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행을 계획하다 진도에서 추자도까지 45분이면 갈수 있다는 걸 알고, 추자도를 다녀오기로 했다. 방문 당시 태풍이 진입 중이라 당일여행으로
일정을 잡았다. 진도에서 추자도까지 45분이면 갈 수 있어 당일에도 충분히 다녀올만한 거리였다.
<진도항 산타모니카호>
추자도로 가는 배는 진도항, 구 팽목항에서 탈 수있다. 산타모니카호 예약은 네이버에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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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배를 타고 들어갈 예정이라 전날 진도읍에 숙소를 잡고 하루 묵었다. 아침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커피 한 잔 마시지 못하고 승선했지만, 다행히 배 안에 파리바게트가 있어 몽롱했던 정신을 카페인으로 깨울 수 있었다.
추자도는 상·하추자도, 추포도, 횡간도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는 군도다. 1946년 제주로 편입되기 전까지 남도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언어나 문화적인 측면은 전라남도와 가깝다.
제주로 갈 때 바람이 거세지면 바람을 피하던 섬이라 하여 고려 원종 12년 때까지는 후풍도로도 불리다 이후 추자 나무가 많아 추자도라 불렀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다.
추자도는 추자항(상추자)과 신양항(하추자) 두 곳으로 입항 가능하다. 나는 전체 구간을 걷기에는 시간도 체력도 모자라는지라, 18-1 코스 일부와 나바론 하늘길을 걷기 위해 상추자도에서 시작했다.
길, 바람, 추자도
항구에서 내리면 바로 버스 정류장과 면사무소, 여행자 센터가 보인다. 여행자 센터를 잠시 들렀다가 추자 초등학교 쪽으로 향한다.
<추자초등학교>
알록달록한 건물의 추자 초등학교 옆으로 최영장군 사당으로 이어지는데, 사당은 고려 말 경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영장군 사당>
당시 최영장군은 몽골군 토벌을 위해 탐라(현 제주)로 오가며 잠시 머물게 되는데, 당시 주민의 삶이 너무 열악하여 그들에게 어망 만드는 법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면서 주민의 생활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이후 그 은덕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최영장군 사당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작게 사당만 조성되어 있어 둘러보고 난 후 봉골레산 정상으로 향한다.
<봉골레산 정상석과 가는 길에서 보이는 풍경>
봉골레 산은 상추자도 최북단에 위치한 85.5m의 낮은 산으로, 봉두산이라고도 한다. 맑은 날에는 정상에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섬들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는데, 이날은 날이 흐려 볼 수 없었다.
잠시 땀을 식히고, 오늘의 가장 난 코스인 나바론 하늘길을 가기 위해 마을길로 내려왔다.
<나바론 길 가는길>
나바론 하늘길과 용 둠벙
나바론 하늘길과 용 둠벙은 같이 있다. 이왕 온 김에 용둠벙과 전망대까지 가보기로 했다.
용이 살았던 연못이라 해서 용 둠벙이라고 한다. 물이 좀 빠져서인지 둠벙은 생각보다 작아 보였다. 전망을 보기 위해 전망대로 향했다. 보기엔 가까워 보였는데, 생각보다 계단이 가팔랐다. 나바론 하늘길이 보인다는 말에 전망대로 향했으나 전체적인 돌산의 모습만 보였다. 풍경은 하늘길에서 본 풍경이 더 아름다우니, 체력이 떨어진다면 둠벙만 보고 하늘길로 가는 게 좋을 듯하다.
<용 둠벙 전망대에서 본 풍경>
높은 계단을 따라 하늘길을 올랐다. 용둠벙전망대와는 차원이 다른 높이였다. 생각보다 험한 산길이라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올라가면서 봤던 풍경들은 땀이 아깝지 않은 절경이었다.
나바론 하늘길에서 제일 처음 나오는 전망대를 지나면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조금 더 많아진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말머리 형상 바위를 지나니 멀리 굴비가 보인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이런 길이라니.
분명 옆은 절벽인데도 길이 잘 정비되어서 인지 무섭지 않았다.
드디어 멀리 등대가 보인다. 등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영흥리 골목길을 통해 내려왔다.
타일로 꾸며놓은 집집마다의 담벼락이 어찌나 아기자기한지.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풍겨온다.
아침 일찍부터 걸었더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조금 넘어있다.
점심은 하추자에서 문어제육으로 정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다음에는 맑은 날에 꼭 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