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어디에다 두나
문 정 희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얼굴에 눈이 한 개다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캄캄한 절벽이다
어디로 갔을까
내 한쪽 눈
신이 사람을 만들 때
가장 정성을 들였을 것 같다는 눈
나 역시 눈과 눈물을 유난히 사랑했었다
슬플 때, 슬퍼서 아름다울 때
오른쪽 눈이 눈물을 흘리면
왼쪽 눈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이제 희망을 허망이라 읽으면 어떻게 하나
한 쪽에만 눈이 달린 내가
두 눈 가진 너를 보고 장애자라 할 것 같다
부패한 수족관 같은 tv뉴스 화면에서
한 눈 가진 사람과 두 눈 가진 사람이
서로를 병신이라 우기고 있다
나는 울었다
그런데 내 눈물은 어디에다 두나
좌파도 우파도 아닌 내 한쪽 눈
어디로 갔을까
내 눈물은 어디에다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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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어디에다 두나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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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눈=올바른 판단력, 정신력,
중심, 가치관 등
문정희 시인이 답답한 사회 현실을 눈으로 병치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