영반과 같으나 그 내용이 조금 다르다.
도량에 와서 법식을 받고 극락왕생하라는 내용으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