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

[대한남아]

오늘(6월 21일)은 하지(夏至)이다.  24절기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망종과 소서 사이에 위치한다. 낮이 1년 중에 가장 길어지는 시기로 14시간 35분이다.  북극지방에서는 온종일 해가 지지 않으며, 남극에서는 수평선 위에 해가 나타나지 않는다.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여 이날 가장 짧다.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게 뜨고 낮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북반구의 지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게 되어 하지 이후로는 기온이 상승하여 몹시 더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부지방 농촌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이전이면 모두 끝난다.  옛날 농촌에서는 흔히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  충북 단양지방에서는 하지까지 기다려도 비가 오지 않을 때, 이장이 제관이 되어 용소(龍沼)에 가서 기우제를 지냈고 충주지방의 경우는 한강지류의 소(沼) 속에 있는 용바위에서 소를 잡아 용바위에 피를 칠하고 소머리만 소(沼)속에 넣는다.  이때 흔히 키로 물을 까불어서 비가 내리는 듯한 유사주술적(類似呪術的)인 동작도 한다.

과거 고려사에서는 하지 기간을 5일씩 나눠 3후로 나누었는데, 초후는 사슴이 뿔을 갈고, 중후는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말후는 반하(덩이뿌리로 밭에서 자라는 한약재) 알이 생긴다고 하였다. 장마와 가뭄 대비도 해야 하는 시기로 일 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쁜 시기인데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보리 수확 등 많은 농사일이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하지 음식에는 뭐니 뭐니 해도 하지 감자다. 칼륨과 비타민C가 풍부하여 열을 식혀주고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 먹기 좋다. 강원도에서는 제철 햇감자를 밥 지을 때 넣어 감자밥을 만들어 먹어야 그해 풍년이 온다고 전한다. 하지 직전에 수확하는 마늘은 알리신 성분이 식욕을 증진 시켜주고 소화와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

매실은 수확하여 매실 장아찌, 매실액을 만들어 먹는데 구연산을 포함한 유기산과 비타민 성분이 포함되어 피로 해소, 해독, 살균작용을 한다. 여름에 찬물에 타서 마시면 더위에 좋은 음료로 체하거나 속이 더부룩할 때 소화를 촉진 해 준다. 더위로 입맛을 잃었을 때 시원한 열무김치를 넣은 비빔밥과 비빔국수가 생각나는 시기이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