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부천남초등학교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맞춰 안전교육지도사가 되었습니다. 재잘재잘 활기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 등교 하는 워킹스쿨버스기사를 몸소 체험한 것입니다.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워킹스쿨 덕분에 학교 등굣길이 마음이 놓입니다.',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힘써주시니 좋네요.', '항상 걱정스러웠는데 학부모 마음을 헤아리는 행정, 신뢰를 줍니다.' 등등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씩씩하게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대단한 흐뭇함을 느꼈습니다.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출연자들은 '추격전'을 펼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를 몰아 나갑니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스쿨존에서 안전속도를 얼마나 잘 지키는지 확인해 보고자 하는 취지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출연자들은 스쿨존 규정 속도인 시속 30km 넘어 주행했고, 출연자들은 반성의 의미로 범칙금 6만원을 내면서 '스쿨존 안전속도를 확실히 지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주는 메시지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운전자들에게 안전표지판, 노면 표시, 과속방지용 턱, 심지어는 차안의 네비게이션 안내 등으로 이곳이 '스쿨존'임을 끊임없이 인식시켜줍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이곳이 어린이 보호구역인 스쿨존임을 알면서도 쉽게 간과하고 지나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스쿨존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우리 부천시만 해도 어린이 보호구역내 교통사고가 2010년부터 4년간 총35건으로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 스쿨존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바로 '워킹스쿨버스'에서 찾아갑니다.
▶ 부천시 워킹 스쿨버스 운영 요약입니다.
워킹스쿨버스는 통학 방향이 같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모아 안전하게 등ㆍ하교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걸어다니는 스쿨버스'라는 뜻으로, 1992년 호주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높은 호응과 검증된 데이터에 입각해 국내 도입을 검토하기에 이르렀으나 살펴보면 운영 상태는 극히 미미하거나 형식에 그치고 있는 형국입니다.
반면에 우리 부천시는 지난 2010년부터 워킹스쿨버스 사업을 시범도입이래, 올 3월부터 전면 확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역 내 초등학교 총43개교로 운영을 확대한 것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해 안전한 통학로가 확보된 곳을 제외한 전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합니다. 이는 전국 최대 규모가 됩니다.
<워킹스쿨버스 정류장>
워킹스쿨버스는 잘 교육받은 158명의 안전교육지도사가 우리 아이들의 등하굣길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학교별로 평균 2~5개 노선이 운영됩니다. 안전교육지도사가 노선별로 10여명 내외의 어린이들을 멘토식으로 인솔합니다. 1일 평균 2천5백명의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책임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워킹스쿨 사업은 공공근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사업운영상 7월과 12월에는 공백이 불가피했습니다. 또한 공공근로사업인력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동력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학부모님들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맞벌이 부부 증가 추세로 저학년(1~2학년) 학생들의 통학안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워킹스쿨버스를 운영하되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시스템이 강구되어야 했습니다.
보완한 것이 전문인력인 안전교육지도사가 아이들과 동행하는 워킹스쿨 버스운영 방식이었습니다. 어르신 공공근로인력에 대해서는 보다 효율적 활동이 가능한 직종으로 전환조치하고, 워킹스쿨버스는 기동력, 마인드 있는 전문인력으로 보강을 조치한 것입니다.
지난 2월초 공개모집을 통하여 총158명의 안전교육지도사들을 최종 선발했습니다. 대부분이 안전교육자격증을 소지하고, 녹색어머니, 어머니폴리스 등 어린이 교통봉사 활동에 다년간 경험이 있으신 학부모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안전교육지도사들은 하루 2시간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지도를 합니다. 이외에도 학교 주변 및 골목길 안전순찰활동과, 지역 안전 모니터 역할까지 담당합니다. 시에서는 안전교육지도사들에게 적은급여지만 보상은 물론 공익적인 자원봉사 기회를 제공합니다.
▶ 부천시 워킹 스쿨버스, 연도별 운영현황입니다.
워킹스쿨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인건비 포함 총7억5천4백만 원입니다. 지난해는 20개 학교를 운영했음에도 총9억1천1백만 원의 비용이 소요되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 비해 23개 학교를 추가했음에도 1억5천6백만 원의 예산 절감효과를 보였습니다. 이유는 공공근로사업예산에서 일반사업비로 편성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워킹스쿨 사업은 아이들의 안전은 물론, 예산절감,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하는 1석3조이상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습니다.
지난 해 온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는 잊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과 관련된 안전은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는 법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시정을 운영하다보면 이 말이 와 닿을 때가 참 많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과 관련된 부분은 더욱 그렇습니다.
특별히 아이는 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라는 생각입니다. 우리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