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얼룩
권정민/경기 보라고2
숯불 내음 가득 품고 돌아오신 어머니
언제나 소매 끝엔 재티가 묻어 있다
오늘의 상처를 지워줄 세탁기 돌아간다
철근 아래 눈감은 아버지를 대신해서
화로의 불꽃 속에 뛰어든 어머니
다정한 목소리 대신 코골이를 들었다
얼룩덜룩 땀으로 더러워진 셔츠가
빙빙빙 세탁기에 힘차게 돌아가고
얼룩이 없어진 셔츠를 안방 안에 내려둔다
차상
눈치싸움
안다윤/경기 배곧중3
여자들 사이에선 안 보이는 벽이 있다
저 친군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얼굴엗 티를 내지 않고 머리만 굴린다
친구가 무심하게 했었던 말들이
내가 뭘 잘못했나 다른 친구 생겼나
자기 전 내일에 관한 대책들을 세운다
여러 명 여자들이 다 같이 모이멷
그 안에 무의식의 자기편 존재한다
여학생 세계 안에선 매일 같은 눈치 싸움
차상
단풍
정원준/대구 대건고1
가을의 그림자가 나무에 내려앉아
붉은빛 황금빛이 녹음을 물들인다
저리도 바짝 마를 때까지 처절했을 시간을
긴 시간 키워 내준 흙에게 감사하며
손바단 활짝 편 채 수줍게 물들이다
행여나 어머니 같은 땅이 무거울까 다칠까
땅 위로 살랑살랑 조심히 뛰어내려
서로 손 마주치며 그제야 여윈 몸을
그리운 어미 품에 안겨 포근하게 잠든다
차하
고등어
김근혜/서울 고명외식고1
타인에게 보이는 우리의 모습은
여유롭고 때로는 부럽기도 하겠지만
나에게 답답한 이 삶은 고등어와 같았다
살아보자 뻐끔뻐끔 경직되는 입술도
아등바등 헐떡이며 움직이는 아가미도
자유를 원했던 나는 묵묵히 헤엄쳤다
우리들은 고등어와 똑같은 목표인
무한한 탈출만을 바라보고 있는다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자유를 기대하며
차하
단감의 성적표
김민준/서울 대영중2
커다랴 바구니에 노란 감 가득가득
초록 잎 한 장이 꼭지 끝에 따라왔네
긴 가을 달콤하게 만든 단감을 따라왔지
여름방학 공부만 한 고단했던 나처럼
햇볕도 비바람도 무사히 견뎌내고
단감은 풍년인가 봐, 내 성적도 풍년일 거야
차하
버스
양예연/서울 번동중1
돌고 돌아 결국 또 제자리로 돌아왔네
많은 일이 있었지먀 도착지는 항상 같다
아무리 시간이 늦어도 같은 곳에 도착한다
출발했던 그곳이 딴사람과 달라도
시작하는 시간이 지체가 되어도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고 나는 너를 믿는다
카페 게시글
신춘문예 등 문학상 수상작
대구ㆍ전국시조공모전 중고등부 수상작
김수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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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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