㉟ 죽은 아내를 만난 진법장 용주 만연현 진법장(陳法藏)은 일찍이 가정이 어려워 노동 품팔이를 하기 위하여 정관 17년 낙양으로 떠났다가 수년이 지난 뒤 불현듯 고향 생각이 나서 돌아오는데, 동리로부터 약 10 여리 떨어진 곳에서 아내를 만났다. ⌜어디 갔다 오는 길 이오?⌟ ⌜나는 수 일전에 죽었소. 저기 반짝이는 집 가운데 왼쪽으로부터 두 번째가 우리집입니다.⌟ 하고 그동안 집안 소식을 상세히 일러주었다. 날이 너무 늦어 그가 가르치는 집에 가 쉬고 가려고 하여 들어갔다. 그런데 얼마 후 어떤 사람이 밖에서 부인을 불러냈다. 가만히 따라 나가 보니 옥졸이 큰 삼발이를 가지고 부인을 찍어 기름 가마에 담궜다 꺼내고, 담궜다 꺼내기를 수십 번 하다가 그만 땅바닥에 팽개쳐 던졌다. 한참 있다가 깨어나 집으로 들어오는데 그동안 몹시 변하여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진법장은 눈물을 흘리며, ⌜얼마나 고통이 심하느냐?⌟ 위로하였다. 여자도 따라서 울면서, 지옥의 고통이 말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하면서, ⌜집에 가거든 장롱 속에 돈이 5백 냥 들어있고 소를 팔면 일천 오백냥 가량 될 것이니 어머니와 의논하여 그것으로 나를 위하여 법화경을 쓰시면 이 고통을 면할까 합니다.⌟ 하였다. 진법장은 그 길로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슬피 통곡하면서 며칠 전에 부인이 죽었다고 했다. 법장이 돌아오는 길에 부인을 만나보고 들은 바를 소상히 말하고 어머니와 의논하여 소를 팔아 곧 그가 시키는 대로 흥선사(興先寺) 스님을 청하여 행하였다. 재가 끝난 뒤 진법장은 전날 부인을 만난 곳에 찾아가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다. ⌜원래 그 집은 빈집이었는데 며칠 전 어떤 여자가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하였다. 그로부터 진법장은 돈이 생기면 어머니를 봉양하는 것을 제하고는 모두 법화경을 썼는데 이로인 해 흥선사 신도들은 법화경을 외우지 못하는 자가 없었다. 한다. 거룩하다 진법장이여, 옛날 문달(文達)과 범문(范文) 지린(支隣) 최의기(崔義起)는 어머니를 위하여 온갖 정성을 다하고 오가구(吳可久) 마양험(馬養연(讌))은 죽은 부인을 천도하는 가지가지 법석을 베풀었으나 어렵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대는 가난한 가운데 효도와 부정(夫情)을 함께 다 하니 가히 인천의 모범이 된다, 하겠다. -【법화영험록(法華靈驗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