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음악'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내 윤원희를 만나기 전까지 신해철에 있어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의 그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본다.
대학가요제 출품작인 '그대에게'를 만들 때 어떤 특정인을 생각하며 시상을 떠올렸다고 보기는 힘든 연령대다.
먼 미래에 만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미리 만든 곡, 혹은 보편적으로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 만든 곡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엄격한 아버지의 반대로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열정은 있으되 능력은 없는 예술가가
혹시 자신이 아닐까 의구심을 갖던, 아직은 음악활동에 대한 모든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래도 자신의 삶에서 음악을 떼어놓고 생각하는건 죽어도 양보할 수 없었던 신해철의 입장에서는
'음악'을 '연인'으로 은유적으로 치환하여 자신만이 아는 비밀스런 코드로 열창했던 것 같다.
자신에게 힘을 주는 노래, 한 달 동안 실랑이를 벌이다 겨우 아버지의 억지 허락을 받아냈던 당시의 초심을
잃지 말자는 스스로를 다지는 노래, 그래서 콘서트를 열 때마다 시작곡으로 '그대에게'를 불렀던 게 아닐까 싶다.
초창기의 수줍고 불안하던 소년의 음성에서, 청년기, 중년기를 거치며 보다 강한 비트와 서사적인 멜로디로 편곡되고,
4 옥타브를 넘나드는 창법으로 발전된 신해철의 중후하고 힘찬 음성으로 변모해온 '그대에게',
시간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고, 시공을 초월한 가사 내용은 꼭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가진 모든 이에게
힘을 주고 정신이 번쩍 나게 만드는 명곡이다.
이미 20대에 지금 세대에나 생각함직한 음악적 기법과 음표를 배치했던 신해철,
천재들의 창작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되어 가는게 아니라, 이미 내재해 있던 창작력이 적정한 시점에 맞춰
적당한 표현력으로 그때그때 터져나오는 것이라 고쳐 생각하게 만든다.
첫댓글 희망을 노래한거죠 노대통령추모제에서 저노래 부를땐 정말 눈물이났어요
오늘 꿈에서 마왕은 아니었는데 누군가 이노래 부르는데 엔딩부분 "내삶이 끝날때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우~우우~우" 에서 눈물을 막 쏟아냈어요. 형수님을 위한 노래구나.하는 생각에
데뷔했을때 인터뷰에서는 대부분 음악을 지칭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명곡인데... 이노래 마왕 목소리로 더이상 들을 수 없다는게...에효ㅜ
이 글을 읽고 그대에게를 들으니 목이 메이네요...
그대가 우리곁에 있어줘서
행복했었는데 ㅡ어디서 그대를
찿아야 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