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 2,400억원 투자…플랙트 HVAC 생산라인 구축
2028년 초 가동 목표…AI 데이터센터 겨냥한 핵심 생산거점 육성
광주사업장 설립 37년 만의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글로벌 HVAC 사업 본격 확대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광주사업장에 대규모 생산라인을 신설한다.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공조 전문기업 플랙트그룹의 기술과 생산 역량을 국내 제조 인프라와 결합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시설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약 2,400억원을 투자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사업장 제3캠퍼스에 HVAC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19일 밝혔다. 신규 시설은 연면적 2만1,800㎡(약 6,600평) 규모로, 축구장 약 3개에 해당한다. 생산라인은 2028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광주청사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김철기 삼성전자 DA사업부장(부사장), 임성택 플랙트그룹코리아 대표(삼성전자 DA사업부 HVAC사업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는 1989년 광주사업장 설립 이후 37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전 중심의 생산기지였던 광주사업장을 AI 가전과 차세대 HVAC를 아우르는 글로벌 제조 거점으로 확대하고, 지역 제조산업의 고도화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 AI 데이터센터 핵심 장비 ‘CDU’ 생산…글로벌 HVAC 거점으로
신규 생산라인에서는 플랙트그룹의 핵심 공조 제품 가운데 하나인 냉각수 분배장치(Coolant Distribution Unit·CDU)를 비롯해 팬 월 유닛(Fan Wall Unit·FWU), 컴퓨터룸 공기처리장치(Computer Room Air Handler·CRAH), 대형 건축물용 공기조화기(Air Handling Unit·AHU)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특히 CDU는 AI 데이터센터의 액체 냉각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장비다. 고성능 AI 서버의 연산량과 발열이 급증하면서 기존 공기 냉각 방식만으로는 효율적인 열 관리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어 액체 냉각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DU는 데이터센터의 냉방 설비인 칠러와 서버에 장착된 콜드 플레이트 사이에서 냉각수를 관리하는 일종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한다. 칠러에서 공급되는 냉각수의 압력과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하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서버에 전달하며, 서버의 열을 흡수한 냉각수는 다시 CDU를 거쳐 칠러로 순환한다.
플랙트그룹은 AI 서버 등 고성능 장비 증가에 따른 액체 냉각 수요 확대에 대응해 CDU의 전력 효율을 높이고, 이중화 설계와 이상 신호 감지 기능 등을 적용하는 등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과 운용 안정성을 강화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광주 생산라인을 플랙트그룹의 15번째 글로벌 생산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운영 중인 기존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 인프라와 연계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 37년 이어온 광주 제조역량, HVAC로 외연 확대
광주사업장은 삼성전자 제조 경쟁력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다. 1989년 당시 광주전자 설립 이후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생산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무풍에어컨 등 첨단 AI 가전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했다.
또한 해외 생산법인에 첨단 제조기술을 전파하는 글로벌 제조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정밀금형개발센터를 구축해 차별화된 제조기술과 생산 역량을 뒷받침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존 생산 인프라와 제조 노하우를 HVAC 사업에 접목해 광주사업장의 사업 영역을 한층 넓힌다는 구상이다. 가전과 HVAC 생산 역량을 한 곳에서 축적함으로써 제품 개발부터 제조, 품질관리까지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플랙트 기술력과 삼성 연결 플랫폼 결합…스마트빌딩 시장 공략
삼성전자가 HVAC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는 배경에는 데이터센터와 스마트빌딩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플랙트그룹은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공조 전문기업으로, 중앙공조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제조시설, 호텔·공항·박물관 등 대형 상업시설에 HVAC 솔루션을 공급해 왔다.
세계 각지에서 14개 생산라인과 8개 연구소를 운영하며 중앙공조 장비를 개발·생산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의 전문 기술력과 글로벌 사업 역량을 활용해 HVAC 시장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B2B 연결·통합 제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와 빌딩 통합 솔루션 ‘b.IoT’를 결합해 단순한 HVAC 장비 공급을 넘어 에너지 관리와 설비 통합제어가 가능한 스마트빌딩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앙공조 설비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연결 플랫폼과 통합할 경우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한층 고도화된 스마트빌딩 구현이 가능해진다.
■ “2030년까지 글로벌 HVAC 선도기업 도약”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의 기술 및 생산 역량과 삼성전자의 연결·제어 기술을 결합해 국내외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B2B 고객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및 발열 문제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고효율 냉각과 안정적인 열 관리 기술을 갖춘 HVAC 솔루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광주 생산라인 구축을 계기로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HVAC 사업의 공급 역량을 확대하고, 플랙트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HVAC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김철기 삼성전자 DA사업부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인 HVAC 사업을 빠르게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이번 광주 생산라인 구축은 차별화된 HVAC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을 넘어 광주사업장의 제조 경쟁력을 차세대 산업으로 확장하고, 삼성전자가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빌딩이라는 새로운 B2B 시장에서 글로벌 HVAC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