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과 가족들의 애환 어루만져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임창선. 43회)의 동문 사랑이 뜨겁다.
추진위는 최근 동문 가족의 애환을 들으면 불원천리 마다치 않고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8월 17일(수) 항일운동단체 상록회에 가입해 민족주의 고취에 앞장섰던 故 이풍섭(10회) 동문의 독립유공자 대통령 표창 수여가 서울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진행됐는데 표창은 고인을 대신해 고인의 장남인 이규철(30회. 김포우리병원 치과 과장) 동문이 수상했다. 이렇게 독립유공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큰 도움을 준 동문이 김동섭(50회. 전 조선일보 보건복지 전문기자, 현 한림대 교수) 100주년 추진위원이다.
이번에 추진위에서 도움을 준 동문은 故 황환식(24회. 전 홍천 화촌중학교 교장) 동문의 딸인 황경자 씨이다. 그녀는 얼마 전 100주년 기념사업의 김태강 사무총장에게 재경동창회에서 전화번호를 얻어 연락했으며 선친께 6. 25전쟁 참전유공자를 해드리지 못한 사연을 전하는 과정에서 이 일이 시작됐다. "자식으로서 아버지께 살아생전 잘 해드리지 못해 지금이라도 기리고 싶다”라며 사연을 밝혔다. 故 황환식 동문은 평생 교직에 근무하다 정년 6개월을 앞두고 순직했다. 황경자 씨는 “하지만 이제는 늦었더라도 호국원에 모셔 당시 참전했던 전우들과 같이 잠들게 하는 일이 자식 된 도리이며 아버지의 명예를 찾는 길”이라고 애환을 말했다. 이를 전해 들은 김태강(56회) 사무총장은 고인의 동기인 24회 동문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모교 교정에 세워진 6.25 전쟁 학도의용군 참전비 설립 배경을 '춘천고 100년사'를 편찬하며 익히 알고 있던 김태강 사무총장은 이 일을 주선한 오혜영(24회. 전 춘천고 교장) 동문의 딸과 연락을 취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오혜영 동문은 안타깝게 지병을 앓고 있어 거동과 대화가 힘든 상태라는 말을 듣고 다른 생존 하는 동기 중 유재식(24회. 예비역 대령) 대한민국 6. 25전쟁 서울지부장에게 급히 연락을 취해 이 사실을 전달했다. 유재식 동문은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한국전쟁의 산증인이다.
드디어 지난 4월 17일(월) 황 동문의 딸과 유재식 동문 그리고 김태강 사무총장이 만났다.
황경자 씨는 “아버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서준 춘천고 100주년 추진위원회에 감사드리고 특히 딸처럼 신경을 써주신 유재식 서울지부장님과 세심하게 관심 가져준 임창선 100주년 추진위원장에게 이 은혜를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유재식 동문은 “내가 하는 일은 죽은 이들을 위해 살아있는 자가 해줘야 하는 일이라”며 “먼저 세상을 떠난 학교 친구의 명예를 위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모든 일로 보답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임창선 추진위원장은 “춘천고는 다수의 항일운동 유공자와 한국전쟁 당시 국가를 위하여 투신한 학도의용군을 배출한 대표적인 항일, 호국 학교”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항일, 호국 춘 고인들의 자료를 발굴할 계획”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