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농단의 실체를 처음 드러낸 이탄희 판사가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아무런 저항 없이 양승태의 지시를 받았다면
눈에 보이는 지위와 부를 훨씬 더 많이 쌓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지켜야할 가치를 위해 ‘부정한 일’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재판이 특수 이익관계에 의해서 변질이 된다는 것은
그 어느 범죄보다도 추악하고, 죄질이 나쁜 것입니다.
최후의 심판자로써 남아야할 법원이 집단과 개인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때,
우리사회의 근간을 뿌리채 뽑는 것이기에
반란죄보다 몇 배는 엄중히 처벌을 해야할 사안이라
판단합니다.
이탄희 판사가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과거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젊은 날, 건설사 사장의 유혹과 그 회사의 회장이
주최하는 조찬 모임에서의 유혹은 매우 감미로운 것이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업체 선정이 주관 부서장의 뜻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을 때, 100억이 넘는 리베이트를 주겠다는
제안은 나와 후손의 인생까지 바꿀 수 있는 큰 금액이었습니다.
5명의 다른 부서장들에게 평가를 요청할 때도
어떤 업체를 생각하고 있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던 시절, 도토리 키재기인 경쟁에서 어느 특정업체에게
일감을 주는 것은 어쩌면 식은 죽 먹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일감을 주면, 이후 빠져 나갈 금액과
감독의 부실, 그리고 결과로 나타날 최종 작업물의 품질은
결코 좋을 수가 없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유혹을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거절하고,
입찰시 제시한 리베이트 금액은 귀사가 공사비로
사용치 않겠다는 것으로 알고 평가하겠다고 했을 때
그들은 경악했고, 내 손을 붙들어 잡으며
‘젊은 사람이 아직 세상을 모르는데, 조금만 더
생각을 해 보자‘고 했습니다.
물론 그 업체에게 어떤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탄희 판사는 동료들에게 남긴 글에 이렇게 적습니다.
“법관이 추종해야 할 것은 사적인 관계나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공적인 가치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명박근혜 정부 9년동안에는
자신의 직을 걸고 말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9년 동안 여러 공무원들을 접했습니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열심히 책과만 싸왔던 젊은 친구들은
공무원이 되어서도 책속에만 머물렀습니다.
공공업무를 통해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목적보다는
자신 인생의 편안과 안정을 위해 공무원이 된 젊은 친구들은
일을 만들지 않을려 하고, 현장을 들여다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서류만 보고 있는 친구들을
현장에 불러내, 상황을 이해시키는 것도 상당한 시간과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이렇게 된 것을 그들의 탓만으로 돌리기 어렵습니다.
기성세대가 되어, 그들을 자식으로 둔 우리를 돌아봐야 합니다.
자식들이 더 편하고, 더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살기 바라는
우리들의 모습 말입니다.
세상의 옳은 가치를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각오 하도록
자녀들에게 말했는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고, 그 과정의 실패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용기를 북돋아 줬는지...
이 탄희 판사는 다시 말합니다.
“가치에 대한 충심이 공직자로서의 명예라고 생각했고, 가치에 대한 배신은
거부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탄희 판사의 부모에게 저는 먼저 존경심을 표합니다.
그리고 이 판사에게 고맙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을 통해 네덜란드(?)인과 살고 있는
한국 여성의 말이 잠시 소개 되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외국인이지만 대학원에
다니는 2년 동안 매달 정부에서 돈을 받고 다녔다.‘는
그녀의 말은 분배의 중요성이 어떤 결과를 낳는 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돈’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는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당연하게
지켜지고, 강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가 보편적이지 않은 사회에서는
나부터 살고보자는 의식이 팽배해 집니다.
1991년 벨기에 친구와 한학기 반을 같이 살면서
충분히 경험했던 내용입니다.
이 탄희 판사같이 옳은 가치를 위해 서슴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돈’의 가치가 현격하게 떨어지게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복지국가를 더 빨리 이루어 가야 한다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이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켜내는데 큰 몫을 담당해준
이탄희 판사님...
정말 고맙습니다.
첫댓글 저는 forus님께 감사드립니다.
한 발 늦었습니다.^^
이런분들이 아이들 많이 낳아서 양육하면 세상은 금방 좋아질겁니다.^^
이 판사는 지난 2017년 ‘판사 사찰’에 반발해 법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 판사는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헌법에 반하는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 법관이 추종해야 할 것은 사적인 관계나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적인 가치다. 가치에 대한 배신은 거부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번 물러서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법원에 대한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이 판사는 “판사가 누리는 권위는 독립기관으로서의 권위다. 조직원으로 전락한 판사를 세상은 존경해주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대로, 성운처럼 흩어진 채로 모여있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미래의 모든 판사가 독립기관으로서의 실질을 찾아가길 기원한다. 항상 더 큰 공적인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18년 의인상을 한번이 아닌 억만번 받아야 마땅했다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감사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의식 수준이 점점 더 높아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 수준이 높은 분들이 그러 하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이 법원 말고도 나와서 사회에 많은 기여 하실수 있도록 도와 드려야 합니다.
오늘도 다들 끼리끼리 문화에 절망하고 저들의 잔치에 들러리 서고 있습니다.
조직은 개판 오분전 그러나 그리 굴러 가는가 봅니다.
하지만 나의 역할에 후회는 없습니다. 아직도 그들에 당당한 나를 보니깐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존경스러운 분입니다...
저런분도 계시는군요.
정말 대단한 분이네요.. 참 좋은 판사를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책에 나왔으면 합니다... 그리고 forus님이 쓴 글 중에 혹시 '덴마크'아닌가요? '네덜란드'가 아니고... 같은 프로그램을 본 듯해서요.. ^^ (중요한 거 아니고 왠지 아는 채 하고 싶어서요 ^^).. 가족과 함께 좋은 설 되시기 바랍니다.
이탄희판사님도, 포러스님도 참 귀감이 되는 분들 이십니다.
우리나라도 기초적인 사회복지가 잘 되서
모든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현재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재판부가 썪으면 그 나라는 가망이 없는 나라죠.
이 기회에 완전히 도려내야 하고
지금 안 되면 다음에라도 기필코 해야 할 일입니다.
이탄희 판사님께 감사드리며.^^
잠이 오지 않아서 깨어있다가 가치있는 사실을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