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이라던데, 매번 스쳐가기만 하던 철호 샘 강의가 내 마음에 꽤 스며들었던 거 같다.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찔리는 부분도 많았고, 고민이 해결되는 순간도 있었다. 생각이, 삶이 정리되는 부분도 있었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형(형태, 만들어진 모습)에 집중하지 말고, 그것을 만들어낸 힘에 집중해야 된다는 말씀이 해주셨다. 그것을 만들어지게 한 힘, 뜻이 중요하다고. 형태를 만들고, 유지하는 그 겉모습에 에너지를 다 써버리면 안 된다고 하셨다.
나는 이번 년 입춘 때 매일 대충 운동하기, 매일 언어 공부하기, 책 많이 읽기, 많이 쓰기를 다짐했다. 운동을 하고자 했던 이유는 마음과 몸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체력이 있으면 친절도 웃음도 따뜻한 마음도 남발할 수 있으니까. 체력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 언어를 공부하고자 했던 이유는 더 많이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책을 많이 읽고 싶었던 이유는 넓은 세상을 배우고 공감하며, 헤쳐 나아갈 길에 방향과 믿음을 얻고자 했기 때문이었다.(사실 그냥 별 생각없이 읽고 싶었다 흐...) 많이 쓰고 싶었던 이유는 비밀~
하기로 한 것들을 매일 하다보니, 지쳐갔다. 집중도 안 되고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었다. 운동은 1분 정도 할 때가 많았고, 언어 공부는 아는 것을 반복하기만... 책은 많이 읽었네, 크흠. 쓰기는 한두 글자 적는 경우가 많았다.(물론 안 그럴 때도 꽤 있기는 했다) 어느 순간 나는 이 4가지 것을 하는 내 겉모습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출석 체크만 하고 어느 하나 진심으로 다하지 않게 된 것이다. 처음 그 마음을 잊어버린 것이다. 이런 형태론 10년 20년 지속이 불가능 하는 것이 느껴졌다. 운동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내 몸을 잘 느끼고 보살펴야겠다 싶었다. 언어 공부하는 행위보다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데 집중하고, 책은 침 흘리며 읽고, 쓰는 것은 비밀!
때와 위(위치, 자리)가 중요하다. 솔직히 때에 대해 말씀해주셨을 때는 목욕탕이 머리에 가득찼었다. 흐흠.
여튼 지금이 운동할 때인가, 언어 공부할 때인가 책을 읽을 때인가 무엇을 적을 때인가. 다 좋은데 솔직히 언어 공부는 소통할 외국 친구가 있거나, 외국에서 하는게 더 즐겁고 공부도 잘 된다. 다른 언어를 쓸데가 없으니, 재미도 흥미도 없어지고. 애초에 소통과 공감이 내 뜻이었으니, 이렇게 되는 게 당연했다. 소통과 공감하지 않고 언어 공부하는 모습에만 집중했으니 말이다. 때를 아는 게 하늘을 아는 것! 두둥!
위(자리) 내가 맡아 하고 있는 일에 나의 에너지를 얼마나 쓰는가. 에너지 100퍼센트를 써야 유지되는 일상에 있으면 안된다. 80퍼센트가 적절하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주 5일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고, 주 2일 온배움터에서 공부한다. 또 운동하고, 언어공부하고 책 읽고 쓴다. 나는 지금 내 일상을 유지하는데 에너지를 98.36퍼센트쯤 쓰는 거 같다.(느낌상) 주말에 손님이 오거나 행사 같은 것에 참여하다보면 점점 좀비가 된다. 그래서 저 위에 적은 것 중 하나를 포기할까 고민 중이다. 아, 근데 다 하고싶다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다 내 욕심이다.
역사적으로 물질 문명이 발전할 때 정신 문명이 퇴보 된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나도 그랬다. 물질 적인 것에 집착하고 탐할 때 나는 개가 되었다.(멍멍아 미안해 널 사랑해)
정신과 기에 대한 것, 활동에서 에너지가 방향성을 갖고 수렴되어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변화에서 마무리 끝! 나는게 서양철학이지만 동북아 철학에선 갈무리가 곧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셨다. 갈무리는 새로운 시작의 씨앗!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마을)에 위기가 왔을 때 우리를 있게 했던 힘, 우리를 모이게 했던 뜻으로 위기를 뚫고 극복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그 힘과 뜻이 아닌 정부의 지원 등 다른 방법에 집중하게 되면 얼이 없어 진다고 하셨다. 그렇게 되면 그저 형태를 유지한 채 연명하며 에너지가 고갈되고 만다고... 차라리 감당할 수 없으면 미련없이 그만두라 얘기 해주셨다. 그러면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아,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난다고.
약 9년동안 젊은 나날에 공동체 생활을 해서 그런지 공감이 많이 갔다. 공동체에서 살며 겪었던 위기들에 나는 어떻게 했던가 많이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청년들은 스스로 다스리는데 자치하는데 에너지를 써야된다 하셨다. 자본이 요즘은 '너 멋대로 해' 전략으로 사람을 꼬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멋대로 하는 사람이 자본에 조정당하기 쉽다고. ㅋㅋ 많이 찔렸다. 으허. 하룻 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내 안에 자본을 깔보고 가볍게 여기는 마음이 늘 있었다. 난 자본주의의 노예다 흐어어. 앞으로 그냥 막 살어~ 너 멋대로 해 같은 무책임한 말은 하지 않겠다. 아 부끄러.
자기 얼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다. 진정한 나로 살아야 사는 게 행복하다. 단순히 내가 나일 수 없는 불편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면 먹는 게 먹는 게 아니고, 속은 불편하고 체하기 쉽상이다. 내가 나일 수 없는 인생을 산다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고, 마음은 불편하고, 우울하기 쉽상이다. 그래서 자기 얼을 찾고 밝혀야 한다.
생각하는 방식, 생각의 틀. 무언가에 갇혀 있다라는 것을 알아야 생각의 틀을 깨고 성장할 수 있다. 생각의 틀을 깨려면 생각의 틀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린 언제나 생각의 틀 안에 갇혀있다. 그래서 우린 언제나 성장할 수 있다. 더 넓고 재밌는 생각의 나라로! (보통 피로와 병이란 사건으로 생각의 틀을 깬다한다. 또 자식이 생겨 완전한 이타적 감성을 느끼며 깨어난다고도 하셨다.)
스스로 생각이 합리적인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물리적 역량과 정신적 역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하셨고, 내가 먹고 살 역량이 없으면 돈의 노예가 되기 쉽다고도 하셨다.
삶에 지속성을 위해선 마을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러니 청년 때 어떤 관계를 만들어 나갈까에 에너지를 쓰고 집중하라고말하셨다. 마을 자기 삶의 근본 관계망. 나와 너, 하늘과 땅 세상과 나의 관계.
잘 가던 사람도 통념에 걸려 넘어기지 쉽다. '가고자 하는 마음이 동하면 통념을 이겨내라'란 말씀을 듣고 뭔가 마음이 단단해지는 기분이 들었던 거 같다. 다 이겨주마! 음하하.
이렇게 무리해서 갈무리를 하니 기분이 좋다 흐흐흐. 또 날려보시지 다음 카페씨.나는 계속 쓸 수 있다! 으어어 난 이제 복사도 하고 임시저장도 한다고 후훗. 다음 카페씨 메롱~
갈무리는 새로운 시작의 씨앗. 내 마음에 막 추수한 씨앗들이 가득찬 기분이다. 이제 씨를 뿌릴 때인가? 아니 지금은 꿀잠을 자야할 때. 때를 아는 것이 하늘을 아는 것이다.
첫댓글 ㅋㅋㅋㅋ 글에서 에너지가 느껴져요. 대원의 목소리와 함께..ㅋㅋㅋ
때를 잘 아닌 대원님..야무지게 갈무리하고 꿀잠자러 간 대원님이 선명히 그려져요.ㅋㅋ
저도 입춘 때 쪽지에 적은 것들을 계속 떠올리며 지내고 있는데 괜히 반갑네요!!
덕분에 다시 뜻을 떠올려봤어요. 고맙습니당~~
ㅋㅋㅋㅋ 바람 반갑네요! 저는 요즘 깍두기에서 벗어나려 열심히 노력중이에요. 깔끔하게 정리 된 바람 글이 그립네여. 그리고 날쎈돌이 바람 기대할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