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조건 좋은 ‘할인’ 부동산 고르는 법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이나 경매시장에만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신규 청약과 미분양시장에서는 ‘착한 분양가’를 내세운 저가 사업장에 한 푼이라도 값싸게 사려는 자린고비형 소비자가 늘고 있다. 청약 미달과 거래 부진이 계속 이어지는 탓에 가격을 할인해 재분양에 나서는 미분양 사업장과 인근 지역보다 분양가격을 훨씬 저렴하게 낮춘 사업장들도 크게 늘었다.
건설업체들은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수요자를 유혹하고 있다. 분양가를 깎아주는 ‘할인 분양’, 계약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중도금 무이자’는 기본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선(先)거주 후(後)구매’, 집값이 떨어지면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분양가 안심 리턴제’ 등 파격적 혜택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상가와 오피스텔, 전원주택의 경우 분양가를 15~20% 대폭 낮춰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분주하다.
부동산 거래시장의 정상화가 지연될수록 시장을 왜곡시키는 이상현상이 지속될 여지가 높다. 급매물이 넘쳐 오히려 경매낙찰가가 급매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여전히 평년 대비 20∼30% 낮은 거래량인 데다 저가매물 위주로 거래되다 보니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빠진 급매물이 넘쳐나고 있어서다. 불황을 돌파하는 데에는 가격만한 경쟁력이 없다. 침체기에 한 푼이라도 값싸게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시간 여유 갖고 ‘숨은 진주’ 찾아라
향후 부동산시장은 미래가 불투명하고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당분간 가격 조정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는 가격 저렴한 급매물과 할인 매물이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분양가 낮추기에 나서고 있어 실수요자라면 저가 사냥의 기회로 삼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저렴하게 분양하는 공공 아파트나 미분양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조금만 발품을 팔면 숨은 진주를 발견할 수 있어서다.
대기업 건설사들도 속속 할인분양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거래 한파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평소 분양가를 잘 깎아주지 않던 대기업들도 가격 파괴에 동참하고 있다. 매수세가 떨어지고 시세가 하락세를 맞아 원래 가격을 고집하다가는 수요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소형은 분양가를 3.3㎡당 2~300만원씩 낮추고, 수요자 적은 저층 미분양은 20~30%를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 일부와 지방 도시에서는 대폭 할인된 값에 매물을 통째로 분양 대행업자에게 넘기는 소위 ‘통매각’ 매물이 다시 등장했다. 통매각이란 오랫동안 미분양으로 적체된 아파트나 단지 내 상가, 오피스텔 등을 20~30% 할인한 가격에 동 또는 층 단위로 매각하는 묶음 판매 방식이다. 중소 건설사나 시행사들이 부동산 값 하락과 거래부진으로 자금난에 내몰리자 ‘눈물의 손절매’에 나서고 있다.
통매각 매물은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거듭되는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분양대행업체들은 대거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수백 가구를 최초 분양가보다 30% 이상 할인한 값에 통매입한 후 그 중 일부는 전세로 돌려 은행 대출금을 갚고 나머지는 실수요자를 찾아 분양한다. 최초 분양가보다 20% 정도 할인된 값에 실수요자들에게 쪼개어 분양한다.
거래 침체기에 여러 명이 시중가격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부동산을 거래하는 ‘공동구매’ 방식도 새로 유행하고 있다. 단체로 짝을 이뤄 부동산을 공동으로 구매 하면 최초 분양가의 20~30%까지 할인해주는 공격적인 마케팅 방식이다. 공동구매 상품은 기존에 환금성이 떨어지는 상업용지나 전원주택지가 주로 판매됐지만 요즘에는 오피스텔과 상가, 중대형 아파트까지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다.
‘불황’ 마케팅을 활용해 값싸게 사라
팔리지 않는 부동산을 털어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불황형 판촉 열기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준공까지 마친 미분양 아파트와 상가도 잔여 물량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최대 40%까지 대폭 할인한 값에 판매하는 통 큰 마케팅이 등장했다. 분양현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는 불황 마케팅으로는 가격 할인은 기본이고 선납할인과 계약금을 인하해 주거나 분양대금 중 잔금 전액을 2년간 납부 유예해주기도 한다.
SH공사가 서울 은평뉴타운 아파트를 기존 아파트보다 1억 원 정도 저렴하게 할인분양해 공격 마케팅을 벌였던 것도 불황기에는 무엇보다 싼 가격이 최고 미덕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미분양 아파트를 최초 분양가에 최대 2억 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일시납을 비롯해 일시납 잔금유예, 할부납, 분양조건부 전세 등의 형태로 '마지막 바겐세일'을 벌이고 있다. 지난 달 동안 총 600여 가구의 미분양 물량 가운데 500가구를 넘게 털어낸 상태다.
불황에 이색 마케팅을 펼치는 부동산 현장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기존 단지와 비교해 가격을 크게 낮추어 분양하는 것은 기본이고 수요자의 자금 사정과 눈높이에 맞게 재조정해 분양하는 제도이다. 즉 ‘살아보고 수년 후 파는’ 선입주 후분양 단지와 함께 ‘리콜보장제’ 및 ‘분양조건 완화’, ‘임차인 입점 지원’ 등이다. 이들 불황 속 이색 매물들은 수요가 넉넉한 중소형 평형대까지 물량이 한꺼번에 염가로 쏟아져 지역 일대의 전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선 거주 후 구매를 결정하는 ‘애프터 리빙 계약제’나 ‘분양 조건부 전세’ 등이 눈길을 모은다. 분양 계약금의 일부를 내고 청약을 한 다음 3개월 안에 분양대금의 약 20% 정도를 납부하면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 주로 162㎡ 이상 대형 평수에 먼저 살아보고 난 뒤 구입을 결정하게 되는 데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다 계약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나 다주택자들에게 관심이 높은 편이다.
불황을 돌파하려는 이색 마케팅은 분양 현장마다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분양가 안심 리턴제와 함께 책임 임대보장제도 생겨났다. 최근 분양이 늘어난 오피스텔 분양현장에서 건설사가 수익을 보장해 주는 조건부 분양을 시도하고 있다. 건설사가 임대를 보장하는 ‘책임 임대 보장제’이다. 입주 후 2년간 24~29㎡(전용 10평대)에 대해 타입별로 월 80만 원부터 90만 원까지의 임대료를 회사에서 보장해주는 임대조건부 분양이다.
미분양이나 할인 분양물건을 싸게 매입하려면 시공·시행사에 직접 찾아가 거래하는 것이 더 저렴하게 투자하는 방법이다. 수요자가 직접 시공사 분양 책임자를 찾아가면 분양 수수료나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분양대행팀을 거치지 않아 더 많은 할인 혜택으로 누릴 수 있다. ‘미분양 전담반’은 미분양 물량을 싼값에 대거 사들여 다시 가격을 조정해 되팔거나 분양대행, 중개업소가 개입해 채당 거액의 수수료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불황 마케팅을 활용해 값싸게 부동산을 매입하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미분양이 늘어나는 요즘 수요자가 조급할 이유는 없다. 미분양 장기화에 따른 손해로 인해 할인을 할 수 밖에 없는 공급업체에는 위기 상황이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잘만 찾으면 투자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분양 물건의 규모가 클 경우 할인 금액도 커지기 때문에 세금부담도 줄어드는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주목해 볼 만 하다.
전국적인 미분양 아파트만 7만6천 가구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량 미분양의 압박이 장기화되자 건설업체가 대응책으로 할인분양이라는 공식 카드를 내걸고 있다. 할인분양 업체를 살펴보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한파를 겪은 후 가격을 내리거나, 주변시세에 비해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가 싸게 해주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마케팅 수법을 쓰기도 한다. ‘착한’ 가격의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저층과 같은 비선호 물량 여부를 살피고 주변시세 대비 할인폭이 큰 매물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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