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 전사(戰士)처럼 지리산을 종횡무진하고픈 꿈이 물거품됐다.정확하지 못한 주간날씨 예보 탓에 휴가를 망쳤다. 이런 된장! 기상청 첨단장비를 모조리 고물상에 넘기고,청개구리 연못을 만드는 게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패러디에 찬성이다.
휴가 중에 애먼(?) 영화만 13편이나 때렸다. '쿵후 팬더'는 영화관에서 보았지만,다른 영화 12편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사이트에서 무료로 감상했다. 나름대로 까다롭게 골라 본 영화들이기에 상당한 울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매주 가던 등산,그것도 나의 로망인 '지리산 종주'의 입맛이라도 좀 다셔보려던 계획이 무산돼 씁쓸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일요일 날씨가 괜찮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대학 동기들과 연락을 취해 북한산이라도 오르기로 했다.
그러나 북한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서울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조용하고 높은 편인 산을 잇따라 올랐으나,북한산도 그다지 쉬운 산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토요일에 술을 거나하게 마셨다. 토요일만하더라도 비가 주룩주룩 내려,다음날 날씨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후덥지근한 날씨의 일요일 산행이 쉬울 리가 없다. 불광동에서 출발해 족두리봉(358m)~향로봉(535m)~비봉(568m)~사모바위~대남문을 거쳐 구기매표소로 내려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족두리봉 절벽을 오르다 무서워 내려온 부류와 족두리봉을 부들부들 떨며 올라간 부류가 나뉘어 시간이 지체됐다. 게다가 향로봉에서 족두리봉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점심과 막걸리,후식을 즐기다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내가 처가모임 때문에 오후6시까지 분당으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등산 전날 금기로 여겼던 음주 탓에 북한산 등반은 꽤 힘들었다.후덥지근한 날씨로 평소보다 땀을 1.5배 정도 쏟았다. 하지만 이 맛으로 산에 오른다. 일주일 간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이 쉼없이 땀으로 쏟아져내린다.그러고 나면 얼굴 빛이 완연하게 달라진다. 옆 사람들이 놀란다.약간 그을린 피부에 윤기가 흐르고 건강미가 엿보인다고 한다.그러니,얼마나 기쁘겠는가. 지리산 종주의 로망은 이루지 못했으나, 대모산.구룡산,그리고 북한산을 올랐다. 오랜 만에 휴가를 제대로 보냈더니 머리 회전도 빨라진 듯하다. 업무 수행에 박진감이 느껴진다. 그래서,휴식은 재충전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가 보다.
첫댓글 휴기기간 동안 에너지 충전 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쉬지 않고(놀지 않고)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지요?
등산크럽 산행에도 자주 참여하셔서 좋은 산행 함께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수고많으셨내요 ,,,,,,,,사서하는 고생인데 땀흠뻑 흘리고나면 기운좋아지는 이유 뭘까요....즐거운 산행기 잘봣습니다
휴일날 모든계획을 짜놓고 기대에 만것 부풀었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면 실망이 엄청 크지요 나도 지리산을 간다고 하고 기상조건 차량등등으로 3년만에 갔던 기억 이나네요 언잰가는 그렀게 가고 싶은 산을 꼭다녀 오시길빌갰 습니다 어머니품같은 지리산 종주는 싼꾼들의 필수코스....
감사합니다.우선 8월15일 금요무박 지리산행에 갈 예정입니다.
휴가는 잘보내셨는지요 ~!북한산오르시는모습이 보기좋은데요~^^사진잘보고갑니다~!!
잘 보냈습니다.감사합니다.