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명지거사(明智居士)
- 제4 무굴요행(無屈撓行) 선지식 -
(1) 명지거사를 뵙고 법을 묻다
<1> 다함없이 장엄한 복덕장해탈의 광명을 얻다
이 때에 선재동자가 다함없이 장엄한 복덕장해탈의 광명을 얻고 나서
저 복덕의 큰 바다를 생각하고, 저 복덕의 허공을 관찰하고,
저 복덕의 마을에 나아가고, 저 복덕의 산에 오르고,
저 복덕의 창고를 거두고,
저 복덕의 못에 들어가고,
저 복덕의 연못에 노닐고,
저 복덕의 바퀴를 깨끗이 하고,
저 복덕의 장(藏)을 보고,
저 복덕의 문에 들어가고,
저 복덕의 길에 다니고,
저 복덕의 종자를 닦으면서
점점 걸어서 대흥성에 이르러
명지거사를 두루 찾았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다시 명지거사(明智居士) 선지식을
찾아가면서 그동안 얻은 법에 대해서 정리하여 밝혔다.
다함없이 장엄한 복덕장해탈의 광명을 얻고 나서 저 복덕의 큰 바다를 생각하고,
저 복덕의 허공을 관찰하고, 저 복덕의 마을에 나아가고,
저 복덕의 산에 오르는 등의 복덕에 대한 내용들이다.
<2> 선지식에게 갈앙하는 마음을 내다
선지식에게 갈앙하는 마음을 내고,
선지식으로 마음을 닦고,
선지식에게 뜻이 견고하여지고,
방편으로 모든 선지식을 구하는 마음이 물러가지 않고,
모든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려는 마음이 게으르지 아니하였습니다.
또한 선지식을 의지함을 말미암아 모든 착한 일이 원만해짐을 알고,
선지식을 의지함을 말미암아 모든 복이 생김을 알며,
선지식을 의지함을 말미암아 모든 행이 증장함을 알며,
선지식을 의지함을 말미암아 다른 이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능히 모든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게 되는 줄을 알았습니다.
<3> 명지거사(明智居士)
이 때에 선재동자는 명지거사가 그 성 내의 네거리 칠보대 위에서
무수한 보배로 장엄한 자리에 앉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 자리가 훌륭하여 청정한 마니보배로 자체[身]가 되고,
금강제청보배로 자리[足]가 되었으며,
보배노끈으로 두루 얽었고,
5백가지 보배로 장식하였고,
하늘 보배 옷을 깔고,
하늘당기(幢旗)와 번기(幡旗)를 세우고,
큰 보배그물을 덮고,
보배휘장을 쳤으며,
염부단금으로 일산(日傘)을 만드니
비유리보배로 일산대가 되어
사람들이 잡고 그 위를 덮고 있었습니다.
거위의 깃으로 청정하게 장엄하여 부채를 삼았으며,
여러 가지 묘한 향을 풍기고,
여러 가지 하늘 꽃을 비처럼 내리며,
좌우에서는 5백가지 음악을 항상 연주하니
그 소리가 아름답기 하늘풍류보다 더 좋으며,
듣는 중생들이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또 십천 권속들이 앞뒤에 둘러섰는데
모습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며,
하늘의 장엄으로 훌륭하게 꾸몄으니
하늘사람 가운데 가장 수승하여 비길 데 없으며,
보살의 뜻을 이미 다 성취하였고,
명지거사로 더불어 옛날의 착한 뿌리가 같은 이들로서
시위(侍衛)하고 서서 그의 가르침을 받들고 있었습니다.
<4> 보리심 발한 까닭을 밝히고 법을 묻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일체 중생을 이익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구경에 안락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법의 보배 섬에 머물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사랑의 물결을 말리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큰 자비심을 일으키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애욕을 버리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혜를 앙모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생사의 거친 벌판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좋아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세 세계의 성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일체 지혜의 성에 들어가게 하려는 연고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아서 일체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되게 할지를 알지 못합니다.”
(2) 명지거사가 법을 설하다
<1> 보리심 발함을 찬탄하다
명지거사가 말하였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선남자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만일 능히 이 마음을 내면 그 사람은 능히 보살의 행을 구하리니
선지식을 만나는 데 항상 싫어함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친근 하는데 항상 게으름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공양하는데 항상 고달프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시중드는 데 근심을 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찾는 데 마침내 물러가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사모하여 생각하는데 마침내 버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어 잠간도 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앙모하는데 쉴 때가 없을 것이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행하는데 게으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의 마음을 받드는데 그르침이 없을 것입니다.”
<2> 명지거사의 보리심 발함을 밝히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대중들을 봅니까?”
선재동자가 대답하였습니다.
“예 보고 있습니다.”
거사가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그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으며,
여래의 가문에 나서 흰 법을 증장하고, 한량없는 모든 바라밀다에 편안히 머물며,
부처님의 열 가지 힘을 배워 세간의 종자를 여의었으며,
여래의 종성에 머물러 생사의 윤회를 버리고 바른 법륜을 굴리어 삼악도의 길을 없애며,
바른 법의 길에 머물러 모든 보살들과 같이 일체 중생을 다 능히 구호합니다.”
<3> 명지거사의 복덕장 해탈문을 밝히다
선남자여, 나는 마음대로 복덕이 나오는 창고의
해탈문을 얻었으므로 무릇 필요한 것은 다 소원대로 됩니다.
이른바 의복과 영락과 코끼리와 말과 수레와 꽃과 향과
당기(幢旗)와 일산(日傘)과 음식과 탕약과 방과 집과 평상과
등불과 하인과 소와 양과 시중꾼들의 모든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건이 찾는 대로 다 만족케 되며,
내지 진실하고 미묘한 법문까지 연설합니다.”
<4> 보살의 부사의한 해탈경계를 보이다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시오. 그대가 마땅히 스스로 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할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갖가지 방위와 갖가지 세계와
갖가지 국토와 갖가지 도시로부터 오는데 종류가 각각 다르고
욕망이 같지 않지마는 모두 보살의 과거의 서원으로 그지없는
이들이 모두 와서 제각기 자기의 욕망대로 요청하였습니다.
이른바 아름다운 음식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갖가지 복덕을 모으는 행(行)과 빈궁을 여의는 행과 모든 법을 아는 행과
법으로 기쁘고 선정으로 즐거운 음식을 성취하는 행과 모든 거룩한 모습을 닦아
구족하는 행과 굴복하기 어려움을 증장하여 성취하는 행과
위없는 음식을 잘 통달하는 행과 다함이 없는 큰 위엄과 덕의 힘을 성취하여
마(魔)와 원수를 항복받는 행이였습니다.좋은 마실 것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나고 죽는 데서 애착을 버리고 부처님의 법의 맛에 들어가게 하였습니다.
갖가지 좋은 맛을 얻은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모든 부처님 여래의 맛좋은 모양을 다 얻게 하였습니다.
수레를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갖가지 법문을 말하여
모두 마하연(摩訶衍)의 수레를 타게 하였습니다.
의복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청정한 부끄러움의 옷과
내지 여래의 청정한 모습을 얻게 하였으며,
이와 같이 모든 것을 만족케 한 뒤에 마땅한 대로 법을 연설하니
이미 법문을 듣고는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습니다.
(3) 자기는 겸손하고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다
그 때에 거사는 선재동자에게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를 나타내보이고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뜻대로 복덕을 내는 창고의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보배의 손을 성취하여 일체 시방의 국토를 두루 덮고
자유자재한 힘으로 모든 살림살이 도구를 널리 비처럼 내리게 합니다.”
“이른바 가지각색 보배와 가지각색 영락과 가지각색 보배 관과 가지각색 의복과
가지각색 음악과 가지각색 꽃과 가지각색 향과 가지각색 가루 향과
가지각색 사르는 향과 가지각색 보배일산(日傘)과 가지각색 당기(幢旗)와 번기(幡旗)를
비처럼 내려 모든 중생의 머무는 곳과 모든 여래 대중이 모인 도량에 가득하여
혹은 일체 중생을 성숙케 하기도 하고,
혹은 일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가 어떻게 그 모든 공덕과
자재한 신통의 힘을 능히 알며 능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은 사자궁(獅子宮)이요,
거기에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법보계(法寶髻)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습니까?’라고 물으십시오.”
‘이 거사가 나를 생각하시므로 나로 하여금 일체 지혜의 길을 보게 하였으니,
선지식을 사랑하는 소견을 끊지 아니하고,
선지식을 존중하는 마음을 무너뜨리지 않고,
선지식의 가르침을 항상 따르고,
선지식의 말씀을 결정하게 깊이 믿고,
항상 깊은 마음을 내어 선지식을 섬기리라.’하면서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