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과방식 바뀐 재산세로 희비 엇갈려 , 수도권.충청 오르고 광주.전남 등은 내려

[이명필]

최근 시가를 상당부분 반영한 재산세가 주민들에게 부과되면서 세금이 많이 오른 수도권, 충청 지역과 나머지 지역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강남과 분당, 과천, 대전, 성남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거나 최근 많이 오른 지역의 경우 재산세가 지난해에 비해 100% 안팎, 심한 지역은 300% 이상 인상되면서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농어촌 비중이 높은 광주.전남 등 상당수 지역은 큰 폭은 아니지만 세금이 줄어 정부 정책을 반기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 강남의 비싼 아파트나 지방의 싼 아파트 소유자가 평수에 따라 똑같이 재산세를 내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재산세에 시가도 일부 반영하도록 과표산정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수도권.충청 일부지역 타격

이달초 납부고지서가 발송된 경기도내 각 지역의 재산세는 지난해에 비해 평균 20.7% 인상됐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재산세는 과천시가 평균 104.9%, 성남시 99.8%, 광명시 84.3%가 올랐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두산위브 주상복합아파트는 평균 155%, 최고 341%나 인상됐고 과천시 중앙동 주공10단지 아파트도 평균 138%, 최고 301%가 올랐다.

정자동 두산위브 33평형의 경우 지난해 재산세가 9만5000원이었으나 올해 41만9000원으로 뛰었고 과천 주공10단지 40평형 아파트는 7만7000원이던 것이 30만1000원으로 인상됐다.

재산세가 급등하자 주민반발이 이어져 정자동 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은 시청, 세무서, 국세청, 행정자치부 등에 이의신청을 하기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산위브, 미켈란쉐르빌 등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도 입주자대표연합회를 중심으로 단체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분당주상복합입주자 대표회장 연합회 이칠성(59) 회장은 "가격이 훨씬 비싼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보다 재산세가 훨씬 많이 나왔다"며 "분당지역 주상복합아파트 4500여가구 주민들이 모두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산세가 최고 2배까지 오른 의왕시 내손동 반도빌리지 560세대 주민들도 상당수가 납부고지서 수취를 거부한 상태에서 이의신청을 위한 주민 서명을 받고 있으며 감사원에 심사청구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외에도 고양 일산과 용인 구성.수지, 부천 상동.중동 지역에서도 주민 반발이 일어나 고양 일산구청에는 지금까지 5건, 용인시에는 7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분당구청에는 30건이 넘는 이의신청서가 접수됐다.

대전지역도 올해 부과액 기준으로 재산세가 총액 8.7% 올랐으며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47평형은 작년 13만1000원에서 22만8000원으로 74%, 유성구 도룡동 현대아파트 55평형이 13만4000원에서 22만3000원으로 73%가 올랐다.

그러나 대전지역은 작년 행정수도 추진 이후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시민들이 납부액에 대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농어촌 지역은 재산세 감소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지역은 가감산률 적용에 따라 재산세가 감소, 광주 남구 봉선동 지역 30평형 아파트는 작년 5만1천원에서 올해 4만3000원으로 18%가 하락했고 나주시 삼성아파트 24평형도 작년 6만원에서 올해 5만6000원으로 줄었다.

광주 서구 치평동 등 새 주거지로 각광받는 지역은 국세청 기준시가가 높게 책정돼 재산세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종전까지 아파트 재산세를 매길때 서울 경기 등 시가가 비싼 아파트와 똑같이 산정해 불만이 컸다"며 "그러나 시가기준으로 재산세를 매기면서 수도권 지역과의 위화감 해소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경우 올해 건물분 재산세가 평균 8.3% 올랐으나 순수 재산세는 6.5% 인상에 그쳐 구청 등이 항의전화는 받고 있으나 수도권과 같은 집단 반발 움직임은 없다.

연제구 거제동 현대홈타운 2차 아파트 48평형의 경우 30만9000원에서 45만8000원으로 48.4% 올라 인상률이 가장 높았고 반면 서구 서대신동 삼익아파트 50평형은 지난해 20만1000원에서 올해 18만5000원으로 8% 내렸다.

부산시 관계자는 "거래가격이 비슷한 아파트인데도 종전 세금 제도 하에서는 부산의 아파트 재산세가 서울보다 10배 이상 많았으나 이번에 바로잡혀 조세형평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행자부, "정책에 문제없다"

행정자치부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과 관련, 비싼 아파트의 재산가치가 싼 아파트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므로 시가를 일부 반영한 이번 정책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국세청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지수를 마련해 반영했다"면서 "이는 해당 지자체와 지방의회에서도 모두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룡 행자부 차관도 이와 관련, "서울의 강남의 일부 아파트는 해당 의회에서 세율을 깎아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내린 곳도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시가를 기준으로 하는 과세방식이 정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