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31일 국회에서 열린 희귀난치병 공청회 자료 중 일부를 요약해보았습니다.
일부이나마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희귀·난치병 지원 및 관리법안 제정에 대해(국회 공청회에서)
현대 사회의 문명의 이기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살기에 편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인하여 지나온 과거의 어떤 세대보다 더 질병에 대한 두려움에 노출되어 있는 것도 기정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질병을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는 무관한 일로 생각하지만, 어느 날 불현듯 자신의 삶에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다.
1. 희귀질환(rare disease)이란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약 5,000여 종이 넘는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환자수가 200,000명 미만(인구 1250명당 1인 미만), 국내에서는 20,000명 미만인 질병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질환 자체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일반 의료진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효율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2. 국내 희귀난치병 환자들의 생활시설 실태
현재 국내 희귀병 환자들을 위한 시설은 하나도 없으며 일반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희귀병 중 특히 근육병 환자들은 환우들의 심각한 병 진행 상태와 24시간 곁에서 간병해 주어야하는 특성 때문에 일반 중증장애인 시설에서는 근육병 환우들을 기피하고 있다. 또한 일반 중증장애인 시설 역시 정신지체, 자폐, 그밖에 중증장애인 복합 수용시설이기 때문에 자기를 방어할 수 없는 근육병 환우들로서는 입소 할 수 없는 현실이다.
3. 희귀난치 근육병 환우들의 가정의 문제점
① 가정적: 이혼 가정의 수가 일반가정보다 현저하게 높고 역기능적 가정이 90%인 것을 감안할 때, 환우들의 돌봄으로 인한 가정 내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가정의 해체로 진행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 24시간 간병으로 인한 과중한 스트레스는 가족 갈등, 가족의 또 다른 질병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가정의 위기와 갈등이 증폭되어 해체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② 의료적: 질환의 다양성, 희소성으로 인한 전문 의료 인력의 부족으로 확진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며 오진의 경우가 많다. 그리고 효율적인 치료제의 부재로 치명적이거나 난치성으로 만성화되며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효율적인 치료는 조기진단과 치료제 개발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③ 경제적: 확진하기 위한 특수 검사비 비용이 과다 지출. 소수의 질환에서 효율적인 치료제가 있을 경우에도 치료제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개인이나 한 가족이 감당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 난치성, 만성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굉장히 크다.
④ 심리사회적: 일반인들의 희귀질환에 대한 편견과 이해 부족에 의한 소외감. 심리적 부담 및 좌절감,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초래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
4. 희귀질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모색
① 의료서비스의 Infra 구축과 희귀질환 전문 의료인 양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 의료서비스 차원에서 볼 때 희귀질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질환 자체가 워낙 드물기 때문에 이반 의료진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특수검사를 통해서만 확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 건강보험 제도 하에서는 의사가 희귀질환을 진단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진료에 할애할 수 없기 때문에 진단을 받기까지의 시간과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임상유전학 센터(Clinical Genetic Center) 및 희귀질환 연구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희귀질환 의료서비스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희귀질환의 조기진단법, 치료지침 개발, 신치료 기술 개발, 종합적 의료서비스 관리프로그램 개발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②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불치 난치성 유전질환에 대한 산전 진단의 필요성과 태아 및 배아대상 유전자 검사의 대상 질환 규정관련 문제점 및 대안모색이 필요하다.
③ 희귀질환 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재단 설립의 필요성: 돌연변이에 의한 희귀질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를 통한 예방과 치료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국내 희귀질환 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재단의 설립이 필요하다.
④ 임상유전학 전문의 제도의 수립: 국내에서는 아직 희귀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단, 상담, 치료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의 제도가 없으며 경제적인 관점에서 시장 규모가 작은 희귀질환에 대한 자발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기대하기 어렵다. 각각의 희귀질환에 대한 정확인 조기 진단과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국내의 질환자 파악과 한국인 특성규명 등이 필요하며 치료제 개발 연구와 전문적인 인력양성, 전문화된 의료서비스 제도 마련이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
5. 희귀난치병 중 근육병 환우를 위한 제언
근육병은 유엔이 정한 5대 희귀난치성 질환 중의 하나로 몸의 각 부분 근육이 약해져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게 되어 모든 일상생활을 타인에게 의존해야하며 결국에는 와상상태로 진행된다.
부딪힘이나 흔들림에 대한 몸의 유지력이 부족하여 서 있거나 걷는 도중 혹은 앉아있는 상태에서 넘어지면 심한 상처나 골절을 입게 되며 대부분 스스로 일어나 앉지 못하며 누운 상태에서조차 돌아눕지도 못하게 된다.
신경은 살아있으나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기에 잠을 잘 때도 수시로 체위 변경을 해주어야 한다. 모든 일상생활을 타인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호흡근육과 심장근육까지 침범하여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가 호흡곤란 및 기타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현대의학으로서는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이다. 또한 근육은 죽었으나 감각은 그대로 살아있어 서서히 굳어가고 죽어가는 스스로를 그대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질환이다.
① 장기요양시설 건립
근육병 및 루게릭 환우들은 질병의 특성상 계속 진행되는 질환으로 결국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게 된다. 24시간 간병과 보호가 필요하기에 가족의 소진을 예방하고 이로 인한 가족해체를 방지하기 위해 각 도 마다 희귀 질환자를 위한 Nursing Home 형태의 요양시설이 건립되어 입소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일반요양소에서는 다른 근육병 환자들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는 루게릭 환우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② 간병비 지원 기준 완화
현재 매년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간병비가 지급되고 있는데 그 지급 기준이 실제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희귀질환자의 간병과 보호 부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 정책과 가족이 빈곤상태로 전락하기 전에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③ 전문 임시 위탁시설 건립이나 활동보조서비스 지원 확대 필요
근육병환우들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하므로 가정에서 생활할 경우 가족들이 잠시도 환자 곁을 떠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활동보조서비스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나 월 최대 120시간 정도의 지원으로는 중증의 환우들에게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으므로 장애 범주의 세분화 및 활동보조서비스 필요시간에 대한 적정한 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겠다. (이 서비스가 실시되게 된 계기는 경남 함안의 조모씨 동사사건으로)
사회와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희귀 질환과 장애의 발생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그 책임은 사회와 국가가 함께 져야할 것이다. 따라서 가족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하는 정책들이 향후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행 외국의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면서도 우리의 실정에 맞는 제도가 어떠한 것인지 등에 대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거시적, 원리적 측면에서 희귀난치성 질환자 관리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의료비 지원, 의학적 검사비용 지원과 같은 경제적 지원, 상담 프로그램, 전문 요양(치료)시설의 건립, 활동보조인 지원 기준 시간 확대, 장애인 보조기구 지원을 위한 정책의 수립, 이동 및 접근성 향상을 위한 편의시설 및 교통수단의 확보, 자립생활 촉진을 위한 지원과 인프라 구축, 사회인식 개선 및 홍보의 강화, 자조 집단 및 연합단체의 활동 촉진 등이 필요)
첫댓글 정확하게 핵심을 잡은 내용이 실천되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요즘과 같은 정부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네요. 환우들이 그마나 의지할 수 있는 국가를 희망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챙겨주는 정부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