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따라 걸으며....(마장터 다녀오기)
언제 : 2022.10.08.
어디로 : 인제 천리길 마장터 구간(7-2)
누구랑 : 아내랑 산&바다 따라서
이번달 산행은 남한쪽 백두대간 북진 마지막 봉우리인 마산봉이란다.
특별히 매력적인 풍광은 없을지라도 백두대간 종주의 상징적인 의미로 알려진 산이다.
마산봉은 2011.10.15.(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백두대간의 마침표를 찍다!...)라는 엉터리 산행기를 썻으니
굳이 마산봉을 다시 오를 이유도 없지만 쇠잔해진 나의 육신과 아내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다면
이제 더 이상 높은 산에 오르면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날머리 산행으로 박달나무 쉼터에서 마장터까지 만이라도 인제 천리길
옛길을 무사히 다녀오고 싶은데 최근 설악산에 일주일째 가을비가 계속 왔다니
계곡물이 불어서 건널수나 있을런지 그게 걱정되었더라.
마장터에는 노인 한 분(정준기 씨)이 자신의 손으로 지은 귀틀 함석집에 41년째 살고 있단다
40여년 동안 북설악 신선봉 아래 마장터에 혼자 살었으니
이 사람은 필경 산신령이 되었으리라
나는 산신령을 만나면 40년동안 혼자 산에서 살아보니
인생이 무엇이더냐고... 삶은 어떻더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산신령을 만나러 가는데 빈손으로 갈수는 없을테고 찹쌀 한 되 라도 지고 가든가
라면 몇 봉지라도 들고 가야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길을 떠나게 되었더라.
10:02 진부령 기념비 → 10:57 박달나무 쉼터 (트레킹 시작) → 11:20 군부대진입교 →
11:49 첫번째 계류(두여인 포기) → 12:55 서어나무 군락지(점심 컵라면) →
13:18 약수터 → 13:23 서낭당(소간령) → 13:52 마장터(정준기 씨 댁) →
15:50 박달나무 쉼터 (4시간 53분 트레킹 종료)
인제 천리길 마장터 구간은 용대2리마을회관에서 황태덕장을 지나
새이령을 넘어 마장터를 다녀오는 길이다.
1600년 전에 생긴 마장터는 소나 말 뿐만 아니라
영동과 영서의 수산물, 농산물, 공산품 등을 교류하던 옛 장터였다.
가는 길은 동해의 산물이 내륙의 산물과 교류하고 말굽을 다듬던 곳 고갯마루에 주막도 있었던 곳이다.
이 길은 오랜 시간 다듬어져 모난 곳이 없다. 목이 탈만큼 적당히 숨이 차면 돌무더기 샘물이 나온다.
서낭이 있는 소이령을 넘으면 금강산 끝봉인 신선봉 아랫자락에 접어든다.
금강산에 깊숙히 접어든 것이다.
마장터를 지나 대간령을 넘어가면 고성군 도원마을이다.
화전민이 떠난 자리에 심은 낙엽송군락 사이로 길이 나 있어 편안한 오솔길을 걷는 숲길이다.
작은 새이령 고갯마루에 샘터와 성황나무가 있어 쉬어 갈 수 있으며,
마장터에는 몇 채의 민가가 남아있다.
-- 지도. 설명 '인제천리길 홈폐이지'에서 전재
[출처] 인제천리길 7-2구간: 마장터 가는 길|작성자 허당고파
백두대간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시작해 지리산 천황봉으로 끝나는 우리나라 국토의 허리이자 대동맥이다.
정대장님은 그 대동맥의 남한쪽 남진 시작점이면서
북진 마지막 마지막 구간인 진부령 기념비에 서보자고 의미를 부여한다.
2011.10.15. 나도 이자리에 서보았더라...
아내와 나. 처음 보는 두 여인을 빼고 30여명이 마산봉으로 향한다.
내가 알고 있는 마산봉 들머리는 알프스 리조트 시계탑 아래로 알고 있었는데
사유지(리조트)를 임으로 사용할 수 없으니 마산봉 들머리를 새로 만들었나보다.
주차장도 새로 생기고....
50여분 만에 박달나무 쉼터에 이른다.
우리가 마장터까지 다녀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한 버스 기사님은 만고강산 유람운전이었다
인제 천리길 이정표를 만나니 반갑고 다행스럽다.
산행후 뒤풀이할 식당에서 계곡에 대한 정보를 알아 볼려고 문을 두드리니 식당 문이 잠겨있다. 젠장!....
아직까지 두 여인은 산행길이 얼마나 험난한 여정이 될지 모르고 널널한 나들이 모드다....
오잉?....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는 계류를 건널수 없다....
다시 돌아나와 박달나무 쉼터 식당의 문을 밀어보니
앗싸!.....햇볕에 얼굴을 검게 그을린 남자 노인 한 사람이 주방에서 커피물을 끓이고 있다.
산&바다 산악회에서 왔는데 여자저차 !@##$.... 하니 옳지!...하나 건졌구나 싶었는지
반색을 하면서 밖에 까지 나와 쩌기 전봇대 끝나는데 까지 가면 다리가 나오고....
집이 한채 나올거고....어쩌구 저쩌구....@#$%....
물을 건너지 못할 경우 상류쪽으로 200여메타 정도 올라가면 다리가 나올 거라는
정대장님의 설명을 들었던 터다. 다리위 아스팔트 도로는 진부령 - 미시령으로 연결되는 46번 도로다.
다리 이름도 야리꾸리한 군부대진입교란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민가 한 채
계류를 우회한 비상통로(식당주인 말) 진입로에 이른다.
입석이 세웡진 곳에서 직진하면 민가로 들어가는 길이고 오른편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초반의 우회통로 산길은 이렇게 거친 길이었다.
두 여인중 한 여인은 이런 산길에 기겁했는지 당최 따라 붙는 기색이 없고
나는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몇걸음 걷다가 뒤돌아 보고 기다리고....뒤돌아 보고 기다리고....뒤돌아 보고 기다리고...
아픈 아내한테 마음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두 분을 챙겨 주기가 어려울테니 양해 바란다며
혹시 뒤돌아 가실 경우에는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셔야 된다고 신신당부 한다.
여긴 국방부 소유의 산인개벼...
결국 첫번째 계류에서 아내의 손을 잡고 어렵사리 계류를 건네 주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던
두 여인은 질겁을 했는지 자기들은 못간다고 뒤돌아선다. 얼마나 고맙고 미안했던지....
마장터까지 이런 계류를 7번은 건너야 했다.
아내도 계류를 건너는 일에 겁이 났는지 그만 갔으면 하는 속내를 보였지만
나는 마장터에 대한.... 아니 산신령에 대한 궁금증에 목말라했더라.
앞서 올라간 몇 사람이 이정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걸 보았는데 정상적인 산길이 아닌것 같아
이정표를 유심히 살펴보니 오른쪽 구석에 볼펜으로 마장터 가는길이라고 누군가 써놓았다.
잠시후 두 길은 만나게 되지만....
뱃속이 허하면 더욱 힘이 드는 법....아내는 여기서 뭐좀 먹고 가잔다.
이제 산신령의 흔적(정준기 씨)이 나타나기 시작하니 마장터가 멀지 않았다는 표시다.
여기는 환경부의 산인개벼?....환경부 영역 표시는 처음 보는것 같은데....
반갑구나!....가라 빨간 우체통 ....여기는 소간령(작은 새이령)이다,
소간령의 서낭당도 산신령의(정준기 씨) 흔적이다.
서낭당 왼편으로 급한 산비알에 표지기가 서너개 나풀 거리고 있었지만
마장터가는 길이 그렇게 가파르지는 안할 것이라고 생각되어 넓은 아랫길로 내려간다.
깨끗한 물이 흐르지만 바닥은 회색빛 석회암 부스러기들이 깔려 있다.
평탄한 낙엽송 지역은 예전에 화전민 집단 거주지역이었는데
화전민을 강제 이주 시키고 대신 낙엽송을 심은 서러운 역사의 현장이다.
이것도 산신령의(정준기 씨) 흔적일터....
마장터 집 앞 계류도 건널수 없으니 상류쪽으로 30여메타 정도 올라가면
마장터 집터로 들어가는 통나무 다리가 보인다.
계류를 건널수 없는 형편이라면 인제 천리길 표시기를 따라 여기까지 오면
개울건너 산신령이 사는 집이다.
산신령의(정준기 씨) 천연 냉장고는 집터 계곡 건터편에 있다.
첫댓글 에구
제가 어려운 숙제를 내줘서 마음고생 하셨습니다
그분들은 그냥 놀러온 분인데 혹 산속에서 헤맬까봐 돌봐주십사한것이 힘들게 하였나봅니다.
그래도 신경써주신 덕분에 별탈없어서 다행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산행일 2020.10.8
2년이 흘렀군요... ㅎ ㅎ
자연은 늘 그자리에 있었습니다ㅓ,,
수고 하셨습니다..
산신령님. 집터는 지붕만보고
아무도. 안살거야
그냥흔적일거야
그냥 내례왔는데
오빠는 일부러 산신령을
찾아가셰네요.
대단한 열정 인정함니다.
수고하셰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