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마마, 지금 똥광을 드시면 아니되옵니다.
소인이 광을 팔 적에 비광 밑에 똥 두장을 겹쳐서 넣어두었습니다.
이대로 똥을 드시면 뻑입니다.
마마. (울부짖으며)여기 여기, 소인이 마마를 위해 비광을 깔아두었습니다.
마마, 비광을 드셔야만합니다.
마마, 이대로 이대로, 허무하게 뻑을 하실 순 없습니다.
비광을, 비광을 드셔야만이, 자뻑에 싹쓸입니다. 마마, 마마.
허준의 스승 유의태는 고스톱 철학까지 설파합니다.
유의태:상대에게 청단을 내어주고, 실수라고? 실수로 낙장을 했느니,
상대가 청단인지 몰랐느니, 독박을 쓰고도 변명만 늘어놓을 놈이구나.
피박보다, 멍텅구리 따따블보다 더 무서운 것이 독박이다.
잘 듣거라. 타짜의 기술은 신(神),성(聲),공(工),교(巧) 네가지로 나뉜다.
첫째가 신. 패를 섞을 때 이미 승패를 아는 경지다.
둘째는 성. 패를 돌릴 때의 소리로 알아내는 재주며,
셋째 공은, 일일이 상대의 표정을 살펴서 짐작하는 경우요,
마지막 교는 독박을 쓰고서야 잘못을 깨닫는 경우다.
도신(睹神)이 되고자 한다면 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거늘, 넌 아직 멀었다.
다음은 아버지 유의태가 허준을 더 사랑해 아버지를 원망하던 도지.
도지:(탄식하며)제가 실수로 버린 청단을 아버님이 드시는 바람에
제가 들고있는 단풍 두장이 굳은자가 된 걸 아십니까?
여지껏 폭탄을 노리고 자뻑을 노렸지만 다 허사가 됐음을 아시냔 말입니다.
허준의 두 여인 다희와 예진도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다희:고도리에 대한 미련은 없습니다. 박도 두렵지 않습니다.
일광을 고도리로 착각하고 먹을 때부터 진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겐 광이 있습니다. 광만 뜬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예진:(표정연기만 한다. 허준이 딸 때는 살포시 미소 짓는다.
허준이 잃을 때는 입을 살짝 벌린 채 눈을 동그랗게 뜬다.)
마지막으로 기타인물들.
언년엄마:아이구 이 화상아~. 거기서 쇼당을 걸면 어떡해!
저건 서방이 아니라 웬수여 웬수!
구일서:아니, 그럼 낸들 어떻하나~?
그럼, 나보고 독박쓰라는 거야? 엉? 엉?
겸이:소자, 고스톱엔 관심이 없습니다. 전 세븐오디를 배울 것입니다.
언년이:오라버니, 고스톱이 뭐예요?
임오근 : 자네, 잠시 나 좀 보세~. 아까부터 왜 자꾸 나만 견제하는 겐가?
여보게, 나 좀 도와주게~.
채선 : 성님 성님, 그 얘기 들었수?
도지나리께서 글쎄 폭탄을 노리다가 청단을 잘못내서 낙장불입이
되었다지 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